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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불만제로, "막걸리 & 동동주" 편(20100310)을 보고..

by 雜學小識 201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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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제로, "막걸리 & 동동주" 편(20100310)을 보고..


이번 주에 방송된 불만제로에서는,

'막걸리'와 '동동주'를 방송의 소재로 해서,
"막걸리를 동동주로 둔갑시켜 제조하거나, 판매하고 있는 장면과,
주점에서의 막걸리 재사용 문제,
그리고, 법적으로 탁주류에는 첨가가 금지되어 있는 '합성화학물로 만들어진 색소와 향료'를 막걸리에 넣어 판매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을 했고,


'인터넷 강의'와 관련하여,
상담 직원의 설명과 실제가 같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소개하면서, 그로 인한 해약 과정과 절차 역시 쉽지 않고, 해약금 또한 과도해서 불만이라는 내용을 방송을 통해 지적했습니다.


그럼, 인터넷 강의와 관련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하기로 하고,[각주:1]
이 글은 먼저, '막걸리와 동동주'에 대한 이야기를 좀 적도록 하겠습니다.




1. 방송 내용 요약..

1) 막걸리가 '막걸리라는 이름으로도', '동동주라는 이름으로도' 팔리고 있는, 어느 업소 이야기..

어느 주점...
이곳에선, 동일한 술이 단지 담는 용기에 따라서 막걸리가 되기도, 동동주가 되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전자에 담긴 것은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항아리에 담긴 것은 동동주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팔리고 있었던 것인데요.

간편함과 편리함을 이유로 해서, 손님이 주문한 술 종류에 상관없이, 무조건 막걸리를 팔고 있는 모습..
게다가, 그마저도 손님이 남기고 나면 다시 주방에서 재활용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 다 만들어진 막걸리가 '막걸리라는 이름으로도', '동동주라는 이름으로도' 병에 담겨지는, 어느 양조장 이야기..

어느 양조장...
이곳에선 막걸리를 빚어 다 완성시킨 다음, 통에 담는 과정에서 막걸리로도 동동주로도 만들어내고 있었는데요.
막걸리를 동동주로 둔갑시키기 위해서, 밥알을 따로 준비해 술통에 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3) 일반 막걸리가 막걸리라는 이름으로도, 더덕 막걸리, 검은콩 막걸리, 누룽지 막걸리라는 이름으로도 병에 담겨지는, 어느 양조장 이야기..

어느 양조장..
이곳에선 막걸리를 빚어 다 완성시킨 다음, 통에 담는 과정에서 일반 막걸리를 더덕 막걸리로도, 검은콩 막걸리로도, 누룽지 막걸리로도 변신을 시키고 있었는데요.
일반 막걸리를 이같은 기능성 막걸리로 둔갑시키기 위해서, 막걸리에 각종 '인공 색소'와 '인공 향료'를 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4) 막걸리와 동동주의 구분..

고두밥을 찐 후, 누룩과 물을 함께 섞어 발효시키면 술이 빚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술을 거르는 과정에서, 동동주와 막걸리가 구분이 되게 됩니다.
즉, 윗부분에 있는 맑은 색의 술을 떠낸 것이 동동주, 아래에 걸쭉하게 가라앉아 있는 술이 막걸리가 되는 것인데요.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주점 등에서 마시게 되는 술을 떠올려보면, 막걸리나 동동주나 대체로 그 외관이 비슷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동동주와 막걸리를 구분해왔던 방식은, 단지, 밥알이 떠있으면 동동주이고, 밥알이 떠있지 않으면 탁주...이런 식의 구분을 했던 것인데요.
이 구분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해서, 방송에 나왔던 전문가는 
제대로 만들어진 동동주는 희뿌옇고 탁한 색이 아닌, 맑은 색을 내야 하고, 밥알도 잘 삭은 것이라면 문질러 보았을 때, 전분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5) 기능성 막걸리는 막걸리의 제조 공정 과정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지, 포장 단계에서 '색소나 향료' 따위로 만들어져서는 곤란합니다.

이 이야기..
위에서 적어본, 3)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야기가 될텐데요.
건강에 좋자고, 건강에 좀 덜 해롭자고, 챙겨 마시는 기능성 막걸리..

그런데, 소비자에게는 '더덕 막걸리', '검은콩 막걸리', '누룽지 막걸리'라고 선전해 놓고,
실제로는 일반 막걸리에 '향'과 '색소'를 첨가해서 더덕'맛' 막걸리, 검은콩'맛' 막걸리, 누룽지'맛' 막걸리를 만들어 파는 것이라면?
일단 이건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관련해서 불만제로에서는,
현행법 상 '막걸리'나 '동동주'와 같은 전통술은 인공적인 '색소나 향'을 첨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했구요.
이것은 우리 전통의 맛을 지키고자 하는데 그 이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6) 양심 양조장도 있었습니다.

방송은 위에서 적어본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다행히도 기능성 막걸리를 제대로 만들고 있는 양조장도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한 '인삼막걸리' 제조 업체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2. 내맘대로 방송 평..

1) 의의..

제가 본 방송 범위 내에서, 불만제로에서 막걸리와 관련한 지적을 했던 것은 이번이 두번째..

방송 내용을 구분해 보자면,
지난 번 방송에서는 <말통으로 유통되고 있는 말통 막걸리의 위생 문제>와 함께, <막걸리에 인공적으로 '사카린 나트륨'을 넣는 것에 대한 지적>을 했었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막걸리와 동동주의 차이점에 대한 언급과 함께, 양조장이나 주점에서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카린나트륨'과는 또다른 이유로 막걸리에 첨가가 된 인공첨가물, 즉, '향료'와 '색소'의 사용에 대한 지적, 그리고, '술 재활용'에 대한 지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
언뜻 보기에는, 지난 번 방송과 비교해서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단순한 고발 방송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보다는 '막걸리와 동동주에 대한 정보 방송'에 더 가까왔다고 해야 할까요?

단순히, 눈에 보여지는 현상과 문제를 지적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 술인 막걸리와 동동주에 대한 일반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제대로 알리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2) 가격에 합당한 상품을 제공해야 합니다.


기능성 막걸리...
건강에 이롭다는 이유, 혹은, 일반 막걸리에 비해서 조금 덜 해롭다는 이유로,
일반 막걸리보다 더 비싼 값으로 소비자에게 팔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알고보니, 일반 막걸리에다가 건강에 유익할 것 하나없는 인공적인 색소와 향료를 첨가한 것일 뿐이었다면....;
이건 진짜,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3. 결..

동동주나 막걸리와 같은 전통주..
음식이니 만큼, 당연히 사람이 먹을 수 있어야 하고, 먹었을 때 해가 없어야 함은 기본일테고,
그것에 더해서, 그냥 음식이 아닌 전통음식이니만큼, 전통의 맛이 제대로 나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누룽지맛, 더덕맛, 검은콩맛 막걸리를 판다는 것은,
설령 몸에는 큰 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전통적인 맛은 지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될테니,

'막걸리와 동동주의 태생적인 특징이랄 수 있을, 전통의 맛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니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전통의 맛을 지키는 것..
그것을 단순히, '법이 정했으니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른 술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하고, 
제조업체도 판매자도 관심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글을 마치며, 밑도 끝도 없이 '술과 관련된, 제 어릴 적 기억의 한 조각'을 잠깐 소개해볼까 하는데요.^^

대략, 열살 이쪽저쪽의 저..., 어느날, 멀지 않은 동네에 살았던 큰고모네로 놀러를 갔었습니다.
그리고,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커다란 옹기 항아리..., 그 안에서는 하얀 무언가가 끊임없이 끓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동동주...를 빚고 계셨던 건데요.
입도 야물고 손도 야물다고 소문난, 저의 대빵;;고모[각주:2]께서는 저를 불러다 앉혀 놓고, 그 술에 대해서 한참동안 이런저런 설명을 하셨더랬습니다.[각주:3] (물론, '그 당시에 제가 그 말을 다 알아 들었고,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텐데요. 다만, 이 방송을 보다보니 제 기억 속의 한 컷으로 자리하고 있었던 그 장면이 뜬금없이 떠올랐던 것 뿐입니다.)

무튼, 이제 생각해 보면 '기억 속의 그날'.. 아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날은 아니었을 것 같고, 아마도 무슨 날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것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고,
단지 고모집으로 향하던 그 길과, 방 한구석에 놓여 있던 짙은 색의 항아리, 그리고, 그 안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던 하얀 기포들.... 뭐, 이런 기억들만 단편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이 '기억 속 한자락에 대한 이야기'는 마무리를 지어야 할텐데요.
제가 이곳에 굳이 이 이야기를 적어본 이유는 이것입니다.
바로, 전통을 '잊지 말자', '기억하자', '이어가자'.... 뭐, 이런 건데요.

지금 적은 일화처럼 그렇게, 예전에는 일반 가정집 주부도 직접 만들어 마시던 것이 막걸리와 동동주였는데,
이제는 가정에서 술을 직접 빚는 것은 고사하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동동주와 막걸리의 차이조차도 모르는 채, 그저 파는 사람이 동동주라고 하면 동동주인 줄 알고 마시고, 막걸리라고 하면 막걸린 줄 알고 마시는 상황까지 온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구요.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전통의 것들을 잊지 않고 이어가며, 제대로 복원하려는 노력들을 기성 세대 각자가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ip...>> 방송이 말하는, '동동주'와 '막걸리' 구분법...

이 내용..
위의 본문 글 중에도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만, 제가 워낙 길게 늘여적고 요점만 간단히가 잘 안되는 백성인지라....;;
다시, 정리를 해두려 합니다.^^

'동동주'는 주세법 상으로 보자면 탁주류로 분류가 되고 있지만, '맑은 술'입니다.
그러니, 탁한 흰색의 술은 동동주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동주에 뜨는 밥알은 내용이 하나도 없는 것, 즉, 문질렀을 때 전분기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이 정상이랍니다.

'막걸리'는 항아리에서 동동주 용으로 윗부분의 술을 떠내고 남은, 아랫부분의 탁한 술에 정해진 제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희고 탁한 술이 막걸리인데요.

더덕 막걸리가 되었건, 누룽지 막걸리가 되었건 간에, 어떤 기능성 막걸리라고 한다면,
술을 빚는 과정에서부터 이런 재료들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 것이지만,
이번에 방송에서 지적한 방식은 일반 막걸리를 빚어 완성시킨 다음에, 마지막 포장 단계에서 인공적인 색과 향을 첨가한 다음, 기능성 막걸리로 둔갑시켰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기능성 막걸리를 드실 때는, 정말 제대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럴 듯해 보이게 '맛'과 '향'만 낸 것인지 확인을 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1. 방송 내용을 받아적어 가며 본 것이 아닌지라, 방송을 본 후 늦어도 3일 안에는 글로 적었어야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그러질 못했습니다. 관련해서 좀 적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기에, 왠만하면 이번 주 초에라도 쓰려했었는데, 그마저도 그러질 못했구요.;; 해서, 이 편은 리뷰를 생략하려 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이번 방송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을지 모르지만, '인터넷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저 나름의 시각을 글로 적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20100317 - 첨언) [본문으로]
  2. 여든을 훌쩍 넘겨 사셨던 제 큰 고모님은 수년 전, 부처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요즘의 제 가장 큰 목표는 다른 것이 아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우리 대빵고모만큼만 장수하는 것입니다....; [본문으로]
  3. 그러고 보니, 술 말고도, 메밀묵과 관련된 기억도 하나 있었네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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