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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mbc스페셜, "경술국치 100년 특집...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 정대세, 이충성, 박강조, 안영학" 편(20100827)을 보고..

by 雜學小識 201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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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경술국치 100년 특집 -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 정대세, 이충성, 박강조, 안영학" 편....


적고보니, 제목이 참............ 기네요.
그러나,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목에서 제외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mbc 스페셜의 관점에서 쓰여진 '재일교포 축구 선수'들의 이야기...
그래서, "mbc 스페셜"이라는 단어를 뺄 수는 없었습니다.

경술국치 100년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재일교포들의 상황과 입장을 이야기한 방송...
그래서, "경술국치 100년 특집"이라는 문구를 뺄 수도 없었습니다.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
이번 방송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한국인이면서 일본 안에서 살아야 하는 힘겨움... 그래서, 그들 안에서 '두 개의 나라'가 정신적으로건 현실적으로건 충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그 안에 다시 '남한과 북한'으로 나눠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는 의식은 크게 해보질 못하고 있었던지라..;
방송을 보면서, 이 문제는 단순히 축구 선수인 그들 만의 문제가 아닌, 재일교포 모두의 문제겠다는 자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재일교포 중에서도 축구 선수, 특히나, '남한과 북한, 일본'.., 이 세 곳과 연관이 있는 선수들의 국적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는데요.
정대세 선수, 이충성 선수, 박강조 선수, 안영학 선수...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재일교포들의 국적과 관련한, 현실적인 고충과 자긍심 등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방송 내용에 대한 간단한 언급과 함께, 관련해서 나름의 생각도 좀 덧붙여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내맘대로 '방송 내용 요약'..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

그로부터 만 100년이 된 2010년 8월 말...
mbc스페셜에서는 일본에서 '자이니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국적과 관련한 애환을 들어보고,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방송의 주인공은 정대세, 이충성, 박강조, 안영학..., 이렇게 네명의 재일동포 축구 선수였는데요.
그중에서도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는 정대세 선수와 이충성 선수였습니다.


1) 정대세 선수...

축구 선수, 정대세..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한국 국적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영향으로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에게, 마음 속 조국은 '조선'.. 그러니까, '북한'이었고,
그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북한의 국가대표 축구 선수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일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모두가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그...
그를 통해, 재일교포들의 표면적인 국적 문제..,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을, 국가를 향한 소속감과 애국심 같은 것을 되짚어 보게 됩니다.


2) 이충성 선수..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국적이었던, 축구선수입니다.

재일교포 4세인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길 원했고 도전도 해보았지만,
10대 후반 시절, 한국인들로부터 '반쪽바리'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서 자신의 국가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20대 초반, 자신을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받아준 일본으로 귀화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버리지 않은 두가지...
하나는 '이'라는 성씨...이고[각주:1],
다른 하나는 이제는 마음 속 조국으로 밖에 남을 수 없게 된 '대한민국'입니다.


3) 박강조 선수..

K리그 첫번째, 재일동포 출신 선수였던, 박강조 선수..
그의 집에는 한국 국적의 그와, 일본 국적의 재일교포 아내와, 아내의 국적을 따른 딸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분명 뿌리도, 삶의 공간도 같은, 세 명의 가족...
그러나, 한지붕 아래 그들의 국적은 대한민국과 일본으로 나뉘고 있었습니다.


4) 안영학 선수..

대표적인 북한의 축구대표 선수, 안영학...
그는 북한의 대표선수이면서, 동시에, K리그에서 4년간 선수 생활을 했던 기억을 이야기합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일본...
그 삼각형 안에 있지만,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어중간함을 토로하는 '자이니치 안영학 선수'의 말 속에서, 재일 교포들의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2. 나라를 떠나온다는 것....

일반적인 이민...
즉, 자신의 선택, 혹은, 자신의 조상이 내린 자의적인 결정에 의해 국적을 바꾸고 삶의 터전을 바꾼 이들도 나라 밖에 나가게 된 후엔, '애국자가 되었다'고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재일교포...
그들 중 다수는 경술국치 이후 일본의 강제에 의해, 혹은, 삶의 연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본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었던 이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과 후손의 국적을,
일본이 아닌, '대한민국', 혹은, '조선이라는 이름의 북한'으로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만약, 한일강제병합이 없었다면...
그들과 그들 자손의 삶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방송을 보면서 해봤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적이 아닌 이땅의 국적을 꿋꿋이 지켜내고 있는 그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3. 경술국치 100년... 한일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 내용과는 크게 관련없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경술국치 100년을 맞은 오늘...
한일관계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몇자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혹자는, '과거는 이제 그만 묻자'고 말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과거없는 현재가 어디에 있으며, 현재없는 미래가 어디에 있을까요?
당한 것은 당한 것 대로, 아픔은 아픔 그대로, 진실 그대로는 기억되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내내 예전의 기억만 그대로 붙들고 있어서도 곤란할 것입니다.
'저 패죽일 놈, 저 상종 못할 것들, 저 개념없는 것들'.... 그렇게 치부하고 그렇게 단정한 채 말도 섞지 않는다고 해서,
과거가 되돌려질 수 있을 것도 아니고, 그들이 진심어린 사죄를 할 것도 아닐테니...

오히려, 양국이 선린우호의 관계로 나아가려 한다면...
우리는 잊지 않아야겠고, 그들에게는 진심어린 사과와 사죄를 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 스스로, 더 이상 한국사를 푸대접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영어 수학이 국어와 한국사 보다 더 중요한 과목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그것은 뭔가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나라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내 나라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데, 남의 말과 미분적분이 무슨 소용일까요?
과거의 공과를 되새겨 오늘의 교훈과 미래의 지혜로 삼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 누구도 일본의 입장에 서서 '미안하다고 하지 않느냐?', '이 이상 더 어떻게 사과를 하랴?' 따위의 소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들의 사과와 사죄의 말이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독도에 대한 야욕도, 동해에 대한 야욕도, 침탈해간 문화재에 대한 야욕도, 모두 거두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과는 사과고, 행동은 행동이다'는 식이니...
그러므로, 말뿐인 사과, 말뿐인 우호선린 관계.... 그런 것은 무의미하다 할 것입니다.


경술국치일로부터 100년...
아직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일' 동포들과, 재'사할린' 동포들과, 재'중' 동포들...
진심으로 그들의 삶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따스해졌으면 좋겠습니다.

  1. 이름 역시도, '리 타다나리'라고 부르고 있긴 했지만, 한문으로는 여전히 "이충성"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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