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나에게 쓰는 편지"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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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나에게 쓰는 편지"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610]


6월 10일..

1926년의 오늘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이었던 순종의 장례식을 기해서 6.10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던 날입니다.
또한 1987년의 오늘은 군부독재 정권에 지친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있었던 날로 6월 민주항쟁이 촉발된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날이 날이니만큼, 요즘의 뉴스들이 뉴스였던만큼..
오늘 따라 참, 여러 생각이 따라드는 걸 어쩔 수가 없네요.;;

누군가는 민족을 위해 살다가, 민족을 위해 인간으로선 도저히 견딜 수 없을만큼의 치욕과 고통을 겪은 채 결국 생을 마감하고..
누군가는 이 나라의 진정한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살다가, 그 신념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았는데..

그런데 누군가는 그들의 피 위에서 이렇게 누리며 살면서도, 감사함과 존경이 아닌 빈정거림과 무시를 일삼고 있음이..
무섭고도 무섭습니다.


무지는 죄가 아닐테지만, 무지를 자랑함은 부끄러워해야 마땅합니다.

지금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땅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이름만으로도 울컥할 수 밖에 없지싶은 분들을 두고서, 어떻게 서양의 귀신놀음에 끌어다 붙일 발상을 할 수가 있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을 떡하니 사진까지 찍어 자랑할 수가 있는지..
어떻게 관련한 지적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무시해올 수 있었는지..

처음에 이 사건이 이슈가 되었을 때만 해도, 말 자체가 안되는 일이겠기에 당연히 사실과는 거리가 먼 소설같은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틀 전부턴가 뉴스로 나오기 시작한 당사자 쪽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들을 보니 그간 떠돌았던 말들이 사실이었나 보더라고요.
정말이지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 아마도 "어처구니없다"라는 표현 뿐이지 싶습니다.


날이 날이고, 서두에 적어둔 글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어떻게 곡 소개로 넘어갈 수 있을까 싶었더니,

마침 골라두었던 곡이 "나에게 쓰는 편지"..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엮으려고 들면, 적어본 이런저런 이야기와 어느 정도는 얽어매볼 수 있을만한 곡이었네요.^^;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골라본 곡은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각주:1]입니다.[각주:2]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라는 노랫말로 시작되어,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이라는 후렴구 노랫말로 이어지는 이곡은..

불안한 현실에 대한 자조와, 초라하고 약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내비치고 있는 것과 함께, 그런 자신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노랫말에.. 
빠르고 신나는 템포의 곡을 붙인..
곡 제목 그대로 "나에게 쓰는 편지"이자, "나 스스로를 향한 응원가" 같은 곡입니다.


그런데, 이곡..
노래 전체, 그중에서도 랩 가사를 가만히 들어보면, 곡중 화자의 관념이 결코 현실 안에만 있지는 않음을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현실' 세계 속에서 추구하고 있는 행복의 여러 조건들이 아닌, 다른 '이상'의 것들을 추구하며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 곡중 화자..

어쩌면 이곡은 현실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격려의 곡이 아니라,
그런 우리에게 '때로는 현실이 아닌 이상을 바라보라'는 의미의 채찍과 같은 곡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발표된 곡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여전히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잃지않고 있는 곡, 단순한 서정이 아닌 인문학적 사고가 노랫말에 담겨있는 곡,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소개해 보았고요.

내일부터는 때이른 장마 소식에 맞춰 장마철에 어울릴만한 곡들로 소개를 해봤으면 하는데요.
그 첫 곡으로 이적의 "Rain", 어떨까 싶네요.^^

  1. '신해철' 작사, 작곡의 곡입니다. [본문으로]
  2. 신해철 2집 "Myself" 앨범(1991)의 타이틀곡 가운데 한곡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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