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환 "그냥 걸었어"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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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환 "그냥 걸었어"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621]


1년이 지나도 10년이 된 듯한 편안함, 10년이 지나도 1년된 듯한 신선함..
비단, 옷에만 이런 느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래 중에도 이런 느낌을 가진 곡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맨 처음 들었을 땐 너무 좋았는데, 이후 어떤 계기를 통해서, 가령, 내 안의 안좋은 기억과 합쳐지게 되면서,
다시 듣기 싫어진 노래,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지는 노래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는 정반대로, 처음엔 그저 그랬거나 별로로 느껴졌었는데,
다시 들었을 때 좋았고,
이후 또 다시 듣게 되었을 때, 더 좋다고 느껴졌던..
그런 "볼매" 스타일의 곡들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이 곡은..
제게는 위에서 소개해본 세가지 경우 중, 제일 마지막 경우에 해당이 되는 노래인데요.

이 곡이 크게 히트를 했었던 그 당시에는 곡이 주는 생경함에 적응이 잘 안되길래..
별로라는 느낌과 함께, 언젠가 시간이 흐르고나면 '그저 스쳐 지나간 히트곡' 정도의 의미로만 기억될 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로부터 몇년 후쯤이던가, 이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을 땐,
이전의 그 느낌과는 좀 달리, "좋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그리곤 다시 시간이 흐르고 흘러, "9회말 2아웃"이라는 드라마를 남들보다 한참 뒤늦게 보게 되었을 땐,
이곡이 그저 스쳐지나가버린 흔한 유행가가 아니라, '그 시절을 살았던 많은 이들에게는 그때를 떠올리게 만드는 추억 속의 명곡이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노래 자체도 충분히 괜찮은 곡'이라는 감상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좋아했던 발라드 장르의 곡도 아니고, 그렇다고 댄스 장르나 트로트 곡처럼 빈도 면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장르도 아닌, 레게 음악..
게다가 곡을 발표한 가수도 그 당시 대중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생소했던 가수..
이제사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때의 저는 이런 이유들로인해 이 곡을 제대로 듣고 음미해보려는 생각조차를 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당히 뒤늦게였지만 이 곡의 진면목을 아주 조금은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또 다행이라면,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음악에 대한 좀 더 열린 귀와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면서 '음악적 편식이 많이 덜해졌다'는 정도가 되겠네요.^^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2011 장마철 시리즈 1탄 '비날씨와 관련된 곡' 그 열번째 글로, 
뒤늦게 좋아지게 된 이 노래에 대해서 좀 적어보려 합니다.^^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소개할 곡은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각주:1]입니다.[각주:2]


연이어 울리는 전화벨 소리, 그 뒤를 이어서 경쾌한 비트의 전주가 더해지면서 한 여성의 전화 응답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여보세요???"

그리고 이어지는 노래~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해서~~"
라는 노랫말로 시작되어,
"정말이야~ 처음엔~ 그냥. 걸었~어~~"라는 후렴구 노랫말로 이어지는 이 곡은..

헤어진 상황인 한쌍의 남녀가 전화통화를 하는 형식을 빌어서 노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여자 파트는 단순히 그냥 전화통화를 하는 느낌 그대로 내레이션을 이어가고, 주 멜로디 라인은 남자 파트가 담당을 하면서 노래가 채워지는 곡입니다.


음..
이 곡은 노래가 수록되었던 앨범 명 그대로 '레게' 장르의 곡인데요.

언뜻 들으면 댄스곡 같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댄스곡에서 느껴지는 단순히 신나고 경쾌한 그런 느낌이 아닌, 뭔지 모를 강한 여운과 감정이 남는 곡이어서..[각주:3]
그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접해보기 쉽지 않았던 '레게 음악'이었지만, 대중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참..
가수 임종환 씨가 별세하셨다는 뉴스, 접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가, 이 글을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작년 5월, 대장암으로 인해 4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하고요.ㅠㅠ
마침 그 시점이 십여년 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했던 시점이었다고 해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들었습니다.
 

아무튼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까지 해서, 
"2011 장마철 시리즈" 1탄 격으로 비날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만한 열 곡을 소개해 보았고요.

내일부터는 비라는 소재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장마철에 들어보면 좋을만한 곡들을 이어서 좀 더 소개해 봤으면 하는데요.
내일의 곡은 김동률의 "취중진담"입니다.^^

  1. '김준기' 작사, 작곡의 곡입니다. [본문으로]
  2. 임종환 2집 "REGGAE" 앨범(1994)의 타이틀곡입니다. [본문으로]
  3. 특히 "그냥"이라는 단어..; 말은 '그냥'이지만, 진심으로는 ' 그냥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는 노랫말인데요. 더해서, 그 느낌을 더욱 확실히해 주는 말 "난 너를 사랑해"까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냥"이라고 밖에 말하지 못하는 노래 속 주인공.. 정말 이런 상황은 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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