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상도 사투리를 말하다

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24. "삐끼다" 편..^^

by 雜學小識 2009. 6. 29.
반응형
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24. "삐끼다" 편..^^


이번에 적어볼 단어는 "삐끼다"입니다.


그런데, "삐끼다"라는 단어..
처음 들어 보시는 분도, 얼른 연상되는 것이 하나 있으실텐데요?

"은어라고 해야하나, 속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손님을 가게로 데려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삐끼"라는 단어가 아마도 생각나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럼, 경상도 사투리인 "삐끼다"와 "삐끼"의 관계는???
글쎄요.
저도 이 글을 적으면서 곰곰히 생각은 해 봤는데요. 
명확하지 않으면서, "어떤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라고 무책임하게 적어서는 곤란할 것 같고,
그렇다고 또한 명확하지 않으면서,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입니다"라고 적는 것도 곤란해서,[각주:1]
이들의 관계는 읽으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음, 이 단어..
아래의 설명을 읽어 보시면 느끼실테지만, 꽤 재미있는 단어인데요.

그럼, 경상도 사투리 "삐끼다" 속으로 함께 가 보실까요?^^





뜻....>>>

1.  삐치다.
2.  벗기다.


삐끼다..
이 단어는 크게 보아, 두가지의 뜻이 있는데요.
하나는, "상대방에게 마음이 상했다" 정도의 의미이고요,
또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옷을 벗기다" 혹은, "상대방을 벗겨 먹다" 정도의 의미가 있습니다.


소리....>>>

삐끼다 (발음은 글자 그대로 읽어주면 되고, 억양 강세는 "삐"에 옵니다..)



동의어..>>>

1.
삐끼다 (경상도 사투리) = 삐지다 (경상도, 강원도 사투리[각주:2]) = 삐치다 (표준어) = 토라지다 (표준어) = 마음이 상하다

2.
삐끼다 (경상도 사투리) = 벗기다 (표준어) = 등치다 (표준어)



활용 예..>>

1. "삐끼다" = "삐치다"

가 : "니, 삐낀나?"                                --->>>          "너, 삐쳤냐?"   
나 : "내가 알라가. 삐끼그러."                --->>>         "내가 아이야? 삐치게?"


음..
예로 들어본 상황은 사투리 "삐끼다"의 가장 기본적인 뜻으로 사용된 예입니다.^^


2. 1) "삐끼다" = "(옷을) 벗기다"

가 : "아이고, 술냄시야. 야, 옷 좀 삐끼바라."          --->>> "아이고, 술냄새야. 이 사람, 옷 좀 벗겨봐라."
나 : "야가 이래 무거분데, 내가 무슨 수로 삐끼노?"  --->>> "이 사람이 이렇게 무거운데, 내가 무슨 수로 (옷을) 벗기냐?"


위의 예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투리 "삐끼다"에는 "옷을 벗기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2. 2) "삐끼다" = "벗겨 먹다" = "얻어 먹다" = "등쳐 먹다"

가 : "어제 니, 뭐했노?"                                        --->>>      "너, 어제 뭐했니?"
나 : "어제 **가 복권댔다캐가 함 삐끼뭇다 아이가"   --->>>      "어제, **가 복권에 당첨이 되었다고 해서 한번 얻어 먹었어."


적어본 위의 상황은 "삐끼다"라는 단어 뜻 그대로 "강탈, 내지는, 빼앗아 먹다"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상대방이 어떤 이유로 한턱을 냈다"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이 더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삐끼다"가 정말로 "(누군가를) 벗겨 먹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가령, "니, 내를 그래 삐끼 묵고도 아직도 삐끼 묵을끼 남았나?"라고 했을 때의 "삐끼다"의 뜻은 정말로 "등쳐먹었다"는 뜻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삐끼다"에 대해서 알아 봤는데요.
적다보니, 제법 두서없는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사투리 시리즈와는 전혀 상관없이 뜬금없는 결론을 좀 내보자면,
"잘 삐끼는 사람은 주변을 피곤하게 하고, 잘 삐껴먹는 사람은 주변을 가난하게 한다." 정도랄까요?;;;ㅎㅎ

 
그럼, 오늘의 사투리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요. 조만간 또다른 단어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참, 경상도 분이시면, 읽어보시고, 고칠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 이글은 2009년 3월 5일 17시 06분에 발행된 글입니다. 2009년 6월 29일에 재발행합니다. --

  1. 실은 나름의 결론을 내리긴 했으나, 자기검열에 걸려 글로는 쓸 수가 없었다고 적는 편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지금이니,,,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본문으로]
  2. 삐지다.. "뭔가를 엇비슷하게 자르다"라는 뜻의 표준어입니다. 단, 제가 지금 쓰고자 하는 뜻으로 쓰일 때는 사투리구요.^^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