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각주:1], 정월대보름..
때문에, 각 지역마다 이런저런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진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명 사고가 발생한 창녕의 화왕산에서도 억새 태우기 행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예부터 이맘 때에 새로운 한 해의 농사를 위해 논밭에 불을 놓는 풍습이 있던 것을, 요즈음 각 지자체에서 그와 유사한 행사로 만들어 나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싶습니다.


1.
일단, 올해처럼 겨울 가뭄이 극심한 이때에, 단지 3년마다 한번씩 있던 행사를 할 때가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일을 기어이 추진했어야 옳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다행스럽게도 어제의 사고와 같이 우려할만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극히 건조한 이때에 불이 자연적으로 꺼지지 않는다면 불을 끄는데 많은 물이 필요할 거란 생각을 이 행사를 추진한 측에서는 하고 시작한 것일까요?
주민들이 먹고 마시고, 농사를 지을 물이 충분하다면, 물이 남아돈다면 또 모를 일이겠습니다만, 전국적으로 가뭄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는 이때에, 이런 행사를 진행하다니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결국, 인명의 피해와 더불어, 이번 행사로 촉발된 불은 산불로 번져 나가고 있다고 하니, 행사를 진행한 측에서는 이와 관련한 예측도 하지 못했다는 것인지 묻고 싶을 뿐입니다.


2.
다음으로, 50미터의 안전 거리 운운에 대해서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산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에서 불이 났었는데요, 삽시간에 집 근처 산까지 불이 번지더군요.
물론, 소방헬기도 떴었고, 많은 인력이 불을 끄기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산불은 번지고 번져, 결국은 탈만큼 타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기억에 완전히 불이 꺼지기까지, 이틀인가 걸렸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산불이 집 가까운 곳에서 계속되던 날 밤을 기억합니다.
나무가 차작차작,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정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나무가, 산이, 울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지금 적고자 하는 것은 이런 감상적인 느낌이 아니라, 불의 속성입니다.
그전까지는 몰랐었는데, 직접보니 불이 날더군요.
그냥, 차례대로 태워가는 것이 아니라, 불은 튀어 날았습니다.
불씨는 그야말로 춤을 추더군요.

그런데, 그런 불을 단지 50m의 거리만 둔 채, 구경하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것도 가물디 가문 겨울 산에 불을 놓으면서 말입니다.
당연히, 불이 삽시간에 번져나갈 거란 예상을 했었어야 옳았습니다.


3. 
불, 그리고, 바람..

행사를 진행하는 측에서는 어제, 화왕산의 풍향이라던가, 풍속을 살피고 행사를 진행한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돌발적으로 바람이 방향을 바꾸어서 어떻게 대비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덮어 버리기에는 너무나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당연히, 바람에 대한 대비를 했었어야 옳았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계획된 것이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꼭 해야만 하는 것..
세상 천지에 그런 것이 어디있습니까?

행사를 진행하는 측에서는, 당연히 당시의 상황을 살펴, 그에 맞게 행사를 취소하거나, 변경했어야 옳았습니다.
또 만약, 그 순간 이런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면, 이후에라도 안전을 위한 만반의 대비를 다 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여러 명이 불을 피하다 사망하고, 일부는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제발,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늘 문제가 끊이지 않는 요즘인데, 이런 人災까지 더해서야 되겠습니까?



p.s>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쾌유와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

  1. 자정이 지났으니, 어제라고 적어야겠지요. [본문으로]

Posted by 雜學小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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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화마들이 다채롭게 할퀴고 갔다...
    이런 표현이 어떨까 싶습니다.
    억새를 태우다 사람이 죽다니... ㅠ.ㅠ
    이 가뭄에 불길은 화마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 적으신 것처럼, 근래, 불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ㅜㅜ

      아마도, 이번 사고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성과제일주의..가 빚은 참극이 아닌가 싶구요.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2. 이게 무슨 일인가요 --?
    어이가 없네요. 억새 불을 태우기 위해서 소방 장비와 인력들을 대기시켰을텐데, 불이 번져서 인명피해가 났다는 것은 준비를 대충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에휴... 대한민국에 좋은 이야기로만 떠들석 했으면 좋겠는데말이죠...

    • 이 글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저녁 뉴스를 접하고서, 보통 사람이 하게 되는 상식적 사고의 범위 내에서 적어본 글인데요.

      이후, 오늘까지의 뉴스를 종합해서 보니, 안타깝게도, 글에 적은 것이 대충 다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이 가뭄에 불을 놓으면서 별 대비를 하지 않은 것도, 안전 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것도, 기상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등의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은 것도...,
      모두 다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까운 인명만 또 이렇게 희생이 되었네요.ㅜㅜ

  3. 비밀댓글 입니다

    • 네..
      요즘은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뭐라 글로 적기가 조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그저,,, 이런저런 어이없는 일로 안타까이 저 세상으로 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ㅜㅜ


      저런....
      그러셨군요..
      고생 많으셨겠어요.

      몸은 바쁘고 마음은 편치 않고... 아마 그러셨을텐데,
      그래도 매번 갈 때마다 좋은 글들이 있어서 전 몰랐네요.

      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한동안 블로깅을 쉬다하다 반복했었구요;;;,
      기억해보니 그 기간동안은, 어떻게 이웃 블로그에 들르게 되어도 눈팅만 하고 그냥 오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네요.^^;; (선천적 소심함과 귀차니즘의 합작품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결과가 좋아 다행입니다.^^
      ㄱㄱ 잘 챙겨드리시구요, 저도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늘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

  4. 축제가 한순간에 악제가 되어 버린...ㅠ.ㅜ
    대충 이거면 됐어라고 생각했겠지요...

    빨리빨리도 문제고 대충대충 안일한 준비도 문제구유..에혀...

    • 그러게 말입니다.
      다들 축제를 즐기러 간 자리에서 이런 참사가 일어났으니 말입니다.ㅜㅜ

      대충대충, 얼렁뚱땅..
      저도 기본 성향 자체가 이런 것들로부터 그리 자유로운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다른 이에게 그런 이유로 지적 씩이나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는 것, 가령,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무엇일 때는 평소의 다른 것들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번 일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5. 안녕하세요? 데니즈T 입니다. 저의 블로그 아이콘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데이먼 입니다.
    도메인을 변경하면서 데이먼이 아닌 데니즈T로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데니즈는 터키어로 '바다(Sea)'라는 뜻입니다. 워낙 터키를 좋아하다보니 터키이름으로 바꾸게 되었네요.
    그리고 데니즈 뒤에 붙은 T는 Turkey를 뜻한답니다.
    앞으로는 저의 블로그를 들릴 때, http://deniz.co.kr 로 접속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 데이먼님, 블로그 주소를 바꾸었군요.

      네..
      다음부터는 데니즈쩜씨오쩜케이알~로 놀러갈게요.

      주소, 짧고 외우기 쉽네요.^^
      축하해요~

  6. 이 글이 최신글이라...
    여기에 경과보고^^를 하게 되는군요. ^^

    제 옆의 그녀가 이제 수요일에 퇴원할 예정입니다. ^___^
    잡학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의 염려와 격려에 힘입어서 말이죠.

    • ^^

      마음이 쓰였는데..
      경과가 좋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갑자기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
      두분 모두, 건강 잘 챙기시구요.^^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