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이명박 당선인 측의 영어교육안 때문에 많이들 시끄러웠습니다.
저는 처음엔 영어교과를 영어로만 수업하는 것이 교육안의 골자인줄 알았습니다.
속으로 대한민국 영어교사 중에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도의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곤, "영어교사들, 내심 떨려하고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인수위 측의 안에 대해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많은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걸 보고서야, 그 중심내용이 무엇인지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2010년부터 고교 일반과목도 영어로 수업""이 핵심 골자이더군요.
순간, 헛!! 그랬습니다.
그러나, 물론, 일부의 사람들은 동감을 표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라는 것이 어디 똑같은 한가지의 생각만 하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 같습니다.
영어교과 뿐만 아니라, 전과목을 영어로 수업하자구요?
이 무슨 말입니까?
우리나라의 공식언어는 한국어, 그리고 공식적인 글이 한글이지요.
우리의 말과 글이 있는데, 왜 남의 나라말로 공교육을 진행해야 합니까?
인수위 측에서는 하나만 생각하고, 더 큰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는지요?
사교육비 절감만 생각합니까?
기러기 아빠를 없애는 것 만이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까?
그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할 만 한것은 정녕 없다는 것인지요?
한나라의 말과 글은 곧, 그나라의 혼이고 정신입니다.
말과 글, 그리고 문화를 잃어버리면 그 나라는 패망하는 것이죠.
결코, 한 나라가 외부의 칼로부터 무너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일부러 우리의 것을 버리라고 강압을 행사하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우리 것을 등한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물론, 영어교육은 필요합니다.
아니,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세계화라는 오늘날의 추세에서는 필수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이 쇄국을 하고 우리끼리 살 수만 있는 세상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사람도 물자도 전세계로 나가야하고, 전세계의 인적자원과 물적자원 또한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적, 물적 교류와 필연적으로 영어라는 것이 결부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의 조류에 발맞추어 영어교육이 필수이자 대세가 되었지만, 그보다 앞서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가르치려는 노력부터 선행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의 것을 기본으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영어교육을 시키고 그와 더불어 서구문물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 교육을 받은 아이들을 정말 한국인이라고 칭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피와 살은 한국인 부모에게 받았으나, 말과 정신은 영어권 사람들의 그것을 옮겨왔으니, 이 교육을 받게 되는 아이들은 과연 어느나라 사람이 되는 것일까요?
배운지 오래되어 자세히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우리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글들 중에는 이러한 논조로 쓰여져 있는 글들이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우리들에게 ""한글의 중요성과 우리말의 중요성, 그리고 말과 글을 잃은 사람들은 어떠하다""는 식의 교육을 시킨 정부에서, 이제와서 이 논리를 모조리 뒤집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현재의 교육을 받게 되는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치시려는지요?
이와 관련되는 글은 없애버리고, 세계화를 주장하며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싣게 되나요?
또 한가지, 이상과 같은 국어의 중요성과 세계화의 상충 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교사들이 자신의 교과를 영어로 수업할 수 있을만큼의 영어 실력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리나라의 거의 대다수 사람들은 짧게든 길게든 영어공부를 해 봤을 겁니다.
그리고, 영어공부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도, 인수위 측에서는 그게 한두번의 보수교육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만만한 것이라고 장담하실 수 있는지요?
아마도, 연배가 드신 선생님은 거의 대부분이, 그리고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 근래 교사가 된 분들도 제대로된 영어수업을 진행하실 만한 분은 그리많지 않을 겁니다.
인수위 측에서 발표한 숫자보다 훨씬 더 작은 숫자의 교사만이 영어로의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아이들에게 교과선생님만큼의 콩글리쉬를 가르치려는 것이 인수위원회 측의 목표인지요?
또한, 만에 하나, 제대로된 영어로의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그 수업을 받게 될 학생들이 영어를 통한 그 과목의 지식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으리라고 보시는지요?
인수위 측에서의 전교과 수업의 영어로의 진행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 계획된 안인지 모르겠으나, 만약 이 안을 그대로 실행한다면, 아이들은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더 많은 사교육을 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지금은 영어과외만 받으면 되지만, 앞으로는 국어를 영어로 과외해 주는 선생님, 과학을 영어로 과외해 주는 선생님, 영어를 영어로 과외해 주는 선생님, 가정을 영어로 과외해 주는 선생님이 생기지 않겠는지요?
아마, 과목마다 과외를 받아야 할 겁니다.
이제, 글을 마치며, 제가 생각하는 영어공부의 필요성에 대해서 짧게 적어보겠습니다.
이것은 영어공부에 대해 원론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자는 뜻입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전세계의 그 누구에게 물어도, 오늘날 영어공부를 필요치 않다고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 수준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지 않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모든 분야의 전공영어를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장사하는 사람은 그 분야에 국한 되는 영어를, 여행을 할 사람은 여행과 관련되는 영어를, 과학자는 과학과 관련되는 영어를, 그리고 나라나 기업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그 만큼의 고급영어를 구사하면 되는 것입니다.
왜, 앞으로 무엇을 할지, 무엇을 전공으로 삼을지도 모를 아이들에게 각 분야의 전공영어까지 가르치려 하시는지요?
필요하다면 그런 정도의 수준있는 영어는 대학에 가서, 자신의 전공분야에 맞게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글을 적어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는 이에 관하여, 다시한번 원론에서부터 되돌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무엇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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