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사태'에 대하여..
이런저런 글들 (2008, 2009)/2009 이슈 속으로 :
2009/07/02 20:35
글에 적어본 제목은, 요약은 잘 된 듯 싶으나, "이세돌 사태"라는 표현 자체가 그다지 제 마음에는 들지를 않고,
그래서 좀 풀어적어 본 부제는 너무 긴 듯 하고...;;
이처럼, 이 일은 제목부터 어떻게 적어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데다, 그 내용 또한 조금 들여다 보면 어느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들어주기가 어려웠기에,
이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고도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관련 글을 적어 볼 엄두를 내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아래에서는 별다르게 제목 붙이기도 힘들 듯 싶으니, '이세돌 사태'라고 통칭하며, 이 문제에 관해 글로 좀 풀어 보겠습니다.
1. '이세돌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일단, 아래에서는 가장 큰 이유를 네가지로 나누어 볼까하는데요,
자세한 설명은 글을 적어나가다 보면 자연히 하게 될 것 같아,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1) 2009 한국바둑리그 불참
2) 중국리그 수입 중 일부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관행을 거부
3) 시상식 불참
4)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
2. 입장 차이..
위에서 언급한 각 문제를, 양측의 입장에 맞춰 좀 적어보겠습니다.
가) 한국기원 측의 입장
1) '2009 한국바둑리그 불참' 문제..
한국바둑계 전체로 봤을 때, 가장 큰 규모의 리그는 매년, 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이 나는 '한국바둑리그'입니다.
이세돌 9단은 현재, 한국 바둑 기사 중 랭킹 1위이구요.
여기까지가 fact이구요.
이 사실을 전제로, 저 나름대로 한국기원의 입장에서 좀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국바둑리그'..
야구, 축구와 마찬가지로, 지역 연고제이면서, 구단(스폰서 기업)이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바둑..
위에서 예로 들어본 타 스포츠와는 달리, 즐기는 층이 한정되어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바둑을 통해서 자사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용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일까요?
아무튼, 지난 몇년을 지켜본 결과, 경우에 따라선, 팀을 스폰했던 기업이 다음 해에는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으로 바뀌기도 했고, 거기다, 올해같은 경우에는 작년 8개 팀에서 7개 팀으로 팀 숫자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스폰서 기업을 기억해보면, 야구처럼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것이 아닌, 일반인에겐 조금은 생소할 수 있을 정도의 기업인 경우도 꽤 있었는데요, 문제는 올해 같은 경우는 그런 정도의 스폰서 기업도 찾지 못해서1 팀 숫자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겠구요.
또 하나, 굳이 스폰서라는 문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일반 바둑팬의 입장에서도 이세돌 9단이 참여하지 않는 리그에 관심과 흥미가 덜할 것은 사실인 듯 하구요.
결국, 이런 이유들로, 한국바둑리그, 아니, 좀 더 크게 봐서, 한국 바둑계의 입장에서는, 누가봐도 현재 한국 랭킹 1위인 '이세돌 9단이 올해의 바둑리그에 참여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었지 싶구요.
그러니, 한국기원 측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세돌 9단의 한국바둑리그 불참 만은 막고 싶었을 것입니다.
2) '중국리그 수입 중 5%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관행을 거부'한 문제..
그간, 중국리그에 진출한 기사들은 그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 %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것을 관행화 해왔나 봅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자신은 이제부터 그 관행을 따르지 않겠다고 했구요.
여기까지가 한국기원 측에서 바라본, fact입니다.
그럼, 이제 이 사실을 전제로, 한국기원의 입장에서 좀 생각을 해볼까 합니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 이런 식의 구분과 그 구분으로부터 오는 간극은, 어느 나라, 어느 사회, 어느 집단에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크게 봐서 국가 간을 예로 들자면, 미국이라는 부국도 있지만, 아프리카 저 어디의 최빈국도 존재하는 것이구요.
조금 작게 봐서, 한 나라 안에서도, 집을 열 채 가진 자와, 한 채도 가지지 못한 자가 있을 것입니다.
또, 직업적으로 나누어봤을 때도, '같은 의사, 같은 변호사라고 다 같이 잘 사느냐?' 그건 절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한국 프로바둑 기사 간에도 이런 간극은 있는 것이어서, 전체 이백몇십명의 기사들 중에서 실제로 각종 기전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고, 원하는 만큼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기사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바둑기원(혹은, 기사회)의 입장에서는 성적이 좋아서 중국에까지 진출하게 된 일부 기사들에게 일정 %의 납부금을 거뒀던 것이고, 이 금액이 그간 어떻게 쓰여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는 아마도 각종 기전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해 어느 정도의 수입도 보장되지 않았던 다른 기사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여러모로 쓰여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중국에서의 수입에 대해서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해왔으니, 한국기원의 입장에서는 수긍할 수 없었겠지요.
3) '시상식 불참' 문제..
어느 기전이든 기전이 끝나고 나면 하는 시상식..
이 시상식에 이세돌 9단이 불참을 했다는 건데요.
한국기원 측에서는 이세돌 9단의 시상식 불참에 대해서, '돌출행동'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 문제는 그 자체 보다는 다른 여러 문제에 덧붙여져서 논란이 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 듯 싶구요, 이 문제 자체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힘들 듯 싶습니다.
4)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 문제..
요즘, 여기저기에서 저작권 때문에 말들이 많은데요.
그간, 한국 바둑계에도 저작권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나 봅니다.
여기에서는 기보가 저작권의 대상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관한 문제는 별론으로 하기로 하구요,
단지, 이번 사태에 관한 내용만 살펴보고자 하는데, 한국기원 측에서는 기보에 관한 저작권을 한국기원이 일괄적으로 관리하려고 했는데, 이 안에 대해 이세돌 9단 만이 서명을 거부했다는 겁니다.
바둑 기사 전체로 봤을 때는 기보가 저작권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수익적인 측면에서 좋은 일인데, 그것을 이세돌 9단이 서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 문제..
전체의 이익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가요?
때문에, 한국기원 측에서는 이세돌 9단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서 문제를 삼았습니다.
여기까지, 위의 네가지 논점에 대해 저 나름대로는 최대한 한국기원 측의 입장에 서서 정리를 한다고 해 보았는데요,
다음으로는, 같은 사건입니다만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 좀 적어보겠습니다.
1) '2009 한국바둑리그 불참' 문제..
한국바둑계 전체로 봤을 때, 가장 큰 규모의 리그는 매년, 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이 나는 '한국바둑리그'입니다.
이세돌 9단은 현재, 한국 바둑 기사 중 랭킹 1위이구요.
여기까지가 fact이구요.
이 사실을 전제로, 저 나름대로 한국기원의 입장에서 좀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국바둑리그'..
야구, 축구와 마찬가지로, 지역 연고제이면서, 구단(스폰서 기업)이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바둑..
위에서 예로 들어본 타 스포츠와는 달리, 즐기는 층이 한정되어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바둑을 통해서 자사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용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일까요?
아무튼, 지난 몇년을 지켜본 결과, 경우에 따라선, 팀을 스폰했던 기업이 다음 해에는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으로 바뀌기도 했고, 거기다, 올해같은 경우에는 작년 8개 팀에서 7개 팀으로 팀 숫자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스폰서 기업을 기억해보면, 야구처럼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것이 아닌, 일반인에겐 조금은 생소할 수 있을 정도의 기업인 경우도 꽤 있었는데요, 문제는 올해 같은 경우는 그런 정도의 스폰서 기업도 찾지 못해서1 팀 숫자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겠구요.
또 하나, 굳이 스폰서라는 문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일반 바둑팬의 입장에서도 이세돌 9단이 참여하지 않는 리그에 관심과 흥미가 덜할 것은 사실인 듯 하구요.
결국, 이런 이유들로, 한국바둑리그, 아니, 좀 더 크게 봐서, 한국 바둑계의 입장에서는, 누가봐도 현재 한국 랭킹 1위인 '이세돌 9단이 올해의 바둑리그에 참여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었지 싶구요.
그러니, 한국기원 측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세돌 9단의 한국바둑리그 불참 만은 막고 싶었을 것입니다.
2) '중국리그 수입 중 5%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관행을 거부'한 문제..
그간, 중국리그에 진출한 기사들은 그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 %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것을 관행화 해왔나 봅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자신은 이제부터 그 관행을 따르지 않겠다고 했구요.
여기까지가 한국기원 측에서 바라본, fact입니다.
그럼, 이제 이 사실을 전제로, 한국기원의 입장에서 좀 생각을 해볼까 합니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 이런 식의 구분과 그 구분으로부터 오는 간극은, 어느 나라, 어느 사회, 어느 집단에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크게 봐서 국가 간을 예로 들자면, 미국이라는 부국도 있지만, 아프리카 저 어디의 최빈국도 존재하는 것이구요.
조금 작게 봐서, 한 나라 안에서도, 집을 열 채 가진 자와, 한 채도 가지지 못한 자가 있을 것입니다.
또, 직업적으로 나누어봤을 때도, '같은 의사, 같은 변호사라고 다 같이 잘 사느냐?' 그건 절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한국 프로바둑 기사 간에도 이런 간극은 있는 것이어서, 전체 이백몇십명의 기사들 중에서 실제로 각종 기전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고, 원하는 만큼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기사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바둑기원(혹은, 기사회)의 입장에서는 성적이 좋아서 중국에까지 진출하게 된 일부 기사들에게 일정 %의 납부금을 거뒀던 것이고, 이 금액이 그간 어떻게 쓰여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는 아마도 각종 기전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해 어느 정도의 수입도 보장되지 않았던 다른 기사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여러모로 쓰여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중국에서의 수입에 대해서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해왔으니, 한국기원의 입장에서는 수긍할 수 없었겠지요.
어느 기전이든 기전이 끝나고 나면 하는 시상식..
이 시상식에 이세돌 9단이 불참을 했다는 건데요.
한국기원 측에서는 이세돌 9단의 시상식 불참에 대해서, '돌출행동'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 문제는 그 자체 보다는 다른 여러 문제에 덧붙여져서 논란이 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 듯 싶구요, 이 문제 자체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힘들 듯 싶습니다.
4)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 문제..
요즘, 여기저기에서 저작권 때문에 말들이 많은데요.
그간, 한국 바둑계에도 저작권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나 봅니다.
여기에서는 기보가 저작권의 대상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관한 문제는 별론으로 하기로 하구요,
단지, 이번 사태에 관한 내용만 살펴보고자 하는데, 한국기원 측에서는 기보에 관한 저작권을 한국기원이 일괄적으로 관리하려고 했는데, 이 안에 대해 이세돌 9단 만이 서명을 거부했다는 겁니다.
바둑 기사 전체로 봤을 때는 기보가 저작권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수익적인 측면에서 좋은 일인데, 그것을 이세돌 9단이 서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 문제..
전체의 이익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가요?
때문에, 한국기원 측에서는 이세돌 9단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서 문제를 삼았습니다.
여기까지, 위의 네가지 논점에 대해 저 나름대로는 최대한 한국기원 측의 입장에 서서 정리를 한다고 해 보았는데요,
다음으로는, 같은 사건입니다만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 좀 적어보겠습니다.
나) 이세돌 9단의 입장
1) '2009 한국바둑리그 불참' 문제..
앞서, 한국바둑리그의 규모와 위상, 그리고, 이세돌 9단의 한국바둑계에서의 위치를 적어 봤는데요, 이 부분까지는 이세돌 9단의 입장이라고 해서 별달리 달라질 내용이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돌 9단이 2009한국바둑리그에 출전하지 않기로 한 이유..
뭔가 있지 않을까요?
'2009한국바둑리그'에는 신생팀이 하나 생겼는데요.
바로, '신안군'이 스폰서를 맡은 팀입니다.
그런데, 신안군이 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하면서 내건 조건은, 이세돌 9단을 자기 팀으로 지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한국기원 측에서는 이 문제를 이세돌 9단과 협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안군' 측에 ok를 해버렸구요.
그러니,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이 좋을리 없었지 싶습니다.
나의 거취를, 내게 묻지도 않고, 소속된 단체에서 정해버렸다면, 기분좋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게다가,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 소속 프로바둑기사이지, 고용된 직원도 아닌, 말 그대로 프로인데, '프로'의 거취를 당사자에겐 의사타진 조차 하지 않고 한국기원 마음대로 해 버렸으니 반발을 한 것인데요.
또한, 이세돌 9단은 그간 한국바둑리그 불참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도출되었으니,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는 반발을 할 수 밖에 없었을 듯 싶습니다.
2) '중국리그 수입 중 일부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관행을 거부'한 문제..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세돌 9단이 문제삼는 것은 기사회에 납부해야 하는 '돈', 그 자체보다, 다른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give & take'..
한마디로 말해서, 이세돌 9단의 주장은 이것이지 싶은데요.
그간, 이세돌 9단이 중국리그에 출전하는 동안 한국기원 측에서는 대국일정 조정 등에 있어서 편의를 제대로 봐주지 못한 적이 여러번 있었나 봅니다.
그러니, 중국리그 출전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은 한국기원, 혹은, 기사회에 상금의 일정%를 기부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텐데요.
역할을 한 것이 없으니, 수익을 나누어줄 수 없다...
이것이 이세돌 9단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3) '시상식 불참' 문제..
이 문제는 앞서도 적었지만, 이 문제 자체가 큰 사건이라기 보다는, 다른 여러 문제 때문에 항목이 하나 더 추가된 듯한 느낌이구요.
실제로도, 이세돌 9단이 이러한 공식행사에 불참했던 것은 최근 몇년 동안 단 한번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경우와 사정에 따라서는 시상식에는 불참을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단지 시상식에 한번 불참했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4)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 문제..
한국기원의 입장만 놓고보면, 이세돌 9단이 기보저작권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듯이 비춰지기도 했는데요, 실제로는 이세돌 9단도 기보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다만, 기보의 권리를 누가 가지는지, 나누어 갖는다면 누구와, 정확히 몇%를 나누어 가져야 하는 것인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백지 위임 형식의 서명을 하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
이세돌 9단도 그 문제 때문에 기보저작권에 대한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하구요.
1) '2009 한국바둑리그 불참' 문제..
앞서, 한국바둑리그의 규모와 위상, 그리고, 이세돌 9단의 한국바둑계에서의 위치를 적어 봤는데요, 이 부분까지는 이세돌 9단의 입장이라고 해서 별달리 달라질 내용이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돌 9단이 2009한국바둑리그에 출전하지 않기로 한 이유..
뭔가 있지 않을까요?
'2009한국바둑리그'에는 신생팀이 하나 생겼는데요.
바로, '신안군'이 스폰서를 맡은 팀입니다.
그런데, 신안군이 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하면서 내건 조건은, 이세돌 9단을 자기 팀으로 지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한국기원 측에서는 이 문제를 이세돌 9단과 협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안군' 측에 ok를 해버렸구요.
그러니,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이 좋을리 없었지 싶습니다.
나의 거취를, 내게 묻지도 않고, 소속된 단체에서 정해버렸다면, 기분좋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게다가,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 소속 프로바둑기사이지, 고용된 직원도 아닌, 말 그대로 프로인데, '프로'의 거취를 당사자에겐 의사타진 조차 하지 않고 한국기원 마음대로 해 버렸으니 반발을 한 것인데요.
또한, 이세돌 9단은 그간 한국바둑리그 불참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도출되었으니,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는 반발을 할 수 밖에 없었을 듯 싶습니다.
2) '중국리그 수입 중 일부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관행을 거부'한 문제..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세돌 9단이 문제삼는 것은 기사회에 납부해야 하는 '돈', 그 자체보다, 다른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give & take'..
한마디로 말해서, 이세돌 9단의 주장은 이것이지 싶은데요.
그간, 이세돌 9단이 중국리그에 출전하는 동안 한국기원 측에서는 대국일정 조정 등에 있어서 편의를 제대로 봐주지 못한 적이 여러번 있었나 봅니다.
그러니, 중국리그 출전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은 한국기원, 혹은, 기사회에 상금의 일정%를 기부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텐데요.
역할을 한 것이 없으니, 수익을 나누어줄 수 없다...
이것이 이세돌 9단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3) '시상식 불참' 문제..
이 문제는 앞서도 적었지만, 이 문제 자체가 큰 사건이라기 보다는, 다른 여러 문제 때문에 항목이 하나 더 추가된 듯한 느낌이구요.
실제로도, 이세돌 9단이 이러한 공식행사에 불참했던 것은 최근 몇년 동안 단 한번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경우와 사정에 따라서는 시상식에는 불참을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단지 시상식에 한번 불참했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이세돌 9단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4)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 문제..
한국기원의 입장만 놓고보면, 이세돌 9단이 기보저작권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듯이 비춰지기도 했는데요, 실제로는 이세돌 9단도 기보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다만, 기보의 권리를 누가 가지는지, 나누어 갖는다면 누구와, 정확히 몇%를 나누어 가져야 하는 것인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백지 위임 형식의 서명을 하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
이세돌 9단도 그 문제 때문에 기보저작권에 대한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하구요.
3. 만구 내 생각..
앞선, 2에서는 가능한 양측의 주장을 그들의 관점에서 적어보려 노력해 봤는데요.
사실, 그렇게 적어본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평소에도 어지간한 일에는 어중간한 답을 내놓기가 일쑤인 저..
그런데, 이번 사태의 경우에도 적어본 4가지의 문제 중 두개만 겨우 나름의 결론을 냈을 뿐, 나머지 두개는 도저히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는데요.
때문에, 위에서 적어본 방식으로 글을 적다보면 어쩌면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해보았는데, 결론을 먼저 적자면, 그 두 문제는 결국, '양쪽 모두 옳다, 그러나, 양쪽 모두 그르다'는 되도 안한 애매한 해답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럼, 관련해서 조금 자세히 적어볼까요?
1) '2009 한국바둑리그 불참' 문제의 경우에는,
한국기원 측은 단체의 이익을 우선시한 나머지 개인의 입장과 의사를 고려하지 않았고,
이세돌 9단 역시 개인의 입장과 의사를 앞세우느라 단체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은 듯 한데,,,
이 둘 중, 즉, 단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상충할 때는,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굳이 이 사태가 아니더라도, 어려운 문제 임에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기원 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예를 들어보자면, 국가든, 사회든, 조직이든,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위해 배려하는 것은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할지라도 어찌보면 의무에 가까운 책무인데, 이세돌 9단은 결과적으로 이를 고려하지 않은 듯한 결과를 내놓았으니 이 9단이 잘못인 것 같고,
반대로, 이세돌 9단의 주장에 동조하는 예를 들어보자면, '랭킹 1위는 반드시 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해야만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닌 상태인데, 본인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신안군과 함께, 이세돌 9단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이를 통보하는 듯한 형식을 취했다는 것은 분명히 한국기원 측의 잘못이고..
그런데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 두 예를 놓고 가만히 보자면, 두 잘못은 꽤 어울리게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잇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또한, 어느 쪽이 먼저 잘못했는가를 굳이 따지는 것도 어찌보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두고 다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판단하기 어려운 듯해서, 결국은,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2) '중국리그 수입 중 일부를 기사회에 납부하는 관행을 거부'한 문제의 경우에는,
만약, 아무 이유없이 이세돌 9단이 기금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면 이세돌 9단이 잘못이라고 할텐데,
이세돌 9단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기원 측은 이세돌 9단이 중국리그에 가서 돈을 벌어오는데에 있어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일정 조정 등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기사에 대한 배려는 하지 않고 기금만 요구하는 격이니, 한국기원 측의 요구가 옳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3) '시상식 불참' 문제의 경우에도, 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역시 판단을 유보하고 싶은데요.
한국기원 측에서야 이세돌 9단이 시상식에 자리해 그곳을 빛내 주길 바랐을 것이고,
이세돌 9단 측은 개인적인 어떠한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불참할만한 이유가 있었으니 불참을 했을텐데,
그 구체적인 사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을 뿐더러, 솔직히, 이 문제의 경우에는 이번 사태의 본질도 아닌 듯 해서, 굳이 판단을 해야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4)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세돌 9단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백지위임', 그것도 평소 관계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여러가지 감정적인 문제와 일적인 문제가 상충해왔던 단체에게 자신의 권리를 백지위임하기란 어느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 같구요,
솔직히, 만약 그렇게 하려는 누군가가 자신의 주변에 있다면, 아마도 누구라도 말리려고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4. 결..
이렇게 상대방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
특히나, 중간에 '돈'이 개입된 문제..
그리고,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존심', '권위' 같은 것이 걸린 문제..
통상, 이런 문제들은 풀어나가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체의 입장에서는 각 개인의 주장을 모두 다 들어준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할 뿐더러, 단체의 권위와 위상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 줄 수가 없는 부분이 있을테고,
개인의 입장에서는 단체를 위해서 자신의 이익, 혹은 권익을 포기하거나 희생하는 것이 힘든 게 너무도 당연한 일일 뿐만 아니라, 이번처럼, 징계권이 없는 기사회에서, 그것도 자신의 동료 기사들이 자신을 향해 징계를 운운했다는 사실은 개인에겐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인 것 같구요.
음..
또 글이 길어지고 말았네요.
더불어, 두서도 없구요.;;;
더 길어지기 전에, 더 방향을 잃기 전에, 글을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바둑은 잘 못 두지만, 바둑을 좋아하는 바둑팬으로서, 마지막으로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한국기원에서는 이세돌 9단에게 무언가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문제를 전체적으로 한데 묶어 생각해 보건데,
'프로'가 자신의 일을 쉬겠다는데, 시상식에 나오지 않겠다는데, 한국기원이 명확한 규정도 내어놓지 못하면서 그것을 강제할 수는 없을 듯 싶구요,
선수에게 별 도움을 주지도 못한데다가, 특별히 명문화된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입 중 일부를 기사회에 납부하라고 강제할 수도 없을 듯 하고,
기보저작권과 관련해서도 일임이 아닌 상세한 내용을 가지고 그 내용에 한해서 서명을 받았어야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세돌 9단의 기보저작권 양도 거부에 관한 것 또한, 문제삼기는 힘들 듯 합니다.
그러니, 현재로써 한국기원이 이세돌 9단에게 무언가를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이 이 9단에게 강제할 무엇은 없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무게는, 바둑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서, 짊어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 뜻을 한번 되새겨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첨언..>> '이세돌 사태', 이제 어느 정도는 일단락이 된 듯 싶습니다.
지난 6월 30일, 이세돌 9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한 입장 표명과 휴직선언'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한국기원 측의 입장표명이 7월 2일에 있을 것이라는 말이 들렸구요.
그래서, 이세돌 9단의 입장표명은 들었으니,
남은 것은 한국기원 측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느냐가 문제를 해결, 혹은, 봉합하는데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예정되었던 것처럼, 오늘(7월 2일) 한국기원 측에서 이세돌 9단에 대한 결정을 발표했네요.
'이세돌 9단의 휴직원을 정식으로 받아들이고', '자숙권고 처분'과 함께, '중국리그는 계약 이행을 위해 올해만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런 정도면, 이번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만은 못하겠지만,
어쨌든, 최악의 상황과 결과는 벗어나면서, 사태가 마무리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확한 명칭이나, 용어 부분은 조금의 오류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고,
혹시, 중대한 용어 상의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p.s. 2>>
이 글은 2009년 7월 2일 02시 50분에 발행된 글입니다.
같은 날, 몇자를 첨언해 재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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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분은, 제 추측이겠네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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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