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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니, 정확하게는 오늘 새벽이군요.^^;
100분 토론을 봤습니다.



100분 토론..
근래, 방송을 좀 보다가 중간에 말아버리곤 했던 것과는 달리[각주:1], 이번 편은 끝까지 보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어제 방송..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재미있다는 표현이 어쩌면 맞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런 표현을 쓴 것은,
토론의 주제와 내용, 그리고 지금 그러한 주제로 토론을 해야하는 상황 자체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토론 그 자체는 아주 재미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어제의 방송에 대해 좀 적어보겠습니다.




 



1. 주제


민주주의, 위기인가




2. 토론자

1) "민주주의, 위기" 이다 파..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김종배 시사평론가

2) "민주주의, 위기" 아니다 파..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정진영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3. 시청 후기..


1) 6인 6색..

분명, 편을 둘로 갈랐는데,
자세히 나눠보면, 주장하는 입장과 관점도, 주장하는 내용도, 주로 쓰는 용어도, 전부 달랐던 어제의 방송이었습니다.


먼저,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과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각자 자신들의 당이 주장하는 바를 충실히, 아주 충실히 대변하고 토론을 마쳤습니다.
송영길 의원의 경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가 전제되어야 6월 국회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수 차례 반복했으며,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번에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 관련 표결을 하기로 약속했으니, 민주당은 6월 국회로 돌아와 국회 안에서 각종 산적한 문제와 법안을 처리하자는 말을 수 차례 반복했습니다.

이해영 교수와 정진영 교수, 최창렬 교수, 이 세 분은 각기 반대 편에서 주장을 하고는 계셨지만, 사안에 따라 상대편의 주장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시기도 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세 분 덕분에 어제의 토론 자체가 좀 고급스러워진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구체적으로 좀 적어보자면,
대학 교수들의 시국 선언과, 현 상황이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영 교수" vs "정진영 교수, 최창렬 교수"로 나뉜 반면,

현 정권의 대화와 소통의 부재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세 분 모두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신 상태에서, 굳이 나눠보자면, "이해영 교수, 최창렬 교수" vs "정진영 교수"로 나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경우에는, 시각이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시각과 가장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2) 각종 이론이 쏟아지다..

하나, '절차적 민주주의 vs 내용적 민주주의', '대의 민주주의 vs 광장 민주주의'..
'민주주의면 다같은 민주주의지, 무슨 민주주의가 그렇게 많은 것이냐?'고 어제 방송을 보신 분들 중에선 그렇게 말씀하실 분도 계시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무슨 민주주의, 무슨 민주주의'... 토론 중에, 참 많이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표현이지만, 구체적으로 잘 쓸 일은 없었던, 각종 민주주의의 등장..
어제 방송은 그랬습니다.

그리고, 어느 민주주의를 기준으로 잡느냐에 따라, 현 상황이 민주주의의 위기일 수도,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도 처음 해보게 되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현 상황에 대한 나름의 판단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토론 덕분에 시야가 좀 더 넓어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둘, '보수우파 vs 진보좌파'..
어느 교수님이 계속 주장하셨던 구분법인데요.
솔직히, 저는 이전부터 이런 식의 구분이 좀 의아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우파'와 '좌파', '친일'과 '반일'은 존재하겠지만, '보수우파'와 '진보좌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굳이 그렇게 하나로 묶어 표현하자면, 차라리 '보수친일'과 '진보우파'만이 존재하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대결..
아무래도, 그건 어디까지나 선진국, 혹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구분법이지 싶네요.;;

셋, '의회의 다수 vs 광장의 다수'..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수결에 승복하는 것이다.
맞는 말 아닌가요?
그런데, '누구의 다수에 따라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극명하더군요.
'민주주의, 위기' 아니다파..에서는 대체로, 의회의 다수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민주주의, 위기' 이다파..에서는 대체로, 광장의 다수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요?
심정적으로, '민주주의, 위기'이다 파의 입장이었지만, 그렇게 자신있게 말하려면, 먼저 관련 내용을 좀 더 알고, 생각도 좀 더 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넷, '국회의원을 뽑는 행위, 백지위임인가?'의 문제..
이 문제도 생각을 많이 해 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국회의원 누구도 4년간의 위임이 백지위임이니 '국민 혹은, 주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공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국회의원 누구도 '국민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주어진 임기는 무시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듯 합니다.
그럼, 국회의원을 뽑아 주는 행위 자체가 '백지위임입니까? 아니면, 언제든 거둬들일 수 있는 위임'입니까?
만약, 백지위임이라면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잘못된 판단을 4년간 계속해도 지역구 주민은 손놓고 있어야 된다는 것이고, 또 만약, 언제든 거둬들일 수 있는 성질의 위임이라면 애초에 4년의 임기를 정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을 테구요.
이거, 은근히 머리 아픈 문제 아닌가요?;;


3) 말말말.. & 전화연결..

방송 중에 각종 이론들과 함께, 참 많은 말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말이 두 마디..


어제, 송영길 의원은 이 정부가 좀 '정직'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기부 약속을 문제로 들고 나왔구요.

다음으로, 첫번째로 전화연결이 되었던, 익명의 남자분의 말, "    죽으면 떡 돌린다'[각주:2]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
순간,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 이후에 가장 큰 방송 사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언뜻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어쨌거나, 이분의 안위가 걱정되는 건 왜 일까요?
그리고, 또하나, 순간 스친 생각이지만,
어쩌면, 시청자 전화연결이 없어질 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또한 가지게 되었는데요,

아니면, 100분 토론을 녹화 방송으로 돌려버릴 지도 모르겠네요.;;;





4. 결..


앞서, 방송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주장들과 함께, 개인적인 생각도 조금 적어봤습니다만,
토론을 본 후에 적어보는 결론이라면,
'토론'은 필요하다, 그러나 또한, '토론은 필요없겠다'는 것입니다.


분명, 토론이라는 것의 원래 의도는,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고, 내 주장을 전할 수도 있어서, 더 나은 무엇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방송에서의 토론 모습은 이미 각자 자신의 결론은 다 내린 상태에서 결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 뻔히 보이는 채로, 단순히 상대방에게만 주장을 바꾸라고 하는 모습이었달까요?

정이 있고, 반이 있었으면, 어떤 식으로든 합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지루하고 견고한 평행선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그 평행선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는 불안감까지 느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토론은 필요하지만, 또한 토론은 필요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는 겁니다.



어쨌든, 이런저런 구체적인 이론들도 많이 나왔고, 덕분에 저 역시 관련한 여러 생각을 좀 더 깊게, 넓게 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구요.

어제 방송..
토론의 성과는 크게 없는 듯 했으나, 방송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1. 이 프로그램.. 작년 어느 시점 이후부터, 한 시간 늦게 방송을 시작하는 바람에, 체력적으로 본방을 끝까지 사수하기가 힘이 좀 듭니다;;; [본문으로]
  2. 보시는 것처럼, 저는 분명, 주어없는 글을 적었습니다.;; [본문으로]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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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雜學小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