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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글들 (2008 ~ 2011)/2011 이슈 속으로

'고래사냥, 술이야, 아메리카노, 취중진담'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물 지정은 납득하기 힘든 결정..;;

by 雜學小識 201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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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 술이야, 아메리카노, 취중진담'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은 납득하기 힘든 결정..;;


조금 전, 아주 웃긴 뉴스를 하나 접했습니다.
'술'이라는 단어와 '담배'라는 단어 등이 들어간 몇몇 유명 대중가요에 대해서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유해물로 지정을 했다는 뉴스였는데요.[각주:1]


이런 기준에 의해서 이번에 19금으로 분류된 노래들을 좀 정리해보면..
십센치의 '아메리카노', 바이브의 '술이야'를 편곡한 장혜진의 '술이야', 송창식의 '고래사냥'을 편곡한 자우림의 '고래사냥', 전람회의 '취중진담'을 편곡한 김조한의 '취중진담', 2PM의 '핸즈업' 등이 이번에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이들 노래에는 어떤 문제가 있어서 여가부로부터 19금이라는 딱지를 받게 된 것일까?;

관련 기사들을 종합해보니, 
'아메리카노'는 '이쁜 여자와 담배 피고 차 마실 때'라는 노랫말과 '여자친구와 싸우고서 바람 필 때', '다른 여자와 키스하고 담배 필 때'같은 노랫말이 청소년에게 유해해서 19금,
'술이야'는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라는 노랫말 때문에 19금,
'고래사냥'은 '술마시고 노래하고'라는 노랫말 때문에 19금,
'취중진담'은 '그래 난 취했는지도 몰라 실수인지도 몰라 약한 모습 미안해도 술김에 하는 말이라 생각지는 마'라는 노랫말 때문에 19금 판정을 받게 되었다고 하고요.[각주:2]

언급된 이들 곡은 앞으로,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 시청 보호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방송이 금지[각주:3]되고, 인터넷에서 곡을 다운로드받을 때도 성인 인증을 받아야 하며, 음반을 판매할 때도 '19세 미만 청소년 판매금지' 표시를 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
솔직히 저도 이런 쪽으로는 나름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편인데, 그런 제 기준에서 봐도 이해와 납득이 전혀 가질 않고, 그저 그 발상 자체가 놀랍고 충격적이게만 다가왔는데요.;

진짜, 어떻게 '아메리카노'와 '술이야', '고래사냥', '취중진담'이 19금일 수가 있는지..;;
게다가, 술이야, 고래사냥, 취중진담의 경우, 원곡은 19금이 아닌데 편곡된 버전은 19금일 수가 있는지..;;


생각컨대, 이번 결정은 노래 가사의 행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단순히 '술'이나 '담배' 같은 지엽적인 단어에만 중점을 둬서 심의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요.

사견이지만, 진짜로 미성년자들을 유해물로부터 보호하고 싶어서 꼭 무언가 규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들 곡에 19금 딱지를 붙이기 이전에,
온가족이 시청하는 시간에 방송되는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의 선정성 문제나 어떻게 좀 해결을 해보시고..,[각주:4]
아이돌 연예인들의 의상과 춤부터 좀 덜 선정적이게끔 바꿔보시고..,
술 담배라는 단어는 안들어가 있지만 충분히 술 담배를 연상시킬 수 있을만한 노랫말에, 오히려 이번에 지적받은 곡들보다 누가봐도 더 문제가 많다싶은 노랫말을 담고 있는 일부 트로트곡들이나 먼저 19금 유해물 판정을 내리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자라나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가급적이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고서, 밝고 맑게 잘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유해물로 지정한, 고래사냥이나, 취중진담, 술이야, 아메리카노 같은 곡들의 경우는..
노래들을 아무리 곱씹어 들어봐도,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만한 정도의 문제곡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요.

19금 판정의 이유가, 단지 노랫말에 술이나 담배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유해물이라고 한다면, 
같은 논리로, 술과 관련된 국순전이나 국선생전은 물론이고, 술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청산별곡, 관동별곡 같은 작품들도 유해물, 심지어 성경도 유해물이라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시대 정서와 세월이 담긴 '고래사냥' 같은 명곡과, 인류보편의 정서인 사랑이라는 감정이 잘 표현된 '취중진담' 같은 명곡조차도 청소년유해곡으로 명명해버린다고 한다면, 청소년유해곡이 아니어서 마음놓고 듣고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우유송이나 토마토송, 당근송 정도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1. 이미 여성가족부에서 결정은 났고, 다음주에 행안부 고시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본문으로]
  2. 2PM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언급을 생략할까 합니다.; [본문으로]
  3. 주말 기준 [본문으로]
  4. 오히려 '이성교제를 왜곡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대중가요 한곡이 아니라, 이런 드라마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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