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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mbc 스페셜,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편.. & "kbs 특집 다큐, 무소유의 삶 - 법정스님" 편(20100312)을 보고..

by 雜學小識 2010.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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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편.. & "kbs 특집 다큐, 무소유의 삶 - 법정스님" 편(20100312)을 보고..


지난, 3월 11일...
오후였던가 저녁 무렵에,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ㅜㅜ


10여년 전..
잠깐의 시간이 남기에 들렀던 서점에서 별 생각없이 집어 들었던, 얇은 문고판 '무소유'....
그렇게 저는 법정스님의 글과 처음으로 마주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법정 스님의 글을 하나씩 챙겨 읽게 되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상황 상 선물은 해야겠는데 선물을 주고 받기에는 좀 애매한 사이일 때, 혹은, 마땅한 게 없을 때, 주로 했었던 선물이 바로 '법정스님의 책'이었고,
금액으로 따지자면 그저 1만원 안팎.. 그다지 값비싼 선물이 아님에도 받는 이들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때문에 선물을 했던 저도 함께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불자는 아니지만, 제게 법정 스님은 조금 각별한 의미의 어른이셨는데요.
입적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많이 먹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시는 길에도 무소유를 실천하려 하셨던 스님의 뜻대로, 장례 기간 임에도 세상은 조용하기만 하고...
거기에, 이런저런 세상의 번잡한 뉴스들이 사람들의 귀와 눈에 먼저 들어오고...
해서, 안타깝게, 아쉽게, 생각했었는데요.

다행히도 어젯밤에는 kbs와 mbc에서 연이어, '법정 스님'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덕분에 저 개인적으로도 많은 생각과 결심 같은 것을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럼, 두 방송을 하나로 묶어 리뷰를 좀 적도록 하겠습니다.




1. 'mbc 스페셜'에 대한, 만구 내맘대로 평..

1) 자연 그 자체를 담아내었기에, 더욱 아름다웠던 화면...

뛰어난 영상미...
첫 장면부터 느껴지는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촬영을 했던 분들의 사진 실력도 뛰어났겠지만, '자연 그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이 더 컸던 게 아니겠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꽃피는 산도, 눈덮인 산도, 절 한켠에 놓인 나무 의자도, 선방 창에서 바라본 자연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그 자체로 운치있었습니다.

2) 방송의 안정감을 더했던, 김주하 씨의 내레이션...
방송 주제에 따라서, 거의 매 편 마다, 바뀌었던 내레이션 주인공... 이번의 법정 스님 편은 김주하 씨가 맡았는데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목소리..
그래서, 이번 방송에 잘 어울렸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스님의 모습을 긴 기간 동안 담아낸 방송..
어제의 방송은 스님이 입적하신 지난 11일부터의 화면 뿐만 아니라, 그 이전 스님의 생전 모습들도 함께 보여주었는데요.
설법하시던 모습, 제자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 병상에서의 모습, 그리고, 스님의 예전 자취를 따라가는 촬영까지...
그렇게, 스님의 모습을 담아낸 방송이었습니다.


2. 'kbs 특집 다큐'에 대한, 만구 내맘대로 방송 평..

1) 스님의 사상을 담아내는데, 중점을 둔 방송...

mbc 스페셜보다 한시간 가량, 먼저 시작되었던 kbs 특집 다큐...
때문에, 두 방송은 서로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굳이 두 방송에 대한 평을 나눠서 적어보자면, 영상미는 mbc스페셜 쪽이 좀 더 앞섰던 것 같지만, 방송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kbs 쪽이 좀 더 짜임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kbs가 한시간 먼저 방송을 했었기 때문에, 시청하는 입장인 저에게 더 큰 각인이 되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스님께 직접 화두를 묻는다거나, 스님의 정신 세계에 영향을 끼친 인물에 대해 이야기한다거나 했던 내용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2) 법정 스님의 족적을 따라가며 소개했었던 방송..
사실, 불자가 아닌 저로서는 스님의 책들만 접했었지, 스님이 어디서 수행하셨던 것인지, 어떤 수행의 삶을 사셨던 것인지, 그 장소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 밖에 없었는데요.
방송은 스님이 머무르며 수행하셨던 곳곳을 비추며,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의 일월암부터, 다비식이 치뤄질 송광사, 대원각 터에 세워진 길상사 등, 여러 절들이 함께 겹쳐 소개가 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좀 헷갈리기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어느 정도, 연습이 되고 난 때문인지, 바로 이어서 해줬던 mbc 스페셜은 보기가 한결 수월한 느낌이었습니다.


3. 법정스님의 사상과 만나다..

이 두 방송...
방송사는 달랐으나,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하나였지 않겠나 싶습니다.
해서, 리뷰 역시, 따로따로 구분해 적는 것보다, 두 방송을 보면서 제가 인상깊게 받아들였던 스님의 사상에 대한 정리를 하는 것으로 리뷰를 적어보려 하는데요.
사실, 받아 적어가며 방송을 본 것이 아니다보니, 두 방송을 구분해 적는 것이 불가능해서 이렇게 한데 묶어 적어볼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1) "나는 무엇인가?"
스님의 화두는 이것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매순간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는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일상 생활이 바로 설 것이라는 내용의 말씀을 하시는 걸 들으면서,
화두가 단지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식의 무엇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목표와 잣대가 되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 저도 저만의 화두를 정하고 정진해 봐야겠습니다.

2) 삶과 죽음의 순간에서, 무소유...를 이야기하셨습니다.
무소유...
책 제목으로도 쓸 만큼, 스님은 생전에 무소유를 강조하셨는데요.
빈 여백이 너무도 많아 보였던 단촐한 방안, 그럼에도 책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다기류에 대한 욕심이 있다며, 스스로를 경계하셨던 스님...
사람이 죽으면 소유하고 있던 물건 또한 죽는다며, '나누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살았을 때 나눠주라'는 말씀과 함께 몸소 그것을 보여주셨던 스님...
마지막 가시는 길 조차도, 장례식이나 수의 같은 일절의 형식을 거부한 채, 관도 아닌 대나무 평상에 누우신 스님...
사리도 거두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삶과 죽음의 그 어느 순간에서도, 무소유를 몸소 실천해 나가신 스님의 뜻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물욕 많은 저로서는 도저히 그렇게 버리며 사는 삶을 살아낼 자신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보려는 노력은 매 순간 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 비슷한 것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단순함과 간소함"...
생전에 스님이 강조하셨던 두 가지... 바로, '단순함'과 '간소함'인데요.
이 두가지 모두, 위에서 적어본, 무소유의 또다른 이름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조직의 노예', '관계의 노예'가 되지 말고, '간소하게 단순하게 살라'는 당부에,
욕심을 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어는 보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쥐고 있는 것들, 좇고 있는 것들, 온통 물질들만 떠올려집니다.
입만 욕심을 버려야지라고 하고 있을 뿐, 손으로는 마음으로는 머리로는 비우지 못하고 움켜쥐고 있는 저를 스스로 바라 보면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4) "자연주의적인 삶" & "생명 중심 사상"....
법정 스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 바로, 간디와 소로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자연주의자 소로우의 사상을 마지막까지도 실천해 나가셨는데요.
암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과 바람과 새'라는 말씀도 인상적이었고, '흙에서 멀어질 수록, 병원과 가까워진다..'라는 말씀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그런 자연친화적인 사상이 오롯이 담겨 있는 듯 보였던, 도심 속 '생태 사찰' 길상사도, 한겨울 이끼를 방에 놓아둘만큼 생명 하나하나를 아꼈다는, 일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문에, 방송을 보면서, "나도 몸을 위해서도, 마음을 위해서도, 영혼을 위해서도, 자연 속에 사는 삶...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되었는데요.
당장, 내일이라도 가까운 산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5) "불교를 향한 사랑 & 타 종교를 향한 포용"...
스님은 생의 마지막 즈음까지도, 불교를, 불자를, 사랑하셨습니다.
또한, 사후의 두려움을 모두 떨칠 수 있을만큼, 불교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계셨고요.
그러나, 불교 만을 주장하거나 강조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타 종교를 향한 열린 마음과 포용의 정신이 불교계와 가톨릭계의 이해를 돕고, 서로 함께 하는 밑거름이 되었는데요.
"정상은 하나이나, 그 정상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는 말씀이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6) 그간 발행하셨던 '책의 절판'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동안 풀어놓았던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는 스님의 의지...
스님은 그렇게 책의 절판을 이야기하셨는데요.
지금 구하지 않으면 앞으로 스님의 책은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가지지 못한 책은 지금이라도 주문을 해야할까?'라는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7) 스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기억하겠습니다.
절과 교회가 호사스러운 것은 문제라면서, 절이 '가난하면서도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기를 바랐던, 스님의 당부..
'가난이 가난이 아니고, 외로움이 외로움이 아니라시며', 간소하고 간소하게 살라고 당부하셨던, 스님의 말씀...
독서와 명상과 노동을 통한 소박한 행복을 몸소 보여주시면서, '없는 듯이 살아가라'는 당부를 하시는, 스님..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는 말씀을 기억하겠습니다.


4. 봄날은 갑니다.

방송에서 들려줬던, 스님의 마지막 설법이 자꾸만 머리 속을 맴돕니다.
"봄날은 갑니다"....

좋았던 봄날, 화려했던 봄날, 따스했던 봄날...
누구에게나 있었을 이런 봄날은 또 누구에게나 사라질 날일테지요.

늘 경계하며 살겠습니다.
순간순간에 치우치며 살아가는 그 때 조차도, 한번씩은 돌아보고 살겠습니다.
맑고 향기로운 나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최초 발행 : 2010년 3월 13일 14시 52분 ............... 재발행 : 2010년 3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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