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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글들 (2008 ~ 2011)/2009 이슈 속으로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현장 화재 사고..

by 雜學小識 2009.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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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현장 화재 사고..


어제는[각주:1], 정월대보름..
때문에, 각 지역마다 이런저런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진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명 사고가 발생한 창녕의 화왕산에서도 억새 태우기 행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예부터 이맘 때에 새로운 한 해의 농사를 위해 논밭에 불을 놓는 풍습이 있던 것을, 요즈음 각 지자체에서 그와 유사한 행사로 만들어 나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싶습니다.



1.
일단, 올해처럼 겨울 가뭄이 극심한 이때에, 단지 3년마다 한번씩 있던 행사를 할 때가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일을 기어이 추진했어야 옳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다행스럽게도 어제의 사고와 같이 우려할만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극히 건조한 이때에 불이 자연적으로 꺼지지 않는다면 불을 끄는데 많은 물이 필요할 거란 생각을 이 행사를 추진한 측에서는 하고 시작한 것일까요?
주민들이 먹고 마시고, 농사를 지을 물이 충분하다면, 물이 남아돈다면 또 모를 일이겠습니다만, 전국적으로 가뭄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는 이때에, 이런 행사를 진행하다니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결국, 인명의 피해와 더불어, 이번 행사로 촉발된 불은 산불로 번져 나가고 있다고 하니, 행사를 진행한 측에서는 이와 관련한 예측도 하지 못했다는 것인지 묻고 싶을 뿐입니다.


2.
다음으로, 50미터의 안전 거리 운운에 대해서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산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에서 불이 났었는데요, 삽시간에 집 근처 산까지 불이 번지더군요.
물론, 소방헬기도 떴었고, 많은 인력이 불을 끄기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산불은 번지고 번져, 결국은 탈만큼 타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기억에 완전히 불이 꺼지기까지, 이틀인가 걸렸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산불이 집 가까운 곳에서 계속되던 날 밤을 기억합니다.
나무가 차작차작,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정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나무가, 산이, 울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지금 적고자 하는 것은 이런 감상적인 느낌이 아니라, '불의 속성'에 대해서 입니다.
그전까지는 몰랐었는데, 직접보니 불이 날더군요.
그냥, 차례대로 태워가는 것이 아니라, 불은 튀어 날았고, 불씨는 그야말로 춤을 추더군요.

그런데, 그런 불을 단지 50m의 거리만 둔 채, 구경하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것도 가물디 가문 겨울 산에 불을 놓으면서 말입니다.
당연히, 불이 삽시간에 번져나갈 거란 예상을 했었어야 옳았습니다.


3.
불, 그리고, 바람..

행사를 진행하는 측에서는 어제, 화왕산의 풍향이라던가, 풍속을 살피고 행사를 진행한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돌발적으로 바람이 방향을 바꾸어서 어떻게 대비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덮어 버리기에는 너무나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당연히, 바람에 대한 대비를 했었어야 옳았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계획된 것이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꼭 해야만 하는 것..
세상 천지에 그런 것이 어디있습니까?

행사를 진행하는 측에서는, 당연히 당시의 상황을 살펴, 그에 맞게 행사를 취소하거나, 변경했어야 옳았습니다.
또 만약, 그 순간 이런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면, 이후에라도 안전을 위한 만반의 대비를 다 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여러 명이 불을 피하다 사망하고, 일부는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제발,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늘 문제가 끊이지 않는 요즘인데, 이런 人災까지 더해서야 되겠습니까?


p.s>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쾌유와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1. 자정이 지났으니, 어제라고 적어야겠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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