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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를 말하다

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37. "공구다, 공군다" 편..^^

by 雜學小識 200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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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37. "공구다, 공군다" 편..^^


오늘 적어 볼 단어는 "공구다"와 "공군다"입니다.

이 단어는 숙제 단어고요. 숙제를 출제해 주신 분은 최근 알게 되어, 급 친하게 된 "특파원"님이십니다.^^


앞선 글에서, "강산에의 노래, 와그라노"에 나오는 사투리를 해설해 본 적이 있는데요,
이번 주엔 여차저차해서 새로운 글을 적지 못했기에, 그 글을 재발행했었는데, 거기에 숙제를 주셨더라고요.

그럼, 특파원님께서 내주신 첫번째 숙제[각주:1]를 함께 보실까요?^^



결국, 이렇게 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 "공군다"..
그런데, 기본형을 생각해보니, "공구다"를 적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해서, 유사한 형태이고, 거의 같은 뜻의 단어이지만, 제목에 두 표현 모두를 적기로 했습니다.


공구다, 혹은, 공군다..

이 단어에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의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에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각각의 뜻과 그 활용 예를 좀 적어볼까 하는데요.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공구다

뜻....>>>

1. 표준어로 고쳐적자면, '괴다'[각주:2] , '받치다' 정도의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 공군다 - 표준어로 바꾸어 적으면 '괸다'가 되겠네요.^^ 

2. '갈구다, 구박하다, 괴롭히다' 정도의 의미로 쓰이는,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소리....>>> 
다 (발음은 글자 그대로 나고, 억양은 경북 발음 기준으로 '구'에 옵니다)




동의어..>>>


1. 공구다 (경상도 사투리) = 괴다 (표준어) = 받치다 (표준어)
1'. 공구다 (경상도 사투리) `=. 낑구다 (경상도 사투리) = 찡구다 (경상도 사투리)


여기서, 잠깐...!!!

1' 에 대한 설명을 좀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공구다'의 뜻은 앞서 '괴다'의 사전적인 설명을 각주로 적으면서 이미 적어 보았는데요,
이 부분에서 갑자기, 경상도 사투리 '낑구다'와 '찡구다'도 조금 언급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일단, "낑구다"와 "찡구다"는 정확하게 같은 의미의 단어고요, 단지 글자 한자씩만 다를 뿐입니다.
그럼, "찡구다", "낑구다"는 어떤 뜻이냐?
이 사투리는 표준어로 적자면, "끼우다', "끼워넣다" 정도로 바꿔 적으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끼우다'와 '괴다'의 차이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어떤 부분에 무엇을 끼워 넣느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명을 하자면, "괴다"라는 의미의 "공구다"는 어떤 물체의 아래에 끼워 넣을 때 주로 쓰이는 반면,
"괴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상황에서 쓰일 수 있는 "끼우다"라는 의미의 "낑구다"와 "찡구다"는 어떤 물체의 아래 뿐만 아니라, 위, 혹은, 옆에 끼워 넣을 때도 쓸 수 있는 말이고요, 또한, 굳이 어떤 물체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끼워넣을 때도 이 표현을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공구다"와 "낑구다", 혹은, "찡구다"의 관계를 집합기호로 나타내 보자면,
그 의미 상, "공구다" ⊂ 낑구다", "찡구다"..
이와 같이 적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 여기서, 조금은 뜬금없이, "찡구다"와 "낑구다"를 언급해 본 것은,
"공구다"와 "찡구다, 낑구다"는 엄밀히 말해서 동의어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단어를 서로 바꿔써도 무방할 때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적고 싶어서 였습니다.



2. 공구다 (경상도 사투리) =  갈구다 (은어, 속어, 비어... 이 중에서, 어느 것 하나는 맞을 듯 싶지만, 딱히 뭐라고 꼬집어 적기에는 애매한, 이 단어.. 어쨌든, 표준어는 아닙니다;;) = 구박하다 (표준어) = 고생시키다 (표준어) = 괴롭히다 (표준어) = 때리다 (표준어)

여기서 또, 잠깐...!!!

제가 여기서, 잠깐을 외친 이유...
바로, 특파원님께서 숙제 출제를 해 주시면서 예로 들어주신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숙제를 받아든 순간,
"어 이 단어, 여러 의미로 쓰이기는 하는 단어지만, 왜, 주로 쓰는 예가 나랑 다를까?"라는 조금은 쓸데 없는 생각을 잠깐 했었거든요.;;

설명을 잠깐 하자면, 
저는 이 단어를 1과 1'의 뜻으로 주로 쓰는데 반해, 숙제와 함께 적힌 예에는 2의 뜻이 적혀 있더라고요.;;
해서, 그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요,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그건 아마도, '성별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여자이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거친 환경 속에서 살았던 것도 아니어서, 크면서도, 지금도, 2의 뜻으로 쓰이는 "공구다"라는 표현을 누구에게 직접적으로 들어본 적도, 써본 적도 없는 반면에[각주:3], 특파원님께서는 남성분이시니 편한 자리에서 이 뜻으로 자주 쓸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처럼,
앞의 1과 1'의 뜻이 누구에게나 쓸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범용 가능한 의미라면,
지금 적고있는 2의 뜻은 조금은 상대를 가려가면서 써야할 뜻이니, 그 의미를 알아두시는 것과 함께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시는 지혜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활용 예..>>>


1 a.
니, 밥상머리에서 턱 공구믄 된다카드나, 안된다 카드나?
--->>>
너, 밥상머리에서 턱을 괴면 된다고 했니, 안된다고 했니?


어렸을 때, 제가 가끔 부모님께 듣던 꾸중인데요.;;
이 예에서 적은 "공구다..."는 표준어 "괴다", "받치다"와 바꿔 쓸 수 있겠습니다.


1 b.
가 : 여가 쪼매 찌부네.
--->>>       여기가 조금 기우뚱하네(기울어져 있네).
나 : 그카믄 뭐로 쪼매 공가바라. --->>>        그럼, 무엇으로든 좀 받쳐봐라.


여기서도 또, 잠깐~!!!!

예를 든다고 들다보니, "찌불다"가 톡 튀어나와 버렸네요.;;

"찌불다"..
이 단어는, 경상도 사투리고요,
"기울다", "기우뚱하다", 기울기가 맞지 않다"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이건, 따로 포스팅을 해도 좋을 단어인데...;;;
일단, 여기에서 예로 잠깐 언급을 해두도록 하고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따로 '주제 단어'로 만들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c.
이거, 잘몬하믄 자빠지겐네. 공가야 되게따.
                       --->>>
이거, 잘못하면 넘어지겠네. 괴야(받쳐야) 되겠어.


1 d.
야야, 이쪽으로 넘어갈라칸다. 뭐 쫌 공가라.
                   
--->>>
얘, 이쪽으로 넘어가려고 하네. 뭘 좀 괴어 봐라 (받쳐라).


이 예는 숙제 댓글 아래에 또다른 댓글로 비프리박님께서 남겨주신 예입니다.^^




2 a.
뭐, 이런 기 다 있노? 
고마 쎄리 팍 공가삘라.
                        ---->>>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그냥, 때려버릴까 보다.(괴롭힐까 보다, 고생시켜 버릴까 보다)


ㅋㅋ
예로 들어 본 이 문장, 억양만 가만히 생각해봐도 무섭지 않나요?;;

그리고, 위에서 굳이 여러 표준어 뜻으로 해석을 해 봤지만,
결국, 의역하자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뜻인데요.

'구석에 몰아버리겠다, 때려버리겠다, 고생을 시키겠다..' 등등의 의미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 "공가삘라" 뿐만 아니라,
"공가뿔라"..., 이 표현도 경상도에서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2 b.
공가삘라, 마.
--->>> 그냥, 갈궈버리겠다.

해석 상, "갈구겠다, 갈궈버리겠다"는 의미로 적어보기는 했으나,
결국, 이 표현의 뜻 역시 2 a와 같이, "그냥(가만히) 놔두지 않겠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참, 위의 2 a에서 적은, '고마', '쎄리', '팍', 그리고, 2b에서 적은 '마'와 같은 표현은 굳이 표준어로 적으려면 바꿔 적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쓰일 때는, 특별히 별 뜻이 있다기보다, 문장의 앞, 혹은, 뒤에 붙여 씀으로써, 강조의 의미를 더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 c.
니, 누 한테 공깄나?
   
              ---->>>         너, 누구에게 갈굼(괴롭힘, 시달림)을 당했니?


2의 뜻, 하나를 가지고, 비슷비슷한 의미의 예를 a, b, c.. 세 개나 적어 본 이유..
바로, '피동형'과 '사동형'에 대해서, 좀 적고 싶어서였는데요.^^

'공구다'와 '갈구다'가 사동형이라면, 
'갈굼을 당하다', '구박을 당하다', '괴롭힘을 당하다', '맞다' 등의 피동의 의미로 쓰이는 사투리 표현은 '공기다'입니다.

그러니,
내가 남을 괴롭힐 때는 '공구다', '공구었다', '공괐다'라고 쓰고,
남에게 내가 괴롭힘을 당했을 때는 '공기다', 공깄다', '공겼다'라고 쓰면 되겠습니다.



음..
여기까지, "공구다"와 관련한 여러 설명을 적어 봤는데요.

사실, 2의 뜻은 100% 자신을 갖고 썼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유는 본문에서도 잠깐 적었습니다만, 일단, 제가 일상에서 주로 듣고, 쓰던 표현이 아니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예 몰랐던 뜻은 아니고 어쭙잖게나마 알고 있던 뜻이어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적는다고 적어는 봤습니다만,
어쩌면 이후에 조금의 첨언, 혹은, 수정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럼, 오늘의 사투리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요. 다음에 또다른 단어를 가지고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참,,, 숙제도, 글의 내용과 관련한 첨언과 지적도, 언제나 감사히 생각하고 있으니, 많은 댓글 부탁 드려요~~~^^

  1. 이번에 제대로 써야 다음 번에 또 숙제를 주실텐데... 좀 긴장되네요.^^; [본문으로]
  2. 괴다.. 사전적인 뜻이 크게 몇 가지가 있는데요, 여기서는, '기울어지거나, 쓰러지려는 어떤 것의 아래를 받쳐서 쓰러지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의 괴다에 대해서 적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3. 그러면서 뜻은 어떻게 아는 거냐고 하시면, "간접경험"이라고 밖에 못할 것 같은데요. 누군가에게 직접 듣지도, 배우지도 못했지만,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어느 순간 그 의미를 깨우치게 된.... 뭐, 그런 경우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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