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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리뷰/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이태원 "솔개"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721]

by 雜學小識 201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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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솔개"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721]


대중가요 속 노랫말에서 주를 이루는 이야기는 '사랑' 혹은 '이별'에 관한 것..
그래서 때론 그런 주제가 아닌 다른 내용의 노랫말을 담은 곡들을 만나게 될 때면 어색함까지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또 때론..
사랑과 이별에 대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노래하고 삶을 노래하면서 여러 유의미한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는 노래들이 한없이 듣고 싶어질 때도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이 곡 역시, 듣고 있다보면 여러 생각이 겹쳐드는..
그러나 종국에 가서는 복잡한 마음과 머리 속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그런 곡이 되겠습니다.^^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골라본 곡은 이태원의 "솔개"[각주:1]입니다.[각주:2]


"우리~는 말안하고 살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소리없이 날아가는 한울 속에~ 마음은 가~득차고~~"
라는 노랫말로 시작되어,

"멀어져간~ 나의~ 솔개여~~"라는 노랫말로 끝을 맺는 이 곡은..

'다시 살기 위해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다'는, 진짜일지 가짜일지 모르겠는 '솔개의 우화'를 기저에 깔고 있는 곡으로 보여지고요.

총 3절의 노랫말 속에..
'세상 속에 지쳐있는 나'와 '그런 나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인 솔개[각주:3]'와의 대비를 통해서, 현 상태의 나에서 온전히 벗어나고 싶은 곡중 화자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 곡입니다.


수 많은 질문과 대답이 존재하는 말많은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나..
수 많은 관계들 속에서, 자유롭고 싶은 나..
수 많은 농담과 한숨들을 지어보이면서까지도 부푼 꿈만은 간직한채 살아내고 싶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져갈 수 밖에 없는 나..

그렇게, 곡중 자아는 시끄러운 세속과 분주하기만한 관계들과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를 미래의 꿈을 쫓는 자신의 삶을 부질없다 여기며, 홀로 목표한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솔개가 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상당히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노랫말 표현[각주:4]을 담고 있는 곡이자,
경쾌한 곡 느낌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마냥 들뜨게 하기보다는 머리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는 노래인,
이태원의 "솔개"를 소개해 보았고요.

내일은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1년"을 주제곡으로 해서 글을 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윤명환' 작사, 작곡의 곡입니다. [본문으로]
  2. 이태원 1집 앨범(1986)의 타이틀곡 가운데 한곡입니다. [본문으로]
  3. 이미 새로 태어난 솔개이든, 새로 태어나기 위한 준비 과정 속의 솔개이든, 현재에 묶여 있는 나와는 다른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문으로]
  4. 가장 먼저는 노랫말 속에 '솔개'라는 대상을 담아냈다는 것부터, 천도교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한울'이라는 표현이 쓰인 것, 그리고, 자기 비하이자 솔개라는 대상에 대한 동경이 담긴 것이라 이해해도 좋지 않을까 싶었던 '부리'라는 표현과, 단순히 we라는 의미로 봐도 좋겠지만 솔개의 시각에서는 그러한 관계들이 '울타리'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중의적인 해석까지 해보고 싶은 '우리'라는 단어까지.. 이 곡의 노랫말은 찬찬히 듣고 있다보면, '왠지 뭔가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한편의 잘 쓰여진 시같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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