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람회 "기억의 습작"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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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 "기억의 습작"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 110522]


쓸쓸하고 스산한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오는 어느 날, 혹은, 가끔 멍하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들지 않을 때..
그럴 때면 입에서 절로 흥얼거려지는 노래가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다 싶을 정도의 상황..
근본적인 해결책은 커녕, 당장 닥쳐온 순간조차도 넘길만한 답을 갖고있지 못한 때..
그럴 때면 무의식적으로 입밖에 터져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젠 버틸 수 없다고..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그러나 이곡..
사실은 굳이 스산한 바람이 부는 어느 날이 아니라고 해도, 굳이 무슨 일이 내 앞에 있었던 어떤 날이 아니라고 해도, 듣기에 충분히 좋은 곡입니다.

특히나, 이유를 알 수 없는 헛헛함이, 울음이, 온 가슴을 채우는 그런 날..
밑도 끝도 없는 생각이 생각을 물고 온 머리를 어지럽히게 되는 그런 날..
못마시는 독한 술 한잔이 간절해지고, 못피우는 담배 연기 한모금이 왠지 위로가 되어줄 것만 같은 그런 날..
이 곡을 들어보신다면, 차분하게 가라앉은 관조와 위로와 위안을 느껴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소개할 곡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각주:1]입니다.[각주:2]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이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이 곡은..

힘겨워 하는 너를 바라보는 나의 아픈 마음과,
그런 상황의 너에게 힘이되고 의미가 되고 싶은 지금의 내 마음과,
먼 훗날 내가 지금의 너처럼 힘든 상황 속에 놓이게 되었을 때, 힘겨워했던 지금의 너와 그런 너와 함께였던 지금의 나를 다시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을 노랫말에 담아내고 있는 발라드곡입니다.


지금도 예전에도 대중가요에서는 사랑 노래가 대세..
그런데, 전람회라는 이름의 남성 2인조 그룹이 들고나왔던 데뷔 앨범 속의 타이틀곡은 좀 달랐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사랑이라고 해도 우정이라도 해도 둘다 말이 될 것 같은 너와 나의 관계..
그것과 함께, 사랑일지 우정일지 명확하지 않은 너에 대한 나의 감정들..
뿐만 아니라, 지금의 너를 향한 노래면서, 동시에 미래의 나를 향한 노래이기도 한 곡..
그렇게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평범한 1990년대식 발라드곡과는 다른 느낌을 전해주었는데요.


단순히 '널 이해해, 널 위로하고 싶어,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라는 식의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지금의 너, 지금의 나, 미래의 내 기억 속 너와 나에 대한, 조금은 추상적인 표현과 의미를 전하고 있는 곡..
오늘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소개해 보았고요.

내일은 동물원의 "새장 속의 친구"를 주제곡으로 해서 글을 좀 적도록 하겠습니다.^^

  1. '김동률' 작사, 작곡의 곡입니다. [본문으로]
  2. 전람회 1집 "Exhibition" 앨범(1994)의 첫번째 수록곡이자, 타이틀곡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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