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48. '퍼뜩, 어뜩, 언능'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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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48. '퍼뜩, 어뜩, 언능' 편..^^


뭐든지 느린 거 잘 못보는 문화, 우리나라하면 역시 '빨리빨리' 문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텐데요.
오늘은 '빨리'라는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들을 묶어서 소개를 좀 해볼까 합니다.^^

경상도에서 '빨리'라는 뜻으로 가장 흔히 쓰고 많이 쓰는 표현은 '퍼뜩'입니다.
그런데, '퍼뜩'이라는 단어는 경상도에서만 쓰이고 있는 단어가 아닌, 표준어의 뜻도 따로 가지고 있는 단어여서, 그 내용에 대한 정리가 조금 더해질 필요가 있을 듯 하고요.
'퍼뜩'보다는 덜 통용되고 사용 빈도 역시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소개에서 빼놓을 수는 없는 단어, 경상도 사투리 '어뜩'[각주:1]에 대한 정리와 함께,
딱히 '사투리라고 봐도 좋을 것인지?', 또한 '이걸 딱히 경상도 말이라고 소개해도 괜찮을지?' 좀 애매하다 싶은 단어인 '언능'에 대한 언급까지, 쭉 이어가보겠습니다.




경상도 사투리 '퍼뜩', '어뜩', '언능'..

뜻....>>> 빨리, 어서, 얼른, 속히

소리....>>> [각주:2], 어[각주:3], 언[각주:4]


동의어..>>>

퍼뜩, 어뜩, 언능 (경상도 사투리) = 빨리, 어서, 얼른, 속히 (표준어) 


활용 예..>> 퍼뜩..

퍼뜩 자라. (-> 빨리 자라.)
퍼뜩 디비자라. (-> 빨리 자라.[각주:5])

퍼뜩 무라.[각주:6] (-> 빨리 먹어라.)

퍼뜩 온나.[각주:7] (-> 빨리 와라.)
퍼뜩 오이소.[각주:8] (-> 빨리 오세요.)
퍼뜩 오이라.[각주:9] (-> 빨리 오너라.)

퍼뜩 인나라. or 퍼뜩 일나라.[각주:10] (-> 빨리 일어나라.)
퍼뜩 인나바라. (-> 빨리 일어나봐라.)
퍼뜩 일나이소. or 퍼뜩 인나이소. (-> 빨리 일어나세요.)

퍼뜩 몬 하나? (-> 빨리 못하니?)
퍼뜩 빨리[각주:11] 몬 하나? (-> 빨리 못하니?)
퍼뜩 몬 치우나? (-> 빨리 못 치우니?)
퍼뜩 몬 치우겐나? (-> 빨리 못 치우겠니?)

퍼뜩 안 인나나? (-> 빨리 안 일어나니?)
퍼뜩 일로 안오나? (-> 빨리 이리로 안 오니?)

퍼뜩 전화 안받고 뭐하고 자빠졌노? (-> 빨리 전화 받지 않고 뭐하고 있니?)


활용 예..>> 어뜩..

어뜩 무라. (-> 어서[각주:12] 먹어라.)
어뜩 씩꺼라. (-> 어서 씻어라.)
어뜩 치아라. (-> 어서 치워라.)
어뜩 빨리 해라. (-> 어서 빨리 해라.)

어뜩 빨리 몬하나. (-> 빨리 빨리 못 하니?, 어서 빨리 못 하니?)


활용 예..>> 언능..

언능 언능! (-> 얼른 얼른!)
언능 몬 움직이겐나? (-> 얼른 움직이지 못하겠니?)


살펴봅시다 : '퍼뜩', '어뜩', '언능'에 대한 이런 저런 설명 혹은 사족..
퍼뜩..

퍼뜩은 앞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빨리'라는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이기도 하지만, 이 뜻이 아닌 다른 뜻의 표준어 단어이기도 한데요.
퍼뜩의 표준어 뜻.. 사전에 적힌 설명을 옮겨와보면,
1 어떤 생각이 갑자기 아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모양, 2 어떤 물체나 빛 따위가 갑자기 아주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모양, 3 갑자기 정신이 드는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적혀 있는데, 
정리하면, '순간적으로, 갑자기 00한 상황에서 쓰이는 부사어'라는 거고요.

한편, 경상도에서 쓰이는 퍼뜩은 표준어의 뜻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빨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혹시나 두 뜻의 차이가 잘 와닿지 않는 분들을 위해 표준어 뜻으로 쓰이는 예문 하나와, 경상도 사투리 뜻으로 쓰이는 예문 하나를 각각 만들어보면,

먼저, 표준어 뜻으로 쓰이는 문장부터.
'그 말을 듣고 보니 정신이 퍼뜩 들었다'라는 말을 표준어 뜻으로 해석하면 '그 말을 듣고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는 거지만,
경상도 사투리 뜻으로 풀게 되면 '그 말을 듣고 보니 정신이 빨리 들었다'라는 거여서, 이 경우 문맥의 의미가 전혀 어우러들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의미 연결이 좀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 있고요. 

다른 예로, 경상도에서 자주 쓰이는 말 중에 '퍼뜩 오이소'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걸 경상도 사투리 뜻으로 해석하면 '빨리 오세요'라는 거지만,
표준어 뜻으로 풀면 '갑자기 오세요'가 되는 거여서, 이 역시 문맥 흐름이 매우 자연스럽지 못하고요.

대충, 이렇게 문장들을 놓고서 비교를 해보면, 표준어 '퍼뜩'과 경상도 사투리 '퍼뜩'이, 쓰이는 상황도, 그 의미도 상당히 다른 단어라는 것이 좀 더 한 눈에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어뜩..

어뜩 역시 퍼뜩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표준어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인데요.
표준어 '어뜩'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지나치는 곁에'라는 뜻을 가진 부사어임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표준어로는 '갑자기, 잠깐'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이 단어가, 경상도 사투리로 쓰일 때는 '어서'라는 뜻을 가진다는 것.

예를 들어, 경상도 사투리로 '어뜩 무라~'라는 뜻은 '어서 먹어라'는 뜻인데, 이걸 표준어 뜻으로 고치게 되면 '갑자기 먹어라', 혹은 '잠깐 먹어라' 정도의 뜻이 되는 거니,

'어뜩' 역시 표준어와 사투리 뜻의 차이를 확연히 구분하실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언능..

빨리라는 뜻의 사투리 단어를 묶으면서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겠고, 그런데 설명을 보태보려니 좀 애매하다고 느껴졌던 단어 '언능'..
아래에는 언능에 대한 명확하지도 않고 두서도 없는 내용들을 좀 적게될텐데요. 제가 기대하는 것은 집단지성의 힘 뿐..^^;;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댓글이 보태지다보면 좀 더 명확한 설명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가지고 글을 이어가보려 합니다.^^

(예전 제가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서 자주 들었던 말이지만, 어감이 주는 어떤 느낌[각주:13] 때문인지 요즘 젊은이들에게서는 잘 들어보지 못했던 표현 어뜩), 반면에 '언능'은 요즘의 젊은 연령층 사람들에게서도 꽤 자주 들어볼 수 있는 표현인데요.

의문을 가져보게 되는 것은, 제 기억 범위 내에서 '예전 어렸을 때 어른들의 입을 통해서 이 표현을 많이 들어봤었던가?'를 떠올려봤더니 퍼뜩과 어뜩 정도를 들어봤었지 '언능'이라는 발음으로는 들었던 기억이 별로 없다는 것.[각주:14]
따라서,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것은 혹시나 이 '언능이라는 표현이 지역 구분 없이 요즘의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표현은 아닌가?'하는 것 하나하고,[각주:15]
또한 언능이 사투리가 맞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국어사전에 적힌 내용을 보면 '얼른의 전남지방 방언'이라는 설명이 있는만큼, 이게 예전부터 경상도 지방에서도 쓰이던 말인가? 혹은 여러 매체의 발달로 인해 전라도 말이지만 요즘들어 경상도에서도 젊은 사람 중심으로 따라 쓰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할 듯 한데요.

정리하면,
얼른과 언능의 발음 연관성을 놓고 생각을 해보면, 언능을 딱히 사투리가 아닌 얼른보다 귀여운 어감의 표현 정도로 봐줄만한 여지가 있다는 전제를 깐 상태에서.
그렇다면, '언능'이 '사투리'인지 혹은 '얼른이라는 표준어 표현과 어감을 조금 달리하는 변형 형태'인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타지방 특히 중북부 지역의 사람들이 '언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들어봤느냐 하는 것이 기준이 될 수 있겠다는 것,
그리고, 만약 중북부 지방 사람들은 잘 모르는 표현이라고 한다면 사투리인 건 맞다고 보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표현을 전라도 사투리이자 경상도 사투리라고 소개할 수 있으려면 경상도인들 중 현재의 젊은 세대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도 이 표현을 쓰고 계셔야 하는 거니까 그 부분에 대한 확인이 또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각주:16]


'퍼뜩', '어뜩', '언능'..
이 글에서는 빨리, 어서, 얼른의 뜻을 가진 이들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보았는데요. 아쉽지만 여기까지가 지금 제가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의 전부인 듯 하네요.

그러면 오늘의 사투리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구요. 조만간 또다른 단어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1. '어뜩' 역시 표준어 뜻을 따로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본문으로]
  2. 발음은 글자 그대로 납니다. 다만, 억양 강세는 경북 발음 기준으로 "뜩"에 있습니다. [본문으로]
  3. 발음은 글자 그대로 납니다. 다만, 억양 강세는 경북 발음 기준으로 "뜩"에 있습니다. [본문으로]
  4. 발음은 글자 그대로 납니다. 다만, 억양 강세는 경북 발음 기준으로 "능"에 있습니다. [본문으로]
  5. 말 그대로 옮기자면, '빨리 뒤집어 자라'라고 해서 조금 속된 표현이라고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실생활 속에서의 예를 생각하면 딱히 속된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고 보는 편이 맞겠고 그냥 '빨리 자라'의 강조 표현 정도로 보셔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본문으로]
  6. '무:라'라고 장음으로 발음하고, 경북 발음 기준으로 '무'에 강세 있습니다. [본문으로]
  7. 딱히 높임 혹은 하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평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본문으로]
  8. 존대 혹은 반존대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9. 주로 어른이 아이에게 쓰는 표현으로, 일반적인 하대 표현이라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다만, 혹시나 친구 사이에 이런 표현이 쓰였다면 그때는 하대가 아닌 평어로 이해하시는 게 맞겠습니다. [본문으로]
  10. '인나다' 혹은 '일나다', '일어나다'라는 뜻입니다. [본문으로]
  11. 퍼뜩 빨리.. 뜻으로 보면 중복인데요. 그냥 강조의 의미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본문으로]
  12. 어서나 빨리나 어느 단어로 옮겨도 똑같은 뜻이지만, 어원을 고려한다면 '어뜩'이라는 표현에는 '어서'가 좀 더 가깝지 않을까 해서 '어서'로 적었습니다. [본문으로]
  13. 만구 제 맘대로 느낌이지만 같은 뜻으로 바꿔쓸 수 있는 여러 표현들 중에서도 '어뜩'은 유독 조금 촌스러운 느낌이 더하지 않나 싶고요. 그 때문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시골 살던 친척 어르신들의 입을 통해서는 꽤 들었던 표현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본문으로]
  14.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사투리 구다~'ㅋㅋ에 살았는데도 '언능' 대신 표준어 발음인 '얼른'을 주로 들었으니까요. [본문으로]
  15. 언능, 제가 느끼기에는 조금 귀여운 느낌, 조금 젊은 느낌의 표현인데요. 만약 이 가정이 맞다고 한다면 이건 표준어의 활용 혹은 잘못된 표현 정도로 봐야할 것이지 사투리로 분류하기는 어렵겠다는 거죠. [본문으로]
  16. 결국 이런 애매모호한 결론을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이제는 중장년층, 더 나아가서는 노년층 어르신들까지도 생활 중에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를 주로 쓰시기 때문이라고 해야겠고, 또하나는 제 예전 어릴 적의 기억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이 흐릿해졌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을 듯 한데요. 이럴 땐 그저 댓글의 힘을 믿을 수 밖에 없을 듯 해서, 장황하지만 이런 저런 말들을 서두삼아 남겨보았습니다. 혹시 관련하여 의견을 더하고 싶으신 분 계시면 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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