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26. "욕보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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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26. "욕보다" 편..^^


이 단어는 꽤 오래 전에 제 블로그의 유입 검색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단어인데요.
어느 분께서 "수고하셨습니다"의 사투리를 찾으셨더라고요.

'아, 실시간 확인이 가능했다면 알려 드렸을텐데...'
그렇게 아쉬운 마음에 적기 시작한 글이 바로 이 글입니다.^^


"욕보다"
사실, 이 단어는 경상도사투리로써의 뜻 뿐만 아니라, 표준어로써의 뜻도 가지고 있는데요.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니, "부끄러운 일을 당하다", "몹시 고생스러운 일을 겪다", "강간을 당하다"..
이 세가지 뜻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욕보다"라는 단어가 경상도에서는 어떤 의미로 쓰일까요?
물론, 위의 세 뜻이 경상도에서 전혀 통용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경상도에서 사용되는 "욕보다"라는 단어의 뜻과,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는 표준어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럼, 경상도 사투리 "욕보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욕보다

뜻...>>>

수고하다. 고생하다.


소리....>>>

보다
(읽을 때도 글자 그대로 읽으면 되고, 경북 발음 기준으로 억양 강세는 "욕"에 옵니다..)

동의어..>>>

욕보다 (경상도 사투리)[각주:1] = 수고하다 (표준어) = 고생하다 (표준어) = "형식적인 인사"


활용 예..>>

1. "욕보다" = "수고하다"

상황 1 >>>
  어떤 과제를 차질없이 잘 마무리 지을 때...
                   서로서로 격려의 인사를 주고 받을 때, 이 말을 쓰곤 합니다.


활용 형태는 그들 간의 상하관계나, 친밀도에 따라 높임 형태의 "욕봤습니데이~", "욕봤심니더~"가 쓰이기도, 반말 형태의 "욕봤다~", "욕봤데이~" 형태가 쓰이기도 합니다.

참, 위에서 적은 활용 형태(욕봤슴니데이, 욕봤다, 욕봤데이~)들은 시제를 따지자면, 과거형이 되겠네요.^^


상황 2 >>>
 
 어떤 과제를 남겨두고 상대방을 격려하고자 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활용 형태는 그들 간의 상하관계나, 친밀도에 따라 높임 형태의 "욕보시이소~", "욕보시겠네예~" 정도를 쓰거나, 반말 형태의 "욕봐래이~", "욕보소~", "욕보제이~"를, 반높임말 형태의 "욕보이소"라는 말을 쓸 수 있습니다.

참, 위의 활용 형태(욕보시이소, 욕보시겠네예, 욕봐래이~)들은 시제를 따지자면, 미래형이 되겠네요.^^


상황 3 >>>
 
어떤 과제를 차질없이 잘 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격려의 인사를 전하는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활용 형태는 그들 간의 상하관계나, 친밀도에 따라 높임 형태의 "욕보시네예~", "욕보시는구마는요~"가 쓰이기도, 반말 형태의 "욕본데이~", "욕보네~" 형태가 쓰이기도 합니다.

참, 위의 활용 형태(욕보시네예, 욕본다, 욕보네~)들은 굳이 시제를 따지자면, 현재형이 되겠네요.^^


2. "욕보다" = "고생하다" 

가 : "내 어제, 자 때메 차말로 욕봤데이"
                                                       --->>>  "어제, 나는 저 사람 때문에 정말로 고생했어."

나: "니 말 안해도 다 안다. 가때메 욕본거 내가 와 모리겐노?" 
                                                        --->>>
                                         "너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 사람 때문에 고생한 거, 내가 왜 모르겠니?"


3. "욕보다" = "형식적인 인사"

그런데, 앞서 활용 예 1, 2를 적으면서 "욕보다"의 여러 활용 형태를 적어보기는 했지만, 사실, 어쩌면 1, 2의 활용 예보다 실제로 더 많은 상황에서 사용되는 뜻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진짜 별 의미없는, 그냥 인사 정도로 사용되는 "욕보다"인데요.

그저, 별 의미없이, 별 의미없는 상황에서,
모르는 누군가에게 말을 붙일 때도, "욕보십니더~"라고 하고,
대화를 하다가 말을 끊고 다른 일을 해야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야 할 때도, 별 의미없이, "욕보이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앞서의 "욕보십니더~"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같은 의미이고,
두번째 적은 "욕보이소~"는 "빠빠이~"정도의 말맺음 인사라고 할 수 있겠고요.



욕보다..
제가 이 단어를 설명하면서 적고 싶었던 것은 바로 "뉘앙스"입니다.

즉, 표준어 "욕보다"라는 단어는 '주로, 부정적인 상황, 혹은, 환경을 내포'하고 있지만,
경상도 사투리 "욕보다"라는 단어는 표준어에서 사용되는 의미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고 밝으며, 친근한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꼭 적고 싶었습니다.

가령, 위의 예 1에서 보시는 것 처럼 그 뜻이 "수고하다"라고 쓰일 때 뿐만 아니라, 예 2처럼 "고생하다"라고 쓰일 때도 표준어의 "몹시 고생스러운 일을 겪다"라는 뜻과는 달리 '내심 그렇게 고생스러워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가 단어에 녹아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즉, 수고롭기는 하되, 그렇게 불평불만을 쏟아낼만큼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은 아닌, 표준어 뜻이 가지고 있는 뜻 보다는 조금 더 긍정적인 의미가 사투리에는 녹아있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예 3의 경우와 같이 여러 상황에서 "그저, 인사"로 사용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처럼, 실제로 경상도에서 "욕보다"와 그의 여러 활용 형태들은 그 단어가 가진 의미 자체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함을 부각시키는 의미로 꽤 자주, 여러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그러니 혹시, 주변에 계신 경상도 분으로부터 "욕보다"라는 단어와, 그 단어의 여러 활용 형태를 듣게 되신다면, 기분 나빠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의 이면에는, 따뜻함과 친근함이 묻어있으니까요.



그럼, 오늘의 사투리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요, 조만간 또다른 단어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참, 경상도 분이시면, 읽어보시고, 고칠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 이 글은 2009년 3월 23일 18시 27분에 발행된 글입니다. 2009년 6월 30일에 재발행 합니다. --

  1. 아래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로 쓰이는 "욕보다"라는 뜻에 대해 적어나가겠지만, 이 단어는 표준어의 뜻도, 경상도 사투리로 쓰이는 또다른 뜻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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