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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글들 (2008 ~ 2011)/시대유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by 雜學小識 2008.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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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는 그레샴의 법칙..

지금으로부터 400~500년 전의 영국의 경제학자가 주장한 경제 이론입니다.

그 당시에는 실물 화폐가 통용되던 시대였는데, 순수 금화와 다른 것과 적당히 섞어만든 금화가 시장에서 같은 가치를 가지자, 사람들은 순수 금화를 집에다 보관하기 시작했고, 결국, 시장에 통용되는 금화는 좋지 않은 돈, 즉, 적당히 섞어만든 금화였다는 것이죠.

그래서, 말 그대로,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법칙이 나온 겁니다.


그러면, "실물화폐가 통용되지 않는 지금은 뭐가 좀 다르냐?", 혹은, "이 이론이 빛을 잃은 것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전혀~"라고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다만 그 대상이 돈이라는 것에서 다른 것으로 조금 바뀌었을 뿐..,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의미가 오늘날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것일까요?
뭐, 다른 건 다 놔두고라도, 인터넷 상의 블로깅을 통해서도 이런 일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음을 적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양화를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또 누군가는 그 양화를 아무런 노력없이, 양화를 만들어낸 이의 허락도 받지 않고, 그냥 긁어가기도 하지요.

인터넷에서 소위 양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하고, 어떤 이는 블로깅으로 조금의 수익을 기대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다른 블로거와의 소통을, 또 어떤 이는 즐거움을 목표로 세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달라보이는 목표지만, 양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건 간에, 궁극적으로 공통되게 원하는 것은 그 글이 담겨 있는 블로그가 널리 알려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또다른 이가 양화를 생산하는 이의 글을 아무런 노력없이 긁어갑니다.
때문에, 양화를 생산한 이의 원래 의도와는 달리, 알려지는 것은 악화를 만들어내는 곳이 되고요.

결국,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몇 백년 전에 시장에서 순수 금화가 사라지고, 금 성분이 낮은 금화만 유통되었던 것처럼, 양화를 생산하려는 블로거, 양화가 담긴 블로그는 점차 사라져갈 것입니다.

즉,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인터넷 상에서 악화가 양화를 계속해서 구축하게 된다면, 인터넷은 더이상 정보의 바다, 소통의 바다, 공유의 바다가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에 올라있는 단어를 클릭해보니, 같은 뉴스를 펌해서 올려둔 같은 글들이 주루룩 1면을 장식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관련해서 나름의 시각으로 적어둔 다른 이들의 글은 검색 순위에서 저만치 밀려나고 있었고요.
결국, 지금도 충분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셈인 것입니다.


p.s>>

1. 용어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악화"와 "양화"라는 단어 만으로는 충분히 두가지의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글의 수준과는 상관없이 "글을 누가 썼느냐"에 초점을 맞춰서, 위의 본문 글과 같이 "악화"와 "양화"를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하나는, 글을 직접 쓰고, 쓰지 않고가 문제가 아닌, "글의 수준이 어떠한가"에 초점을 맞춰서, "악화"와 양화"를 구분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악화"는 "나쁜 무엇", 확장해서, "별 볼 일 없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반대로, "양화"는 좋은 무엇", 즉, "내용이 있는 것", "잘된 글"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해하는 경우에는 남의 글을 퍼왔다고 하더라도, "잘된 글"은 양화로 취급받을 수 있을테고요.
그러나, 이 글에서는 전자의 시각으로 "악화"는 "글의 수준과 내용과는 상관없이, 남의 글을 가져온 것", "양화"는 "글의 수준과 내용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직접 글을 쓴 것"으로 구분하였습니다.

2. 애초 의도와 엇나가기만 하는 글들..;;;
이 글은 처음 시작할때는 언젠가 적었었던 "마스크와 마이크의 추억" 2탄 쯤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적다보니 이렇게 다른 카테고리로 넘어오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때문에, 원래 적으려던 글은 처음에는 p.s부분으로 밀려났다가, 이제 글을 마무리하면서는 비공개 포스트로 완전히 밀려나 버렸습니다.
늘 이런 식이니, 글의 수준으로 악화, 양화를 구분하자면, 제 글은 "악화"라는 타이틀을 뗄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쯤, 의도했던대로 글을 마칠 수 있을지, 어느 정도의 블로깅 내공이 쌓여야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3. 이런 수준의 제 글도 "양화"라고;;, 긁혀가서 "악화"가 만들어졌더라구요.
근래에, 글의 수준으로 보아서는 "악화" 쪽에 가깝고, 자신이 직접 글을 적었다는 측면에서는 "양화" 쪽에 가까운 시답한 제 글이, "우클릭 금지와 펌금지 문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긁혀져가서, 다른 블로그의 포스트로 한자리를 차지하고는 해당 키워드의 검색 1면에 올려진 일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몰랐었는데 야후 랭킹 서비스 덕에 알게 되었고요, 결국 해당 글에 댓글로 펌글을 삭제 요청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블로그에서 해당 글을 신속히 삭제해 주셨다는 것인데요,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리저리 더 분주했을지도 모를 일인데 싶어,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4. 끝으로 몇마디 더..
상식적으로는 "악화"와 "양화"를 가려내는 일은 글을 쓰는 개개인의 블로거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싶구요, 이런 점이 조금 아쉽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빠른 시일내에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관련 내용 역시, 처음에는 p.s 부분에 적어 두었지만, 글이 길어지고 본문 글만 산만해지는 듯 싶어, 비공개 글로 보내 놓았습니다.
(위의 2, 3번 관련 비공개 글이 햇볕을 볼 날이 과연 있기나 할런지....
오늘도 비공개 글은 쌓여만 갑니다.-.-;)


- 최초 발행 : 2008년 9월 26일 10시 56분 ........... 재발행 : 2008년 11월 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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