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글들 (2008 ~ 2011)/시대유감

당신은 지금 어떤 손과 악수하고 있습니까?

by 雜學小識 2009. 8. 25.
반응형
당신은 지금 어떤 손과 악수하고 있습니까?
(부제 : 손만큼 더러운 게 없습니다. ㅋ)


요즘, 유치원에서부터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인사 예절, 식사 예절, 그리고, 공중 도덕, 공중 위생 등등..
하긴 유치원을 다니지 못한 저같은 사람은 국민학교 혹은 초등학교, 아니 그 이전에 어려서부터 집에서 배우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 좋습니다.
유치원에서 배웠으면 어떻고, 의무교육 기관에서 배웠으면 어떻고, 가정에서 배웠으면 또 어떻습니까?
중요한 건, 우리 모두가 가장 기본이 되는 이런 것들을 이미 배웠고,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모르겠습니다.
한 아파트 안에서 몇 년을 마주쳐도 쌩까고[각주:1] 그냥 지나치는 사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왜 쳐다보느냐며 시비거는 사람, 아이 어른을 모르고 무조건 상대방에게 반말부터 하고보는 사람, 아무리 손님이 왕이라는 말이 있다고는 해도 예사로 점원을 향해 반말을 내뱉는 사람[각주:2], 정황상 실수라고 이해해 볼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아무 상관도 없는 지나는 타인에게 음식 국물을 끼얹어서 남의 옷을 다 버려 놓고도 진심어린 사과의 말보다 휴지로 자신의 손을 먼저 닦기에 바쁜 사람, 다들 바쁘고 급할텐데 자기만 그런 줄 알고 줄을 무시하고 새치기를 일삼는 사람 등등등.....
안타깝고 부끄럽지만, 이것이 우리 안의 진실 혹은 현실 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적고자 하면 한정없이 나열할 수 있을, 나와 주변인의 불편한 진실들, 혹은, 나와 주변인이 만났던 불편한 진실들...
그 중에서도 이 글에서는 손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1. 공중 화장실에서 보게되는 장면이 있습니다.[각주:3]

1)
곱고 세련되게 차려입은 사람이 화장실에서 용무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손을 씻지 않고, 그냥 화장실 밖을 빠져 나갑니다.

2)
곱고 세련되게 차려입은 사람이 화장실에서 용무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손을 씻길래 봤습니다.
양 손가락 두어 개를 물에 적시곤, 이내 화장실 밖으로 빠져 나갑니다.
그 손을 봤습니다. 긴 손톱에는 알록달록한 색칠이 가득하고, 필경 그 패디큐어는 전문가의 손을 거친 작품으로 보여졌습니다.


2. 코만진 손으로 악수하는 사람들..

요즘은 좀 덜하긴 하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감기와 꽤 친하게 지냈던 저..
그중에서도 유독 목감기와 코감기가 단골이었으니...;;;
저도 코로 추접을 떨려면 꽤 떨어볼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사람이었지만, 최소한 저는 코가 맹맹하거나 불편하면 화장실에 가서 해결했고, 사람들 있는 곳에서 손으로 코를 찝적여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기는 다 다르지만 살면서 만나졌던 몇몇의 사람들..
기억에, 한명은 비염이 있었고, 두어 명은 제가 봤을 때 원인없는 습관이었지만, 어쨌든, 그들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마다 코에 손을 가져갔고, 그 손으로 반갑다고 상대방의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곤 했습니다.
대놓고 지적한다면 무안할 것을 알기에, 저뿐만 아니라 주변의 누구도 직접 알려주지 못했던, 그러나, 상대방을 불편하게 했던, 행동..
바로, 맹맹한 코를 손으로 만진다거나, 코 밑을 좌우로 쓸어 닦는 행동이었습니다.


3. 돈만진 손 그대로, 음식 혹은 식기류를 만져 손님에게 내놓는 사람들..

얼마 전, 제가 자주 쓰곤 하는 불만제로 방송 리뷰에서도 살짝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건 정말 모든 분들이 참 많이 만나게 되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방송에서 보여줬던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 길거리표 풀빵 장수에게서도, 오징어나 쥐포를 구워파는 사람에게서도, 군고구마를 파는 사람에게서도 볼 수 있는 장면..
뿐만아니라, 분식집에서도, 포장마차에서도, 어지간히 규모가 큰 식당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던가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돈은 참 더럽습니다.
정확히 적자면, 돈의 표면은 각종 세균의 온상이며, 각종 세균을 전파시키는 훌륭한 매개체이지요.;;

그런 돈을 만진 손을 제대로 씻지도 않은 채, 장갑을 따로 끼지도 않은 채, 직접 음식물을 만져 소비자에게 제공하거나 혹은 각종 식기류를 만져가며 손님에게 음식물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매일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때론 그들과 악수를 하기도 하고, 일상적인 스킨십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들 중 누군가의 손은 제가 위에서 예로 들어 본, 혹은, 예에 들지 않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청결하지 못한 그런 손일 겁니다.

솔직히, 상대방의 손을 우리가 어떻게 해 볼 도리는 없습니다.
일단, 상대의 손이 더럽다는 것을 알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직접 대놓고 뭐라고 할 수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그저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타인의 손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더러울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접촉한 후엔 자신의 손을 깨끗이 씻으십시오.

타인의 손을 청결히 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손을 청결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의 손이 다 깨끗해 질테고, 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손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각종 세균들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p.s. 1 >>> '손 이야기'와 관련한 사족 몇 마디..

이 글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 신종플루가 유행이던가요?[각주:4]
그런데, 관련 방송을 보다보니, 제일 첫번째 예방법으로 소개되는 것이 바로 '손씻기'더라구요.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데... 그래서 당연히, 이것 하나만은 우리나라의 국민 모두가 잘 지키고 있으니 문제없다고 자신해야 할텐데, 이게 제 1의 예방법이라니...;;;

생각해보니, 이 당연하고 기본적이고 실천 가능한 예방법을 실제로 지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는 의문이 절로 들더라구요.

해서, 결국, 이 글도 쓸 마음을 먹었습니다.


중언부언이 되겠습니다만,

기회가 되신다면 공중 화장실에서 유심히 한번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손을 씻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물만 적시는 시늉을 하는 것이 아닌, 손을 제대로 씻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또한, 주변의 친구 동료 가족 중에서, 코나 귀 속을 손으로 만진 후 그 손으로 내게 스킨십을 하자고 드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찾곤하는 음식 판매소에서 돈을 만진 그 손 그대로, 혹은, 신발을 정리하던 그 손 그대로, 음식이나 식기를 만져 내게 제공하지는 않는지...


그 옛날에 비해, 물도 풍족해졌고, 생활 환경도 좋아진 요즘..
그래서, 청결하게 살려면 얼마든지 청결하게 살 수 있게 된 요즘입니다.

그리고, 제대로 손씻기...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모두 아시는 것처럼, 양손으로 손가락, 손가락 사이, 손바닥, 손등, 손목까지 골고루 빠짐없이 세척하면 되는데...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손을 안씻고, 혹은, 손가락에 물 몇방울 뜅기고 마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매끈매끈하고 부들부들한 손과 긴 손톱 위에 예쁘게 장식된 패디큐어를 바른 손..
아름다운가요?
그런데, 그 손을 유지하는 방법이 자주 손을 씻지 않는 것이어서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p.s. 2  >>> 독일인의 한국 폄하 논란과 관련하여..

살면서, 이런저런 불만, 불합리함 같은 것을 느끼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불만의 원인이 아예 큰 것이거나 대단한 것이라면 차라리 나을텐데, 제가 이 글에 적은 것과 같은 아주 기본적인 상식과 같은 내용인 경우에는 참 애매합니다.

게다가 누구나 마주치는 상황..
그런데 남들은 다 가만히 있는데 나만 그걸 지적하자니 괜히 쪼잔해 보이기도 하고, 되도 안한 걸로 잘난체하는 것으로 보일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오지랖 넓은 인간으로 비쳐질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소심해져서 불특정인이긴 하지만 상대방이 있는 글을 쓰기가 점점 더 힘들어져서, 그냥 보고만 있었던 불만들, 혹은, 생각들...

그중, 하나를 이렇게 용기내어 적어 봤습니다.[각주:5]

이유는, 본문에서도 적었듯이, 이 글의 주제가 바로 '신종플루'의 예방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만, 또 하나의 이유는 오늘 갑자기 이슈가 되고 있는 미수다 출연자인(혹은, 였던??[각주:6]) 독일 여성의 한국 폄하와 관련한 논란 때문인데요.


책을 쓴 독일인이 한국을 폄하했다는 주장에 대한 기본적인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가 쓴 이 글, 혹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독일인이 쓴 책의 내용 모두, '불특정 다수를 향한 누군가의 지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적이라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 방향이 불특정 다수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측에서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도, 혹은 동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지적 중 하나에 '나나 내 주변인'이 포함되는 듯 해서이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너는 얼마나 잘하고 있길래 남을 지적하느냐?'고 할 수도 있구요.

그런데 만약, 그 지적을 한 사람이 같은 한국인도 아닌, 외국인이라면...?
솔직히, 주장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 주장의 본의와 상관없이 일단 고깝게부터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일수록 그렇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주장이 옳은 것인지?
그 주장의 이면에 한국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말 그대로 한국을 폄하하려는 의도였는지?
등등을 조금 객관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그 책 속의 내용을 제대로 번역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구요.[각주:7]
그런 다음에, 저자의 본심, 즉,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갖고 쓴 글인지, 아니면, 한국을 폄하하기 위해 쓴 글인지, 판단을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1. 바르고 예쁜 표현은 아니지만, 그 행동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단어는 역시나 이 말일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2. 다들 주변에서 찾아 보실 수 있을만한 인물 유형이겠습니다만, 제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두세 명 있습니다. 가끔, 함께 밥을 먹으러 갈 때면, 참 부끄러운데요.;;; 문제는, 나이로 보나 위치로 보나, 제가 대놓고 말하기도 뭣할 뿐더러, 설령 미친 척하고 말한다고 해도 말이 먹힐리 만무하니, 그저 주문이고 요구 사항이고 간에, 할 말이 있다 싶으면 제가 미리 말해버리는 쪽을 택하곤 합니다. 뭐, 그 와중에도 꼭 한두번의 반말은 듣게 됩니다만,,,;;; [본문으로]
  3. 남자 화장실은 제가 들어가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고, 여자 화장실 기준이기는 합니다.;; [본문으로]
  4. 사스도, 조류독감도 피해갔던 대한민국 땅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신종플루로부터는 더이상 안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5. 이 글.. 적어두고도 발행을 할까말까 꽤 망설였는데요. 결국, 이전의 발행 못한 많은 글들과는 운명을 달리하는가 봅니다.;;; [본문으로]
  6. 이 프로그램은 자주 보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이슈 속의 주인공이 예전에 방송에 출연했던 것인지, 지금도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으로]
  7. 가능하다면, 지엽적인 단어 뜻 자체가 아닌, 문맥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