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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불만제로, "배달 우유" 편(20090708)을 보고..

by 雜學小識 2009.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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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제로, "배달 우유" 편(20090708)을 보고..


오늘 불만제로에서는 '댁의 우유는 언제 배달됩니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해서 '배달 우유'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방송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배달 우유'..
솔직히 저는, 요즘 주변에 하도 마트들이 많아져서 예전처럼 우유를 배달시켜 먹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방송을 보니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배달된 우유'를 드시고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그 이유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자신들의 아이에게 신선한 우유를 먹이고 싶어서라고 했는데요. 문제는 방송에서 보여 준 '배달 우유'들은 전혀 신선해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럼, 방송에서 보여준 '배달 우유'의 문제점에 대해서 좀 적어보겠습니다.




우유를 배달시켜 먹는 소비자들이 배달된 우유에 기대하는 것은 바로, '신선함'입니다.
그리고, 신선함을 유지하려면, 우유가 냉장 보관된 상태에서 각 가정에 신속히 배달이 되어야 하고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 우유는 아침 시간이 아닌, 소비자가 잠든 밤 시간에 각 가정에 배송이 되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밤 11시 경 부터 새벽 2~3시까지가 주로 많았는데요, 그렇게 '일러도 너무 이른 시간에 배달된 우유'는 아침 시간이 되어서야 우유보관함에서 소비자의 손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몇 시간을 실온 상태의 우유보관함에 놓여 있던 배달 우유..
과연, 신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솔직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인가요?
그런데, 방송에서는 그것 + 알파를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대리점에서의 우유 취급 상의 문제점에 관한 내용인데요.
각 가정에 우유가 배달되는 시간이 아침이 아닌 전날 밤 시간인 것도 문제인데, 그것에 더해,  대리점에서 우유를 보관하는 동안마저도 냉장보관을 하지 않는다니, 이건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실온 상태에서 도로에 방치된 배달 전의 우유, 대리점 근처 노상에 방치된 우유, 아파트 지하실이나 경비실 옆에 아무런 냉장 장치도 없이, 몇 시간을 방치해 둔 우유...
정말, 너무하더라고요.



아이도 없고, 현재 우유를 배달시켜 먹지도 않는 저, 그래서 어쩌면 '그냥 그런가보다..'라고 별 생각없이 넘겼을지도 모를 이 내용..
그런데, 방송을 보면서 마구 화가 났습니다.
이유는 제 어릴 적 기억 속의 '우유 사건' 이 이 문제와 딱 연결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기억을 더듬어 간단히, 사건을 정리해보면 이랬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였는데요.[각주:1]
어느 더운 여름 날, 집안에 어른 한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부모님께선 급히 그곳으로 가셨고, 엄마를 대신해 같은 도시에 살던 6촌 언니가 저희 집으로 오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제 위의 형제들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까지 마쳐야 집에 올 수 있었고, 집엔 저 혼자였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집에 배달된 **우유를 먹은 저..
그런데, 갑자기 심하게 배가 아프면서, 말그대로 '토사곽란' 상태가 되었습니다.
결론은, 상한 우유를 먹은 것인데요.
집에 언니가 오고서 저에게 어떤 처치를 했던 것인지는 이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려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무튼, 정말 혼자서 죽도록 아팠었다는 것만은 확실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우유곽..
아직도 기억하는데요, 평소보다 더 빵빵하게 부풀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저는 우유면 그냥 우유고, 마시면 되는 것이지, 우유가 상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못했었나 봅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의 팽창된 우유곽과 덩어리진 우유를 보면서도 그냥 미련하게 다 마셨던 걸 보면 말입니다.;;;

어릴 적 우유 사건..
솔직히 오늘 이 방송을 보기 전까지만해도 저는, 우유의 유통과 배달 과정은 생각지도 않고, 그 회사의 제품이 다른 회사의 우유에 비해 특별히 유지방 성분이 많아서 잘 상하는 것이리라 그렇게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니, 그때 제가 상한 우유로 고생을 했던 건 우유 자체의 성분비 문제가 아닌, 배달 상의 문제였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고,
그러다보니 감정이입이 막 되면서, 화도 좀 더 나고 그러더라고요.;;


무튼, 그런데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일부 업체에서도 이에 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재 개선 중이라고 하네요.
불만제로에서는 방송 마지막 부분 쯤에, 이 문제에 대해서 우유 회사 3곳의 입장을 들었는데요.
그 중 한 곳은 정확한 답변을 피했지만, 또다른 한곳은 서면으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해 왔고, 나머지 한곳은 직접 담당자가 방송에 나와 7월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답변을 하더라고요.


오늘 방송된 불만제로 '배달 우유'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소비자가 우유를 배달시켜 마시는 이유는 여타의 유통 경로보다 각 가정으로 배달된 우유가 더 신선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2. 그런데, 현실은 가정에 우유가 배달되는 시간과 소비자가 우유를 수거하는 시간 간의 차이가 너무 심해서 수 시간 동안 우유가 상온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3. 2도 문제인데, 더 황당한 것은 우유가 소비자에게 배달되기 전단계인 대리점에서 우유를 보관하는 과정에서도 냉장 보관이 아닌, 실온 보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4. 우유의 유통기한은 냉장 보관 하에서의 유통기한일 뿐, 만약, 실온에서 우유를 보관하게 된다면 유통기한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어지고, 우유를 만 하루 이상 실온에서 보관하게 된다면, 세균의 급증과 더불어, 우유가 응고되고 상하는 등, 먹지 못할 상태에 이르게 된다.

5. 메이저급 우유 회사 3곳 중 한 곳은, 현재의 우유 배달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사족처럼 몇자 덧붙여 보겠습니다.

글에, '상한 우유'와 관련한 저의 예전 기억을 좀 적어보았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저,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회사 제품은 입에도 안댑니다.
우유 제조 공정의 문제였건, 이제껏 생각해 왔듯이 우유 성분의 문제였던, 아니면, 오늘 알게 되었듯이 유통 배달 상의 문제였건 간에, 소비자는 한번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다시는 그 회사 제품을 소비하려 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그것이 어린 날의 기억이고 보면, 이후에 어떤 이성적인 접근으로도 그 회사의 이미지는 바꿀 수가 없고요.

그러니, 우유 회사에서도, 배달 문제를 단순히 대리점 만의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상한 우유를 접한 소비자, 상한 우유를 마신 아이들은 이후에 그 회사 제품 전체에 대해서 불신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유 회사는 우유의 제조 공정 뿐만 아니라, 그 우유가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순간까지 신선한 상태로 유지가 될 수 있게끔, 시스템 정비와 함께 대리점 관리도 좀 더 신경써서 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 저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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