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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일밤 - 나는 가수다]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 편 3탄(20110320)을 보고..

by 雜學小識 201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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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 나는 가수다]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 편 3탄(20110320)을 보고..


지난 1년 간 예능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봤었던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그렇지만 지난 2주간은 남자의 자격을 시청하는 걸 포기하면서까지 나가수를 본방사수 했었습니다.

노래 빼고는 다 잘하는 가수는 많지만, 정작 가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을 노래 잘하는 가수는 공중파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게된 요즘이기에..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나가수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거든요.


일곱명의 도전자 중 가장 낮은 득표를 한 1인이 탈락을 하고, 또다른 새얼굴이 무대에서 경합하는 시스템..
단지 전문가라는 사람 몇명의 평이 아닌, 몇백명에 달하는 청중평가단의 평가를 믿고 그 결정을 따르는 시스템..
그렇기에 노래하는 가수에게는 최고의 긴장감을, 노래를 듣는 청중에게는 최고의 기대감을 주리라 기대되었던 시스템..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방송 시작, 고작 3회만에 애초 자신들이 표방했던 이런 룰을 스스로 모두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말하자면, 잘 나가다가 삼천포도 아니고, '잘 나갈 뻔 했는데 삼천포'라는 게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럼, 지금부터 어제의 방송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 봅니다.




1. 방송 내용 요약..
7명의 가수가 자신의 노래가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래로 대결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방송 시작 부분에서는 어떤 순서로 무대에 오를 것인가를 놓고 뽑기를 하고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모습도 보여졌고요.
 
아무튼 그렇게해서 시작된 나가수의 본격적인 대결..



1) 윤도현 "나 항상 그대를"..

피아노와 하모니카가 함께 하는, 전주 다운 전주, 윤도현의 무대는 처음부터 이렇게 공들인 티를 팍팍내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시작된 1절에서는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가운데 윤도현의 음색이 덧입혀진, '락커가 부르는 발라드곡 나 항상 그대를'을 들을 수 있었고,
간주 부분에 이르러서는 멋진 연주가,
후렴구에 이르러서는 더욱 과감해진 편곡과 함께, 윤도현이 전하는 강렬하고 파워풀한 느낌의 나항상 그대를을,
뿐만 아니라, 노래가 끝나고도 한동안 계속 되었던 멋진 연주를 모두 들어볼 수 있었던 무대였습니다.

전형적인 느낌의 발라드곡이 완벽한 락으로 탈바꿈 되었던 무대..
피아노 연주와 윤도현의 목소리, yb의 연주 모두에서 힘과 열정이 느껴졌던, 멋진 무대였고요.

후에 본인은 끝부분에 호흡이 잘 안맞았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청중인 저로서는 아주 좋았던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봤을 때 이 무대의 유일한 에러는 이번에도 계속되었던 '간주 중간에 인터뷰 집어넣어, 곡의 맥 끊어놓기 편집 신공'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2) 백지영 "무시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소한 복장으로, 시종일관 잔잔, 애절, 차분한 느낌을 전했던 백지영의 무시로..
이 곡은 전형적인 느낌의 트로트곡을 세미트로트와 발라드의 중간 그 어디쯤의 느낌으로 만들어낸 편곡으로, 중간평가 때보다 더 완성된 느낌을 전해주었는데요.

제게는 '듣기에 나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또 아주 확 귀에 들어오거나 그렇지도 않았던' 무난한 정도의 무대로 느껴졌습니다.


3) 박정현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강인원과 권인하와 김현식이 함께 불렀던 비오는 날의 수채화 원곡 버전'이 제목 그대로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느낌이었다면,
박정현이 부른 비오는 날의 수채화는 그것에 분위기라는 것과 완급조절을 통한 기교 같은 것이 더해진 버전이 아닌가 싶고요.

어찌보면 잘 매치가 안되지 싶은 '파워풀함과 사랑스러움이 동시에 잘 어우러져 묻어났던 무대'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애드리브 부분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었고요.


4) 김범수 "그대 모습은 장미"..

댄스곡을 느릿느릿 잔잔하게 김범수 다운 무대로 채워나갔던 1절..
그러나 뒤이어 간주 부분에 이르러서는 브라스 연주와 백댄서의 등장이 이어졌고,
2절부터는 원곡 느낌 그대로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해내며, 춤추며 노래하는 김범수까지 함께 볼 수 있었던 무대였습니다.

또한, 스스로 즐긴다, 스스로 노래에 빠져있다는 느낌이 시청자인 제게도 절로 전해졌던 무대였고, 관객까지도 춤추게 만드는 멋진 무대기도 했습니다.

정말 '나가수가 아니었다면, 다른 어느 무대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하는 멋진 무대..
속된 말로 쩌는 가창력을 가감없이 그대로 보여줬던 무대..
그러나 이 무대 역시, 중간에 집어넣은 인터뷰가 곡의 맥을 확 끊어놓으며 발편집의 예 하나를 추가했었고, 이 부분은 상당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5) 김건모 "립스틱 짙게 바르고"..

곡의 시작과 함께, 피아노를 치면서 차분하게 노래하는 김건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렵거나 힘들여 부르는 느낌 없이, '김건모 스러운 느낌' 그대로 노래했던, 립스틱 짙게 바르고..
원곡의 느낌에 크게 더하거나 빼는 것 없이도, 듣기 좋았던 무대..

그러나, 이 말은 바꿔말하자면, 앞서 무대를 선보였던 다른 가수들에 비해서는 가장 덜 준비했다는 느낌을 전했으며, 가장 예측가능한 무대를 선보였다는 말이기도 한데요.

그런 그가 회심의 카드로 생각했던 것이 붉은색 립스틱 퍼포먼스였다니, 이건 아무리봐도 나가수의 기획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 했습니다.


6) 이소라 "너에게로 또다시"..

이 무대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주 방송 리뷰에 언급을 했던만큼, 이 글에서는 생략을 합니다.


7) 정엽 "짝사랑"..

전체적으로 분위기 있고 차분한 느낌이었지만, 백지영의 무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했던 무대..
그렇게 정엽의 짝사랑은 감미로우면서도 힘있게 표현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전까지 주현미의 짝사랑에 별 감흥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어제 정엽의 무대를 보면서는 이 곡도 편곡하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좋을 수 있는 곡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8) 결과..

이번 주..
청중평가단은 23%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1등을 윤도현으로 선정..
뿐만 아니라,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7등으로 김건모를 선택했습니다.


2. 내맘대로 방송평..

1) 내맘대로 순위 선정..

1위 윤도현..
2위 김범수..
3위 박정현, 정엽..
5위 이소라..
6위 백지영..
7위 김건모..


2) 나가수는 청중평가단을 평가단이 아닌 일반 방청객으로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남녀 각 250명 씩,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별로 각 100명 씩..
애초 나가수가 '청중에 의한 공평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나름대로는 제법 신경을 썼다는 걸 보여주는 청중평가단의 인적구성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그리고, 사견이지만 어제의 청중평가단은 그보다 더 잘할 수 없는, 아주 제대로 된 평가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소라처럼 '내가 좋아하는 가수 김건모가 탈락을 하다니라며..' 편집을 운운한 것이나, 
김제동과 몇몇 가수, 그리고, 개그맨들처럼 립스틱 퍼포먼스 운운하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은..
제가 봤을 때는 가히 아름답게 보여지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출연자들이야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서 그랬다손 치더라도, pd이하 방송 관계자들조차 자신이 만든 룰을 스스로 깨겠다는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저로서는 솔직히 납득이 잘 가지를 않았는데요.[각주:1]

생각컨대, 김건모의 재도전 결정은 그날 그 무대의 청중평가단으로 나섰던 분들의 판단을 방송 관련자들이 맘대로 해석하고 무시해버린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나가수가 청중평가단을 말만 청중평가단이라 부르는 것이지 실제로는 방청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3) 퍼포먼스의 좋은 예 vs 나쁜 예..

어제 공연..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퍼포먼스를 김건모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그 무대 이전에 김범수 또한, 노래를 다 마치고서 붉은색 손수건을 청중에게 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것인데요.
그렇지만 그 퍼포먼스를 보면서는 과하다거나, 노래의 분위기를 반감시킨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김건모의 립스틱 황칠 퍼포먼스를 보면서는 과하다는 생각, 노래의 분위기를 반감시키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의 이러한 느낌 차이라는 것..
결국은 "그대 모습은 장미"라는 곡이 전하는 밝은 이미지와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곡이 전하는 차분하고 애잔한 이미지의 차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이 부른 곡에 대한 이해와 자신이 선 무대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달랐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적자면, 김건모의 퍼포먼스는 그 몇분간 자신이 열심히 만들어왔던 곡의 분위기를 스스로 엉망으로 흐트려놓은 듯한 느낌을 전했기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 결..

방송 참가자들과 제작진은 이번의 결과가 단순히 김건모의 과도한 퍼포먼스에 의한 결과라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봤을 때, 1등 윤도현과 7등 김건모의 차이는 단순히 퍼포먼스의 실수에 의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청중은 어느 무대가 더 준비된 무대였는지,
어느 무대가 더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는지,
어느 가수가 미션곡을 원곡의 느낌에 더해서 가장 자신다운 느낌으로 표현해냈는지.. 하는 그 모든 것들을 보고 종합 평가를 내렸던 것이고,

안타깝게도 이번 주 나가수에서는 청중의 이같은 엄중한 평가가 존중은 커녕 무시당하게 된 것인데요.

생각컨대, 이번의 탈락자 회생 선례는 아마도 두고두고 나가수의 공정성과 형평성이라는 기준에 발목을 잡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실력을 검증받은 가수들..
그런 가수들이 탈락을 했는데, '절대로 다시는 나가수 무대에 오르지말라'는 말을 할 사람들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규칙은 지켜져야 하고, 특히나 이미 다음 번 무대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가수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면, 그를 되돌려보내면서까지 탈락자를 곧바로 다음 무대에 세워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요.

탈락자에 대한 회생의 기회는 차후에 탈락자들이 어느 정도 모인 상태에서 '패자부활전' 형식으로 따로 치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1. 애초 이런 논란 자체가 없었으려면, 출연자들이 좀 더 이성적으로 반응했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고.. 다음으로 설령 출연자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제작진은 그 분위기에 편승되지 말았어야 했던 게 아닐까 싶고.. 또 만약 제작진까지도 입장 결정을 하기가 여러모로 곤란했다고 한다면, 김건모쯤 되는 가수라면 스스로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도 살리고 자신도 사는 답을 찾았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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