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상도 사투리를 말하다

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41. "호부, 호불" 편..^^

by 雜學小識 2009. 9. 4.
반응형
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41. "호부, 호불" 편..^^


지난 5월 초, 댓글에 답글을 달다가 뜬금없이 생각난 단어, "호부"..
순간, '이거! 사투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

그래서, 주제단어로 정하고 글을 적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생각만큼 글이 잘 써지질 않더라고요.;;

결국,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기를 몇 달..
드디어, 오늘에서야 발행을 하게 되네요.^^;


제목에서 적어 본, '호부'...
이 단어를 보시고, 여러분은 제일 먼저 어떤 뜻을 떠올리셨는지요?
혹시, 홍길동을 떠올리며 '呼父', 혹은, 좋고 나쁨을 가리키는 '好否', 아니면, 6부 중 하나였던 '戶部'를 생각하시진 않았는지요?

그런데, 지금 제가 적고자 하는 '호부'는 위에서 적어본 단어들과는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경상도 사투리 "호부", 그리고, '호부'라는 표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불" 속으로 고고씽~ 해 보겠습니다.^^




뜻 ...>>>

1. '호부'
표준어로 적자면, '홑으로' 정도로 쓸 수 있겠고, 품사는 굳이 적자면 '부사'라고 해야겠습니다.


2. '호불'
'겹으로 되지 않은 것', 즉, '홑으로 된 것'을 나타내는 '접두사'로 표준어 '홑', 혹은, '홀' 의 경상도 사투리 표현입니다.




동의어 ...>>>

1.
호부 (경상도 사투리) = 홑으로 (표준어) = 단지 (표준어) = 단 (표준어) = 달랑 (표준어) = 꼴랑[각주:1](경상도 사투리)

2.
호불 (경상도 사투리) = 홑 (표준어) = 홀 (표준어)


* '호부'와 '호불'에 대하여..

이 두 표현..
표준어로 적어보자면, 부사 '홑으로'와 접두사 '홑'과의 관계와 같습니다.
즉, '호부'는 '홑으로', 그러니까, 단어 뜻을 풀어적자면, '세기 쉬운 적은 수효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부사'이고,
'호불'은 '애비'나 '이불'등의 명사 앞에 붙어서 '하나의'라는 뜻을 명사 원래의 뜻에 더하는 역할을 하는 접두사입니다.



활용 예 ...>>>
1. 호부

1)
호부 천원 빠이 안하는구마는, 고마[각주:2] 사가지 그냥 가는교?
--->>>
단 (돈) 천원 밖에 하지 않는데, 왠만하면(어지간하면) 사가지 그냥 가십니까?

1') 가 : 와, 니꺼는 디게 많아 보이네. --->>> 와, 네 것은 대단히 많아 보이는데?
     나 : 뭐슬? 호부 다섯 개 빠이 안되는구만. --->>> 뭘? 달랑 다섯 개 밖에 안되는 걸.


*호부..
정확하게 몇 개까지를 '호부'라고 붙여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한 다섯 손가락 안쪽일 때는 부담없이 "호부 몇 개"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2 a. 호불 = 홀

2 a)
호불애비 밑에서 뭘 보고 컸겠노?
--->>>
홀아비에게서 뭘 보고 컸겠어?

'홀아비', '홀어미'..
굳이 쓰지 않아도 좋았을 '홀'..
그런데도, 굳이 쓰고 마는 우리들입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배우자가 없는 것도 서러운데, 거기다, 아이의 그냥 '아비', '어미'가 아닌, '홀아비', '홀어미'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상황..
얼마나 괴로울까요?

각설하고, 여기서 쓰이는 '홀'이라는 표준어 접두사는 경상도로 쑥~ 날라가면서[각주:3] '호불'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홀아비'라는 단어는 '호불아비', '호불애비', 거기다 발음되는 대로 적어 '호부래비'라고 까지 불리게 되고요.

2 a') 과부 사정, 호불애비가 안다.
--->>>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

'홀'이 '호불'이 되는 사연은 위의 설명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과부 사정을 홀아비가 아는 게 맞나요?", 아니면, "홀아비 사정을 과부가 아는게 맞나요?"
어느 게 정확한 속담 표현인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괜히 주변에 물어보다가 언젠가 적었던 '마이크'의 추억( http://jobhak.net/entry/마스크와-마이크의-추억) 2탄이 될까 싶어 물어보지도 못하겠고 해서, 일단은 그냥 하나 찍어서 썼는데요;;;,
혹시, 정확한 속담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b) 호불 = 홑
인자, 여름도 되고 했으이 호불이불 덮고 자거래이.
--->>> 이제 여름도 되고 했으니, 홑이불 덮고 자렴.

보시는 것처럼, 표준어 '홑이불'은 경상도 사투리로 '호불이불'이 됩니다.
즉, 표준어인 접두사 '홀' 뿐만 아니라, '홑'도 경상도 사투리로 표현될 때는 '호불' 하나로 통일된다는 건데요.
이걸 발음되는대로 적자면 '호부리불'..
그런데 이 표현 같은 경우는, 발음되는데로를 넘어서서 '호부이불' 정도로까지 들리기도 합니다.
'ㄹ'받침이 연이어 두개나 이어지다보니 발음 상의 문제로 그런 것인 것 같긴 한데, 그게, 사람에 따라서인지, 지역에 따라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고요, 하여튼, 앞의 'ㄹ'받침 하나를 생략하고 발음을 하는 경우도 간간이 볼 수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부사'로 쓰이는 경상도 사투리 "호부"와, 접두사 "호불"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호부'와 '호불'은 보시는 것처럼 비록 품사도 다르고, 구체적인 뜻도 일견 달라보이지만,
크게 보아 '하나', 혹은, '단지 몇개의 소수'라는 뜻을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단어들이어서, 이 글에서 함께 묶어 설명을 해 보았습니다.


그럼, 이 글은 이쯤에서 끝을 맺고요, 조만간 또다른 단어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참, 경상도 분이시면 읽어보시고, 지적, 혹은, 첨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표준어로 적자면, '겨우' 정도가 될텐데요. 이 단어는 이렇게 예에 잠깐 쓰고 말기는 좀 아까운데요?^^; 아무래도, 언제 따로 적어보던지, 아니면, 다른 예에서 다시 좀 등장을 시켜야겠습니다.^^ [본문으로]
  2. 고마.. 이 단어 역시 따로 주제단어로 정해서 적어도 좋을 단어이지 싶은데요. 구체적인 '사용 예'에 따라서 다양한 뜻을 가지거든요.^^ 뜻은 이 예에서는 '그냥' 정도로 바꿔 쓰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애매하게도 바로 뒤에 '그냥'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어 있으니, 그렇게 고치면 중복이라 별로일 것 같구요. 해서, '왠만하면' 정도로 적어볼까 합니다. [본문으로]
  3. 원칙은, '날아가다'라고 적어야겠지만, 실제로 주로 쓰게되는 표현은 '날라가다'인 것 같습니다. 시적 허용이라는 것이 허락되듯이, 경상도 사투리 카테고리의 글또한 가능하면 문법에 그리 큰 구애를 받지는 않으려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적어본 표현, '날라가다'였습니다.;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