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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를 말하다

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43. '억수로(억쑤로, 억발로)', '억시(어시)', '어구야꼬' 편..^^

by 雜學小識 201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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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를 갈키 주꾸마 43. '억수로(억쑤로, 억발로)', '억시(어시)', '어구야꼬' 편..^^


1년을 예상하고 시작했었던 '오늘 이런 음악 어때요?' 카테고리가 생각보다 좀 많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마무리가 된 지금..
이 시점에서 다음으로 가장 시급히 손을 대야겠다 싶었던 카테고리는 바로 '경상도 사투리를 말하다'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카테고리는 처음에 글을 적기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총 기간만으로 따져서는 만 3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42개의 단어군들 밖에 정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사투리 관련 글이라는 게, 마음먹고 쓰려고 들면 대중가요만큼이나 소개할 단어나 표현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진도가 이렇게 밖에 안나가 있는 건, 솔직히 제 게으름을 탓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스스로 반성도 좀 되고 그렇습니다.ㅎㅎ;


아무튼 그럼, 잠깐이나마 대오각성된 지금 시점에서..
또 조금의 열심을 내어서 '사투리 관련 글'들을 좀 적어볼 거고요.

오늘 소개할 경상도 사투리 단어는 '매우', '대단히', '너무' 정도의 뜻을 지닌 단어들이 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단어들 속으로 고고씽~ 하겠습니다.^^





억수로, 억시, 어구야꼬


뜻....>>>
"매우", "대단히", "너무" 정도의 의미를 가진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소리....>>>
ㄱ. 억수로 -> 쑤로

ㄴ. 억시 -> '시'와 '시'의 중간발음 정도?

ㄷ. 어구야꼬 -> 구야꼬

(소개한 모든 단어 공히, 억양 강세는 경북 발음 기준으로 가장 첫음절에 있고요.
발음은 '억수로, 억쑤로', '억시, 어시', '어구야꼬' 모두 가능하니, 이 단어들의 경우는 표기법과 발음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동의어..>>>


ㄱ.
억수로 (경상도 사투리) = 대단히, 매우 (표준어) = 억수같이(어원 '억수'를 활용한 표준어 표현)[각주:1]
'억수로'의 어원에 대한, 만구 내맘대로 정리..

'억수로'의 어원은 '물을 퍼붓듯 세차게 내리는 비'라는 뜻의 '억수'라는 표준어 명사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억수'..
사전 상에서 따로 한자 표현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뜻을 봤을 때 순수 우리말이라기보다는 '億水' 정도의 한자어라고 보는 편이 사투리의 뜻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아무튼, 이 '억수'라는 명사에 '로'가 붙으면서 '부사어'처럼 사용이 되고 있는 것이 경상도 사투리 '억수로'입니다.[각주:2]


ㄱ'. 억발로
'억발로'는 예전부터 써내려오던 경상도 사투리라고 소개하기에는 무리가 좀 있겠다 싶고요.;
사견이지만, 경상도 사투리 '억수로'의 속어 표현 정도라고 소개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ㄴ. 억시, 어시 (경상도 사투리) = 대단히, 매우 (표준어)
이 표현 역시, 어원은 '억수'에서 찾아야 할 듯 한데요.
어원을 고려해서 '억시'를 먼저 표기해 보기는 했지만, 이미 어원에서 상당한 변화가 가해진 표현인만큼 '어시'라고 표기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고요.
때문에, '억시'와 '어시'의 경우는 '표기'에서도 '발음'에서도 두 표현 다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ㄷ. 어구야꼬 (경상도 사투리) = 엄청나게 (표준어) = 대단히, 너무, 매우 (표준어)
'경상도 사투리 '어구야꼬'와 가장 정확하게 연결될만한 표준어 표현이 뭐가 있을까?'하고 고민을 좀 해봤는데요.
'대단히'나, '너무'나, '매우'나, 모두 다 대체해서 사용이 가능할 엇비슷한 의미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의미상 '어구야꼬'와 가장 같은 의미의 표준어 단어를 꼽자면 '엄청나게'가 아닐까 싶습니다.




활용 예..>>



ㄱ. 억수로(억쑤로)
"차말로 비가 억수로 마이 오네예."
-> 진짜로(참말로) 비가 대단히 많이 오네요.
"와따~, 이거 억수로 비싸네예." -> 와, 이거 너무 비싸네요.
이 예들 외에도 "억수로 좋다", "억수로 싸다", "억수로 덥다", "억수로 시원하다", "억수로 시끄럽다" 등등 무수히 많은 예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ㄱ'. 억발로
"와~ 자, 억발로 예쁘네."
-> 와~ 저 사람, 대단히 예쁘네.
'억수로'와 같은 의미인 '억발로'의 경우,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에서 쓰기보다는 격의없는 친구들끼리 모인 자유롭고 편안한 자리에서 쓰기에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진지한 대화에서보다는 농담삼아 하는 말에 더 잘 어울릴법한 표현입니다.


ㄴ. 억시(어시)
"아가 차말로 말도 억시 안들어 묵네."
-> "아이가 참으로 말을 너무 안듣네."[각주:3] 
"쪼매마 더 깍아주믄 될꺼를, 아따, 억시 빡빡하이 그케샀네." -> "조금만 더 싸게 해주면 될 걸, 와~ 너무 빡빡하게 구네.
이 예들 외에도 "억시 춥다", "억시 싸다", "억시 크다", "억시 넓다" 등등의 많은 표현들이 있습니다. 


ㄷ. 어구야꼬
가 : "니, 오늘 와 이래 늦었노?" -> "너, 오늘 왜 이렇게 늦었니?"
나 : "그라이까네.., 오늘따라 차가 어구야꼬 밀리더라꼬." -> "그러게 말이야.., 오늘따라 차가 너무 밀리더라고."

가 : "자, 어디 아프나?" -> "저 아이, 어디 아파?"
나 : "몰라, 아까 보이까네 뭐슬 어구야꼬 묵어 제끼는게, 탈이 안나믄 더 이상하지 싶더마는." -> "몰라, 조금 전에 보니까 뭘 엄청 많이 먹는게, 탈이 안난다면 오히려 더 이상하겠다 싶을 정도더라고."

그리고, 이 예들 외에도 "어구야꼬 춥다", "어구야꼬 바쁘다" 등등의 표현을 예로 쓸 수 있겠습니다.



이번 글은 경상도 사투리 중에서도 '매우', '너무', '대단히', '엄청나게' 정도의 뜻을 가진 '부사어 사투리'..
'억수로'와 '억시', 그리고, '어구야꼬'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았는데요.

이중, 경상도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는 단어는 '억수로'가 아닐까 싶고요.
다음으로는 '억시'..
그리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가장 사용 빈도가 떨어지고 덜 알려진 단어라고 한다면 '어구야꼬'를 꼽아야 할텐데요.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단어는 '어구야꼬'고요.
이유는 이 세 표현 가운데 '어구야꼬'가 가장 독특하고 예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오늘의 사투리 이야기는 그만 접기로 하고요.

이번 글에서 '매우'라는 뜻을 가진 사투리 단어들을 소개한 것에 이어서,
다음 글에서는 이들 단어의 뜻에 "많다"라는 뜻이 더해진 경상도사투리 표현들을 한번 정리해 봤으면 좋겠다 싶은데요.

"매우 많다"라는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들..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으니까, 다음 글은 기대를 하셔도 좋지 싶네요.^^

  1. 이 표현의 경우, 등식으로 나타내보기는 했지만, 모든 예에서 다 대체가 가능할 것 같진 않고, 비와 관련해서만 대체해서 쓰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본문으로]
  2. '억수로'...겉보기엔 표준어에 '로'자 하나 붙은 것 뿐이어서, 언뜻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일 수도 있겠다'라고 판단하기가 쉬운데요. 그렇지만 실제 사용되는 예를 살펴보면 표준어가 아닌 경상도 사투리 단어가 맞습니다. [본문으로]
  3. 여기서는 그냥 '아이'라고만 적어봤지만, 실제로 이 표현이 사용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말하는 사람과 말을 듣는 사람이 1:1인 상황에서 쓰이는 경우도 많은만큼, 그때의 '아'는 그냥 '아이'가 아닌 '너'라고 해석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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