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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불만제로, "어묵" 편(20100106)을 보고..

by 雜學小識 2010.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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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제로, "어묵" 편(20100106)을 보고..


2010년 들어서 첫 방송이었던, 어제의 불만제로..
이번 주에 불만제로에서 다루었던 내용은 크게 두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어묵"의 '생산 과정에서의 위생 실태'와 '어묵의 주재료가 되는, 생선'에 대한 이야기였고,

다른 하나는, "대리주차"(valet parking)가 고객의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내지는, 강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대리주차로 인한 '차량 손상', '주차장 안이 아닌 도로나 인도 위의 불법주차로 인해 단속의 대상이 되고 있기까지 하다'는 내용 등을 지적하면서,
'대리주차에 대한 소비자의 주의 당부'와 '주차업체 스스로의 노력', 그리고, '대리주차 서비스의 기준이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언급을 했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방송 리뷰를 좀 해볼텐데요.

이 글은 위의 두 주제 가운데 "어묵"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하고요,
발렛 파킹에 대한 이야기는 간략하게나마 위에서 정리한 것 정도로 해서, 갈음을 해볼까 합니다.




1. 방송 전, 예상했던 방송 내용..;

"어묵"..
생각컨대, 어묵만큼 개개인의 요리 솜씨에 별 상관없이, 편차없는 음식이 되어주는 재료가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무나 멸치, 혹은, 다시마 좀 넣어 국물을 낸 다음에,
과감히 어묵 좀 던져넣어주고, 집에 있는 아무 야채나 좀 넣어주면, "국" 혹은 "탕"이라는 이름으로 변신이 가능하고요,

프라이팬에 어묵, 기타 야채들, 적당히 볶다가,
간장, 설탕(물엿), 참기름, 통깨 같은 걸로 만든 기본적인 양념장 + 식성에 따라 맵게 먹고 싶으면, 고춧가루까지 넣은 후,
볶고 있는 재료들에 부어주면, 어묵 볶음이 가능하겠고요.

정말, 이도저도 다 귀찮다 싶을 정도의 날엔, 라면 하나 끓이면서 어묵 몇 개 넣기만 해도 나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고요.

뭐, 어묵의 용도가 이러하다보니, 저 역시 자주는 아니지만 어묵에 의존해서 끼니를 때울 때가 왕왕 있는데요.;


이렇게 요리법은 대충 설렁설렁 적어 봤지만,
나름 그래도 먹을 거에 민감한 편이라 어묵을 살 때, 꼭 확인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전에도 한번 글로 적은 적이 있는 "haccp 마크의 확인"이 그것인데요.


haccp 마크..
식품제조 공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붙일 수 있는 것이어서, 저는 각종 식품가공품들을 살 때면 이 마크를 꼭 확인하고 구매를 합니다.

그리고, 어묵 역시, 이 해썹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들이 시중에 상당히 많이 나와 있어서, 이제껏 믿고 먹어 왔었고요.

그래서, 처음에 방송 시작과 함께 "어묵"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을 때만 해도,
당연히 가정에서 구매하게 되는 마트용 어묵이 아닌, 식당이나 포장마차 등에서 대량으로 소비하게 되는 영업용 어묵을 만드는 공장이 지적의 대상이 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었습니다.
그리고, 어묵으로 만든 음식을 밖에서 사먹지만 않으면 되는 것 아니겠나라는 생각을 함께 했었고요.

그러나, 그 예상은 방송 초반부터 멋지게 빗나갔는데요...;;


2. 방송 내용 요약..

이번 편.. 방송에서 어묵과 관련하여 언급한 것은 크게 두가지 정도가 될텐데요.

하나는,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의 비위생과 관련한 내용이었고,
둘은, 어묵의 원료가 되는 생선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1) 어묵, 비위생적인 생산과 판매 과정에 노출되다.

(식당 등에 납품되는 어묵이 이야기의 주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저의 예상과는 달리), 방송은 처음부터 가정집을 비추며, 어묵에서 발견했다는 이물질 증거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리조각', 그리고, '수세미'...;
식품에서 나와서는 안될 이물질들이, 각 가정에서 사먹는 시판 어묵에서 발견되었다는 건데요.[각주:1]
이거, 이렇게 되면, 외식만 조심해서 될 일이 아닌, 어묵이라는 식품 자체를 신뢰하는데 문제가 있겠더라고요.;;

아무튼, 해서, 각 어묵 제조 공장을 찾아나선, 불만제로..
그곳 공장들에서 여러 유형의 비위생적인 장면을 만나게 되는데요.

(1) 불만제로에서 찾은 어묵 공장 중 일부에서는, '청소 상태 불량', 내지는, '더럽고 낡은 튀김 기구들'과 같은 비위생적인 제조 현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 어묵에 들어가는 '당근, 파 등의 야채를 씻지도 않고 대충 흙만 털어내서 어묵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즉석 어묵집도 있었습니다.

(3) 당일 반죽된 어묵은 당일 판매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즉석 어묵..
그런데, 어묵 반죽 업체에서 반죽을 가져와 튀겨서 판매하다 남은 반죽과 어묵을 다음날 재판매하는 즉석 어묵집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즉석 어묵의 판매 장소는 길가인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결국, 반죽업체에서조차 어묵 반죽은 반조리식품이니 당일 소진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거기다, 식품을 길가에 놓고 팔고 있기까지 하니, 즉석 어묵이 각종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2) 어묵,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어묵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주재료인 '생선'...
그런데, 생선이라고 다 같은 생선이 아니었으니,
일단, 종류부터가 다 다르고, 성어를 쓰느냐 치어를 쓰느냐에 따라서 또 다를 수 있고,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생선을 갈아 사용하느냐, 아니면, 외국에서 갈아온 냉동 연육을 어묵의 재료로 쓰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1) 어묵의 재료, 생선...

현재, 우리나라에서 어묵 재료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생선은, '깡치'라는 이름의 어린 조기와 '풀치'라는 이름의 어린 갈치..

관련해서 방송에서 지적한 것은, 크게 두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치어는 성어에 비해서, 그 생선 만의 독특한 맛이 덜하고 영양도 적을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묵을 만들 때 생선을 제대로 손질하지 않고 통째로 갈아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2) 어묵의 재료, 연육..

어묵 봉투에 적혀 있는 성분 표시...
확인해보면, '연육(수입산)...'이런 식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만 보고서는, 소비자는 이 수입산이 어느 나라를 지칭하는지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떤 생선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확인에 나선 '불만제로'..

여차저차 확인한 끝에 얻을 수 있었던 정보는 이런 정도입니다.
연육 -거의 , '베트남산'이다.
연육의 재료가 되는 생선 - 판매자는 명태 정도의 맛과 탄력을 가진 생선인 '실꼬리돔'이라는 말을 하지만, 실상 알고보면, '잡어'다.


뭐, 솔직히 여기까지는 예상 가능했거나, 크게 놀랍지는 않은 정도였는데,
다음의 방송 내용은 보면서, 일단 기분이 좀 상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가져오는 연육을 만드는 베트남 공장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과도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요.
일본에 수출하는 연육의 재료는 돔...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연육의 재료는 잡어[각주:2]..., 
이렇다더라고요.;;

(3)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어묵...

아무튼, 주재료인 생선이 이런 것이다 보니, 생선 자체가 별 맛을 못내거나, 상태가 시원치 않아서,
실제로 어묵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각종 첨가물들이 상당히 많이 첨가가 되고 있다는 방송 내용이었는데요.

물론, 이런 첨가물들은 모두 법적으로는 사용이 가능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성인에게 맞춰진 기준만큼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경우에, 아이들에게는 장기적으로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주장이었습니다.


3) 방송의 마무리 주장..

성분 표기 및 원산지 표기를 명확하게 해 달라.



3. 내맘대로, '불만제로 프로그램' 평..

1) 방송 내용에 박수를 보내다.


어묵에서 발견된, 이물질...
여기에서 출발한 취재가, 어묵의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어묵의 원재료를 확인하는 과정까지 이어졌던, 이번 방송 내용....
그리고, 지적들..

개개인의 소비자는 할 수 없는 확인을 불만제로가 해주었다는 점에서는 크게 박수를 보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2) 방송만 봐서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지적...

(1) 해썹 인증 유무를 구분해서 확인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 보여줬던, 비위생적인 제조 시설의 공장들...
생각컨대, 그곳 공장들이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서, 두가지의 가정이 가능하겠는데요.
만약, 해썹 인증을 받은 곳 조차, 생산 시설과 기름의 상태 등의 전반적인 위생 상태가 그런 정도였다면,
비단 어묵 뿐만 아니라, 식품과 관련한 모든 관리가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다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테구요.
만약, 해썹 인증을 받지 않은 곳이었다면,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을 함께 비교해 주면서,
소비자에게 구매 시에, 성분표시 등과 함께, 해썹 마크도 확인을 하고 사라는 정보를 제공하는 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어묵의 재료, 잡어..

잡어..
잡어, 못먹는 고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름도 모르는 잡어 회나, 잡어 매운탕을 먹어봤는데 맛이 기가 막히더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있구요.
게다가, 몇십 년 전, 못먹고 못살던 때의 어묵이 잡어로 만들어졌었다는 것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만제로에서 처음에 '잡어', 혹은, '치어'를 언급할 때는, 이야기의 방향을 조금 잘못 잡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고,

다만, 이 내용에 대해서 제가 주목했던 것은, 잡어나, 치어 등의 생선 종류가 아닌, 이들 생선의 신선도였는데요.
냉동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던 치어들은 별 문제가 없어보였으나, 잡어 연육의 신선도는 방송만 봐서는 명확하지가 않겠더라구요.;;
베트남 현지에서 확인한 것이니 잡어의 상태를 실험까지는 해볼 수 없었겠지만, 취재원이 관능검사를 해서 잡어의 신선도를 방송으로 전하고, 그것에 문제가 있다면 지적을 하는 것이 옳았다고 보여집니다.[각주:4]

그런데, 방송에서는 잡어의 신선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보다는,
상품가치 0인 '잡어'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마치 잡어 자체가 먹지 못할 생선인 것 마냥 잘못 해석할 여지를 남긴 듯 보였구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이 내용에 대한 언급은 조금 초점을 잘못 맞춘 것이 아니겠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3) 뼈와 내장째 다 갈아 어묵에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관련 규정의 검토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정에서 만드는 거라면, 당연히 생선 비늘을 치고, 내장을 내고, 씻는 과정을 다 거친 후에야 비로써 어떤 음식의 재료로든 쓰이게 될테지만,
공장에서 만드는 어묵이다보니, 뼈와 내장째 다 갈아서 어묵에 사용되고 있다고 했는데요.[각주:5]
그렇다면, 이것이 단지 맛과 영양적인 차이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법 상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분이 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가령, 좀 헐거운 잣대를 가져다 대자면 공장에서 잔 생선 하나하나를 전부 손질해서 어묵을 어떻게 만드냐고 할 수도 있을테니,
일단, 현행법 상 생선 내장과 뼈 등이 비가식부분으로 규정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묵 등의 가공식품에 이런 부분의 사용이 허용되고 있는지 어떤지에 대한 명확한 확인부터 선행되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4) 단속 장면이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방송을 통해 보여진 어묵 공장의 비위생적인 모습...
그런 정도라면 행정처분까지는 모르겠으나, 행정적인 지도와 계도의 대상은 확실히 될 것 같은데, 그런 지적들이 없었던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5) 검은 기름의 유해성, 강조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단 어묵 뿐만이 아니라, 튀김류는 기름의 신선도가 상당히 중요한데요.
단순히 맛을 결정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검은 기름은 건강에 상당히 해로운 것이기도 하니, 이런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도 한번쯤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4. 결..

1) 시판 어묵에 실망하다.

시판되는 어묵...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간, 식당에서 파는 어묵은 출처불명, 성분불명일 수도 있겠다는 불신을 해 봤던 적이 있지만, 
개개인이 마트에서 사먹는, 소위, 대기업 혹은 규모있는 식품 전문 회사의 어묵은 그래도 믿고 먹을만하지 않겠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 방송을 보면서, 이번 역시 어김없이 저의 기대는 깨지고 말았습니다.;
(어묵의 제조 시에 비위생적인 요소가 보였던 곳은 정확히 어느 곳인지를 모르니, 이 부분은 빼고 적더라도,)
어묵의 부실한 '표기 사항'과,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 많아 보이던 각종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 명확히 알고 사온 원재료, 그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팔때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 주십시오.

방송을 보니,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연육의 재료가 달랐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의 공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를 속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어묵 회사들이 싼 비용으로 연육을 구매하려다보니, 생선이 잡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일텐데요.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그 연육으로 만든 어묵을 판매할 때도,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묵을 판매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분명, 자신들은 명확한 정보를 가지고 재료를 구매하고 있을 텐데,
소비자인 우리더러는 단순히 '수입산(연육) 몇 %'라는 정보 만으로 제품을 사달라니, 공산품도 아닌 식품에는 충분하지 않은 정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컨대, 최소한 어느 나라가 원산지인지, 어떤 생선 살이 얼마나 쓰였는지 정도는 소비자도 알 권리가 있지 싶습니다.


3) 어묵 생산 공정, 관계 기관에서 위생 확인을 다시 해주십시오.

방송 말미에 보니, 정부에서 '국민들이 자주먹는 500대 식품'을 선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매번, 이름만 거창하게 붙일 것이 아니라, 정말 실효성있고 제대로된 단속과 점검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1. 방송을 통해 보여진 어묵 봉지들을 보니, 우리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제품들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본문으로]
  2. 사료용 보다 조금 나은 단계 품질 상태의 이름모를 생선들... [본문으로]
  3. 물론, 전문가의 주장처럼, 영양적인 측면에서 치어와 성어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에 따라 제품의 가격도 달라지는 것일테니, 이런 정도는 소비자가 알고만 선택할 수 있다면, 개개인의 선택에 맞길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위생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본문으로]
  4. 사료용 보다 위의 단계가 어느 정도 상태인지, 먹을 수 없을 정도의 신선도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한 듯 보였습니다. [본문으로]
  5. 어묵업체에서 인정한 내용은 아니고, 수산물을 취급하시는 분의 주장이었으니, 이 내용 자체에 대한 사실 여부의 확인도 필요했다고 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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