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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북에서 온 머구리"편(20090828)을 보고..
mbc스페셜..
매 회마다 꼬박꼬박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예고편을 보다가 괜찮다 싶으면 챙겨보곤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어느 때는 정치인의 이야기를, 어느 때는 말기 암 환자의 이야기를, 어느 때는 자연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기에, 일견 아무 기준 없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도 같지만,
가만히 보면, 결국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 시청자에게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인, mbc 스페셜..
어제 방송된 '머구리'편 역시, 그렇게 해서 보게 되었는데요.
어제의 방송은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제목 그대로' 였습니다.
'북'에서 탈북한 주인공..
그리고, 그의 직업인 '머구리'..
'머구리'의 일터인 동해의 심해..
방송은 이 셋을 보여주며, 남북 분단을 이야기했고, 우리나라 근해의 어족 자원이 점차 감소해 가는 현실을 보여 주었고, 바다 위에서도 벌어지는 경쟁을 보여주었고, 땀 흘려 일하면 가질 수 있는 풍요로움도 보여주었습니다.
1. 머구리란?
언젠가, '왜 남자는 물질을 하지 않고, 여자만 할까?'라는 의문을 아주 잠깐 품어 본 적이 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그냥 흘려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방송을 보니 '해남'이라는 단어가 떡하니 튀어 나오더라고요.;; 1
그리고, 또하나의 생소한 단어, '머구리'..
머구리는 '심해잠수부'를 이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 머구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기 원하시는 분은, 여기로~ ) 2
몇십 kg이나 되는 무거운 장비를 갖추고, 평균 수심 30m이내의 심해에서 산소 호스 하나에 의존해서 심해로 들어가, 해삼과 물고기, 대왕문어 등을 잡아 나오는 모습.. 3
주인공은 하루하루, 그렇게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2. 새터민..
북한 군 간부였다는 주인공 박명호 씨..
그 시절, 군의 식량자급 자족을 위해 처음 '잠수'를 시작했던 그는,
탈북 이전에 이미 남한 방송을 10년 간 들으면서, 국내 사정에 눈을 떴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 남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최저 임금이 얼마인지', '유가가 얼마인지', '주가가 어떤지' 등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는 그가,
그러나 정작 자신이 가장 알고 싶어했던 쌀 1kg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남으로 오기 전까지 끝내 알 수가 없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는데요.
남한에 온지 3년 만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룬 박명호 씨..
방송을 통해 본 그는 '살려는 의지가 겉으로도 드러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3. 능동적인 삶을 사는, 북한 여성..
주인공 부부가 새집으로 이사를 하던 날..
무거운 장농도, 세탁기도, 냉장고도, 힘을 써 들만지는 이는 그가 아닌, 그의 부인이었습니다.
어지간한 인부만큼 힘을 쓰던 부인..
생각컨대, 그녀가 힘이 있은들 얼마나 있을까요?
다만, '내가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이 그런 괴력을 발휘하게 했겠지요.
어쨌든, 한 차례 그렇게 힘을 쓰고도,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나머지 소소한 짐들을 리어커에 실어 직접 나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과 함께, 리어커 뒤를 큰 힘 들이지 않고 가만히 따르기만 했던 남편의 모습이 더욱 대비를 이뤘는데요.
매일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가 잠수를 해 돈을 벌어오는, 남편..
그렇기에, 그녀는 '이사와 같은 집안일은 자신이 주가 되어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저도 여자지만 남한 여자들과 절로 비교가 되더라고요.;; 4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이다보니, 일상 가사도 분담을 하는 것이 대세가 된 요즘..
그런데,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가정의 주부까지, 어부지리로 가사 분담을 당연스레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평소, "참 이상한 계산법"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5
어제의 방송을 보다보니, 북한 여성들은 다르더라고요. 6
4. 죽어가는 근해..
주인공이 작업하는 동해의 물 속..
심해에는 버려진 어구들이 가득했고, 바다 생물들은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민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북쪽으로 점점 향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결국, 북한과 인접한 지역인 '저도어장'까지 배들이 출항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어구를 잃어버리거나, 배가 북방한계선을 넘어버려 큰 벌금을 내야하는 상황에까지 처하곤 하는 어민들..
동해 최북단의 어민들은 그렇게 계속해서 범법자가 되어감에도, 가능한 한 북으로 북으로 향하는 그 일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5. 결..
처음, 방송을 보기 시작할 때만 해도 '머구리'라는 명칭에 대한 관심이 다였는데,
보다보니, 탈북자인 주인공의 삶을 통해, '현재의 분단 상황'과 '새터민에 대한 생각'도 한번쯤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어족 자원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바다를 생각해도, 어민들을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웠고요.
그러나 방송은 그처럼 무거운 모습만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예전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간간히 볼 수 있는 '심해의 아름다운 장면들'과, '저도어장으로 향하는 배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인데요,
아직은 희망을 놓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배를 타는 선원 분이 방송 끝부분에 했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들의 배가 늘 가장 많은 어획량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 그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력이 합쳐진 배이니, 1등인 것은 당연하다"..
이거, 진짜 멋진 말이지 않습니까?
아무쪼록, 그 분의 주장이 사실이어서,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남북통일을 이루게 되는 그날에도,
우리의 기술력과 북한 주민의 노동력이 합쳐져, 세계 1등 국가가 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mbc스페셜..
매 회마다 꼬박꼬박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예고편을 보다가 괜찮다 싶으면 챙겨보곤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어느 때는 정치인의 이야기를, 어느 때는 말기 암 환자의 이야기를, 어느 때는 자연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기에, 일견 아무 기준 없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도 같지만,
가만히 보면, 결국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 시청자에게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인, mbc 스페셜..
어제 방송된 '머구리'편 역시, 그렇게 해서 보게 되었는데요.
어제의 방송은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제목 그대로' 였습니다.
'북'에서 탈북한 주인공..
그리고, 그의 직업인 '머구리'..
'머구리'의 일터인 동해의 심해..
방송은 이 셋을 보여주며, 남북 분단을 이야기했고, 우리나라 근해의 어족 자원이 점차 감소해 가는 현실을 보여 주었고, 바다 위에서도 벌어지는 경쟁을 보여주었고, 땀 흘려 일하면 가질 수 있는 풍요로움도 보여주었습니다.
1. 머구리란?
언젠가, '왜 남자는 물질을 하지 않고, 여자만 할까?'라는 의문을 아주 잠깐 품어 본 적이 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그냥 흘려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방송을 보니 '해남'이라는 단어가 떡하니 튀어 나오더라고요.;; 1
그리고, 또하나의 생소한 단어, '머구리'..
머구리는 '심해잠수부'를 이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 머구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기 원하시는 분은, 여기로~ ) 2
몇십 kg이나 되는 무거운 장비를 갖추고, 평균 수심 30m이내의 심해에서 산소 호스 하나에 의존해서 심해로 들어가, 해삼과 물고기, 대왕문어 등을 잡아 나오는 모습.. 3
주인공은 하루하루, 그렇게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2. 새터민..
북한 군 간부였다는 주인공 박명호 씨..
그 시절, 군의 식량자급 자족을 위해 처음 '잠수'를 시작했던 그는,
탈북 이전에 이미 남한 방송을 10년 간 들으면서, 국내 사정에 눈을 떴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 남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최저 임금이 얼마인지', '유가가 얼마인지', '주가가 어떤지' 등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는 그가,
그러나 정작 자신이 가장 알고 싶어했던 쌀 1kg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남으로 오기 전까지 끝내 알 수가 없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는데요.
남한에 온지 3년 만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룬 박명호 씨..
방송을 통해 본 그는 '살려는 의지가 겉으로도 드러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3. 능동적인 삶을 사는, 북한 여성..
주인공 부부가 새집으로 이사를 하던 날..
무거운 장농도, 세탁기도, 냉장고도, 힘을 써 들만지는 이는 그가 아닌, 그의 부인이었습니다.
어지간한 인부만큼 힘을 쓰던 부인..
생각컨대, 그녀가 힘이 있은들 얼마나 있을까요?
다만, '내가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이 그런 괴력을 발휘하게 했겠지요.
어쨌든, 한 차례 그렇게 힘을 쓰고도,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나머지 소소한 짐들을 리어커에 실어 직접 나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과 함께, 리어커 뒤를 큰 힘 들이지 않고 가만히 따르기만 했던 남편의 모습이 더욱 대비를 이뤘는데요.
매일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가 잠수를 해 돈을 벌어오는, 남편..
그렇기에, 그녀는 '이사와 같은 집안일은 자신이 주가 되어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저도 여자지만 남한 여자들과 절로 비교가 되더라고요.;; 4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이다보니, 일상 가사도 분담을 하는 것이 대세가 된 요즘..
그런데,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가정의 주부까지, 어부지리로 가사 분담을 당연스레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평소, "참 이상한 계산법"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5
어제의 방송을 보다보니, 북한 여성들은 다르더라고요. 6
4. 죽어가는 근해..
주인공이 작업하는 동해의 물 속..
심해에는 버려진 어구들이 가득했고, 바다 생물들은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민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북쪽으로 점점 향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결국, 북한과 인접한 지역인 '저도어장'까지 배들이 출항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어구를 잃어버리거나, 배가 북방한계선을 넘어버려 큰 벌금을 내야하는 상황에까지 처하곤 하는 어민들..
동해 최북단의 어민들은 그렇게 계속해서 범법자가 되어감에도, 가능한 한 북으로 북으로 향하는 그 일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5. 결..
처음, 방송을 보기 시작할 때만 해도 '머구리'라는 명칭에 대한 관심이 다였는데,
보다보니, 탈북자인 주인공의 삶을 통해, '현재의 분단 상황'과 '새터민에 대한 생각'도 한번쯤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어족 자원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바다를 생각해도, 어민들을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웠고요.
그러나 방송은 그처럼 무거운 모습만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예전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간간히 볼 수 있는 '심해의 아름다운 장면들'과, '저도어장으로 향하는 배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인데요,
아직은 희망을 놓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배를 타는 선원 분이 방송 끝부분에 했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들의 배가 늘 가장 많은 어획량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 그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력이 합쳐진 배이니, 1등인 것은 당연하다"..
이거, 진짜 멋진 말이지 않습니까?
아무쪼록, 그 분의 주장이 사실이어서,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남북통일을 이루게 되는 그날에도,
우리의 기술력과 북한 주민의 노동력이 합쳐져, 세계 1등 국가가 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 해남.. 상식적으로, 해녀가 있으면 해남이 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저로선 처음 들어보는지라 왠지 생경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본문으로]
- 뭘 잘 모르면, 일단 '네이버지식인'부터 찾곤하는 접니다.;; [본문으로]
- 두꺼운 가죽 잠수복을 입고, 납덩이를 몸에 묶고, 청동 투구까지 머리에 씀.. [본문으로]
- 남남북녀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덤으로 해 봤습니다. 쿨럭..;;; [본문으로]
- 부양 가족이 많다던지, 집안에 환자가 있다던지, 몇쌍둥이를 출산했다던지 하는 특수한 경우는, 당연히, 제외하고 말입니다. [본문으로]
- 물론, 방송처럼 그렇게까지 해야 '남녀평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소제목도,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북한 여성'이 아닌, '능동적인 삶을 사는'... 정도로 적었던 것이고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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