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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과 원전 방사능 유출 참사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
대지진과 그로 인한 지진 해일, 그리고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까지..
지난 3월 11일 오후 시간, 일본에서 진도 8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이후 만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대지진의 악몽은 현재진행형인 상황입니다.
물리적으로는 너무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나, 심정적으로는 지구 상 그 어느 나라보다도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
평소 저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는 이런 정도의 정의로 자리하고 있었기에,
지난 몇일간 발생했던 이 엄청난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저역시 여러모로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그래서 이 글은 이와 관련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의 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내 안에 있는 여러가지 생각들 & 어쩌면 당신 안에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를 여러가지 생각들..
1. 안타깝고 슬픈 일, 그러나, 쩜쩜쩜..
땅이 흔들리고, 이내 바닷물이 조금 전까지도 사람들이 발디디고 살았던 터전 속으로 엄청난 속도와 위력으로 밀려오는 모습을 봤습니다.
당연히 안타깝고, 당연히 안됐고, 당연히 슬펐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의 크기, 그 마음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가 있어 누군가가 제 마음을 비춰봤더라면,
예전 아이티나 스촨성 지진 당시보다는 덜 했음을 정확히 알아차려 버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너무도 가까이 위치해 있는 나라, 일본..
그렇기에 당연히 멀리 있어 이제껏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들에 비해서 그 안타까움이라는 것이 더했어야 어쩌면 정상적이랄 수 있을테지만, 그렇게까지는 되기 힘들었던 내 안의 마음..;
혹 일본에 가족이나 친구나 지인이 살고 있다라거나, 한때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정도면 모를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어쩌면 저처럼 상식과 마음이 따로 노는, 이런 기이하고 복잡한 감정을 경험하셨던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2. 자연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 그 가운데 최악의 압권은 아전인수격 하나님 찾기..
땅이 흔들리고, 땅에서 무언가가 솟구쳐 오르고, 가라앉고..
바람이 불고, 비와 눈이 내리고, 극한의 더위와 추위가 엄습하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지만, 또한 사람이기에 도저히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과학이 발전하고 문명이 발전했다는 요즘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중 어느 것은 원인을 알게 된 것도, 과정을 알게 된 것도, 예측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린 순간부터는 사람이 손쓸 수 있는 여지라는 것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사실이고요.
그리고 그렇기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아주 고대처럼 자연물 앞에 맹목적으로 빌고 우상화 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자연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여전히 갖고 있는 것일텐데요.
듣자하니, 어느 개신교 목사가 일본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신의 땅이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하니..
제 관점에서는 '이것이야말로, 아전인수 중에서도 최상급 아전인수'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사실 개신교에서의 아전인수식 해석은 이전에도 좀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가령, 사람이 크게 다쳤는데, 감사헌금을 내고 감사기도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죽지 않고 이렇게 산 것이다라는 해석과 함께 말이죠.
그럼 유사 상황에서 죽음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경우에는 어떻게 반응할까?
하나님을 안믿었다면 지옥불에 던져졌을테지만, 하나님을 믿었기에 분명 천국에 갔을 것이다..
뭐 이런 해석과 함께, 추도기도 한번 하면서 하나님 품에 갔으니 유가족도 크게 슬퍼하지 말자는 정도의 위로가 덧붙여지더라고요.
그러나 종교적 해석을 배제하고 생각해본다면, 굳이 이 모든 상황과 현상이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뜻하심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고요.
다만 이런 식의 아전인수격 해석이 갖는 긍정적인 면이라는 건 '자신이 믿는 종교를 통해 고통당하고 있는 당사자와 유가족이 조금이나마 슬픔을 덜고 힘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건은 기독교 신자를 대상으로 한 교회 내부적 해석도 아닌, 종교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고 봐도 좋을만한 '국가', 그중에서도 '자연재해'를 향한 아전인수 격 해석이었으니..
특히나 문제랄 것은, 그 발언이 고통당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위로와 위안이 아닌, 고통과 슬픔에 덧붙인 비수 쪽에 가까울만한 해석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의 종교적 가치와 신념은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신을 만났고 여전히 신을 믿고 있다면,
온 인생을 짓밟히고도 1인당 99엔 배상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배상 결과를 받아들고도, 여전히 사과와 반성을 모르는 그들 앞에 진심어린 위로와 위안을 전했던 정신대 할머니들의 '인간다운 너른 마음'과 자신의 성경적 해석 중 어느 것이 더 신의 뜻이란 것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쯤은 되짚어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여겨집니다.
3.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구조가 아닌, 현 상태가 우리에게 끼칠 영향과 우리의 대응책에 대한 정보입니다.
지진에 이은 쓰나미와 여진, 여진에 이은 원자력발전소의 위기..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일본 원전의 상황에 대한 부분과 그로 인한 방사능 누출과 원자력 공포 같은 내용들일텐데요.
때가 때인만큼 이전의 어느 때보다도 뉴스를 자주 보게되는데,
볼 때마다 원자력발전소의 구조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현 단계에 대한 수치 언급 같은 것들은 너무도 구체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반면에,
현재의 상태가 우리에게 끼칠 영향이라는 것은
지금, 오늘 내일, 혹은 향후 2~3일간은 바람의 방향이 북서풍이라 괜찮다는 정도의 내용만 반복될 뿐,
이번의 방사능 누출이 최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는 자연 생태계와 우리 인간, 특히나 최인근국인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정보 같은 부분은 아직 언급이 되지 않고 있는 듯 하고,
뿐만 아니라, 분명 '만의 하나'를 대비한 우리 정부 차원의 대책 혹은 대응책이라는 것이 있을텐데,
이런 부분에 대한 소개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아서 사람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면이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바란다면, 일본 원전의 내부 구조도는 이제 그만 보여줘도 좋으니,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라던가, 방사능 물질이 인체와 자연계에 끼칠 영향 같은 정보에 대한 객관적인 소개와 함께,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에 대한 보수적 관점에서의 접근과 준비 같은 부분에 대한 것도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4. '일본돕기'와 관련하여..
일본에서 활동해왔던 여러 연예인들이 일본인들보다 더 먼저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기부를 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을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그들의 따뜻한 마음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으면 늘 따라붙는 말들이 있었으니..
대충 요약해보면 '그간 국내에는 얼마나 기부를 해왔었냐'거나, '우리나라에도 기부할 곳은 널렸다'는 내용의 말들인데요.
생각컨대, 완전히 '나 친일'이라고 이마에 이름 붙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기부라는 건 마음이고 습관이 아닐까 싶고, 그같은 맥락에서 이번에 일본 지진과 관련해 기부를 한 사람들은 평소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기부 잘 하던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은만큼, 대중들도 선의는 선의 그대로 칭찬을 하는 것이 맞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물과 같은 현물 구호품은 받지 않겠으니, 돈만 보내달란다', '게다가 돈도 한국이라는 이름이 아닌, 적십자사 이름으로 보낸 것만 받겠단다'라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일본 측의 반응에 대해 들었을 땐, 그들을 향한 안타까움 역시 제법 감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평소 일본이 물과 식품 등에 대해 얼마나 철저한 관리와 점검을 해왔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방사능이 기준치보다 몇배가 더 높으니 하는 일본 땅 어디의 물이 삼다수와 같은 우리나라의 생수보다 더 안전하고 좋을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도 좀 들고 그러면서,
이 말은 바꿔말해서, 이번 재해가 자국 내에서 충분히 해결가능한 정도여서 타국의 도움은 필요없다는 완곡한 표현 아니겠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
아무튼 어찌되었건 정승도 제하기 싫으면 그만인 것이니,
우리가 이에 대해서 더이상 왈가왈부할 이유나 필요는 없어보여서 저도 이 이야기는 이쯤에서 생략을 할까 합니다.
5. 지진은 천재지변, 그러나, 원전 사고는 인재로 보여집니다.
민감한 부분입니다.
애초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와 같이 심각한 정도의 원전 사고는 없었을테니까요.
또한 어쨌거나 저쨌거나 현재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일본과 일본인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남의 불행이기에 말을 아끼는 것이 좋겠다고 하고 말기에는,
사견이지만 현재의 상황이 상당히 우려할만하지 않나 싶고, 더군다나 우리와는 너무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인만큼, 원전 사고에 대한 잘잘못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물론, 이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이후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일본은 지진이 빈번한 열도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웠던 것 자체가 잘못이었음을 시인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세워야 했다고 한다면 더더욱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는데,
왜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라늄으로도 모자라서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선택했던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 근거와 결정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하지않겠나 생각됩니다.
또한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원전의 경우, 열효율은 높으나 비교적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비등형 원전이라고 하던데, 왜 일본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나라에서 가압경수로형 원전이 아닌 비등형 원전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들의 불행이 저 역시 안타깝고 슬픕니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말만 지구촌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지구"촌"인 세상입니다.
늘상 지진과 함께인 땅에, 문제가 생기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원자력발전소를 세웠던 것..
사고시 우라늄보다 더 위험하다고 하는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함께 쓰길 고수했던 것..
열발생과 열전달 과정이 비교적 간소한 비등형 원전을 선택했던 것..은
모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겠으나,
이제 그로 인한 재앙과 피해는 일본이라는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크던 작던 전세계가 함께 나누게 생겼음을 생각해본다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일본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과 자기 반성은 당연히 있어야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그들을 위해서도 우리를 위해서도..
더이상의 여진이나 사고없이, 이번 지진과 관련한 모든 일들이 다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번 재앙으로 희생된 일본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대지진과 그로 인한 지진 해일, 그리고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까지..
지난 3월 11일 오후 시간, 일본에서 진도 8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이후 만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대지진의 악몽은 현재진행형인 상황입니다.
물리적으로는 너무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나, 심정적으로는 지구 상 그 어느 나라보다도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
평소 저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는 이런 정도의 정의로 자리하고 있었기에,
지난 몇일간 발생했던 이 엄청난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저역시 여러모로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그래서 이 글은 이와 관련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의 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내 안에 있는 여러가지 생각들 & 어쩌면 당신 안에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를 여러가지 생각들..
1. 안타깝고 슬픈 일, 그러나, 쩜쩜쩜..
땅이 흔들리고, 이내 바닷물이 조금 전까지도 사람들이 발디디고 살았던 터전 속으로 엄청난 속도와 위력으로 밀려오는 모습을 봤습니다.
당연히 안타깝고, 당연히 안됐고, 당연히 슬펐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의 크기, 그 마음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가 있어 누군가가 제 마음을 비춰봤더라면,
예전 아이티나 스촨성 지진 당시보다는 덜 했음을 정확히 알아차려 버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너무도 가까이 위치해 있는 나라, 일본..
그렇기에 당연히 멀리 있어 이제껏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들에 비해서 그 안타까움이라는 것이 더했어야 어쩌면 정상적이랄 수 있을테지만, 그렇게까지는 되기 힘들었던 내 안의 마음..;
혹 일본에 가족이나 친구나 지인이 살고 있다라거나, 한때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정도면 모를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어쩌면 저처럼 상식과 마음이 따로 노는, 이런 기이하고 복잡한 감정을 경험하셨던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2. 자연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 그 가운데 최악의 압권은 아전인수격 하나님 찾기..
땅이 흔들리고, 땅에서 무언가가 솟구쳐 오르고, 가라앉고..
바람이 불고, 비와 눈이 내리고, 극한의 더위와 추위가 엄습하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지만, 또한 사람이기에 도저히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과학이 발전하고 문명이 발전했다는 요즘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중 어느 것은 원인을 알게 된 것도, 과정을 알게 된 것도, 예측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린 순간부터는 사람이 손쓸 수 있는 여지라는 것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사실이고요.
그리고 그렇기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아주 고대처럼 자연물 앞에 맹목적으로 빌고 우상화 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자연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여전히 갖고 있는 것일텐데요.
듣자하니, 어느 개신교 목사가 일본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신의 땅이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하니..
제 관점에서는 '이것이야말로, 아전인수 중에서도 최상급 아전인수'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사실 개신교에서의 아전인수식 해석은 이전에도 좀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가령, 사람이 크게 다쳤는데, 감사헌금을 내고 감사기도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죽지 않고 이렇게 산 것이다라는 해석과 함께 말이죠.
그럼 유사 상황에서 죽음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경우에는 어떻게 반응할까?
하나님을 안믿었다면 지옥불에 던져졌을테지만, 하나님을 믿었기에 분명 천국에 갔을 것이다..
뭐 이런 해석과 함께, 추도기도 한번 하면서 하나님 품에 갔으니 유가족도 크게 슬퍼하지 말자는 정도의 위로가 덧붙여지더라고요.
그러나 종교적 해석을 배제하고 생각해본다면, 굳이 이 모든 상황과 현상이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뜻하심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고요.
다만 이런 식의 아전인수격 해석이 갖는 긍정적인 면이라는 건 '자신이 믿는 종교를 통해 고통당하고 있는 당사자와 유가족이 조금이나마 슬픔을 덜고 힘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건은 기독교 신자를 대상으로 한 교회 내부적 해석도 아닌, 종교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고 봐도 좋을만한 '국가', 그중에서도 '자연재해'를 향한 아전인수 격 해석이었으니..
특히나 문제랄 것은, 그 발언이 고통당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위로와 위안이 아닌, 고통과 슬픔에 덧붙인 비수 쪽에 가까울만한 해석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의 종교적 가치와 신념은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신을 만났고 여전히 신을 믿고 있다면,
온 인생을 짓밟히고도 1인당 99엔 배상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배상 결과를 받아들고도, 여전히 사과와 반성을 모르는 그들 앞에 진심어린 위로와 위안을 전했던 정신대 할머니들의 '인간다운 너른 마음'과 자신의 성경적 해석 중 어느 것이 더 신의 뜻이란 것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쯤은 되짚어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여겨집니다.
3.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구조가 아닌, 현 상태가 우리에게 끼칠 영향과 우리의 대응책에 대한 정보입니다.
지진에 이은 쓰나미와 여진, 여진에 이은 원자력발전소의 위기..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일본 원전의 상황에 대한 부분과 그로 인한 방사능 누출과 원자력 공포 같은 내용들일텐데요.
때가 때인만큼 이전의 어느 때보다도 뉴스를 자주 보게되는데,
볼 때마다 원자력발전소의 구조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현 단계에 대한 수치 언급 같은 것들은 너무도 구체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반면에,
현재의 상태가 우리에게 끼칠 영향이라는 것은
지금, 오늘 내일, 혹은 향후 2~3일간은 바람의 방향이 북서풍이라 괜찮다는 정도의 내용만 반복될 뿐,
이번의 방사능 누출이 최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는 자연 생태계와 우리 인간, 특히나 최인근국인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정보 같은 부분은 아직 언급이 되지 않고 있는 듯 하고,
뿐만 아니라, 분명 '만의 하나'를 대비한 우리 정부 차원의 대책 혹은 대응책이라는 것이 있을텐데,
이런 부분에 대한 소개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아서 사람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면이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바란다면, 일본 원전의 내부 구조도는 이제 그만 보여줘도 좋으니,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라던가, 방사능 물질이 인체와 자연계에 끼칠 영향 같은 정보에 대한 객관적인 소개와 함께,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에 대한 보수적 관점에서의 접근과 준비 같은 부분에 대한 것도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4. '일본돕기'와 관련하여..
일본에서 활동해왔던 여러 연예인들이 일본인들보다 더 먼저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기부를 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을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그들의 따뜻한 마음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으면 늘 따라붙는 말들이 있었으니..
대충 요약해보면 '그간 국내에는 얼마나 기부를 해왔었냐'거나, '우리나라에도 기부할 곳은 널렸다'는 내용의 말들인데요.
생각컨대, 완전히 '나 친일'이라고 이마에 이름 붙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기부라는 건 마음이고 습관이 아닐까 싶고, 그같은 맥락에서 이번에 일본 지진과 관련해 기부를 한 사람들은 평소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기부 잘 하던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은만큼, 대중들도 선의는 선의 그대로 칭찬을 하는 것이 맞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물과 같은 현물 구호품은 받지 않겠으니, 돈만 보내달란다', '게다가 돈도 한국이라는 이름이 아닌, 적십자사 이름으로 보낸 것만 받겠단다'라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일본 측의 반응에 대해 들었을 땐, 그들을 향한 안타까움 역시 제법 감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평소 일본이 물과 식품 등에 대해 얼마나 철저한 관리와 점검을 해왔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방사능이 기준치보다 몇배가 더 높으니 하는 일본 땅 어디의 물이 삼다수와 같은 우리나라의 생수보다 더 안전하고 좋을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도 좀 들고 그러면서,
이 말은 바꿔말해서, 이번 재해가 자국 내에서 충분히 해결가능한 정도여서 타국의 도움은 필요없다는 완곡한 표현 아니겠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
아무튼 어찌되었건 정승도 제하기 싫으면 그만인 것이니,
우리가 이에 대해서 더이상 왈가왈부할 이유나 필요는 없어보여서 저도 이 이야기는 이쯤에서 생략을 할까 합니다.
5. 지진은 천재지변, 그러나, 원전 사고는 인재로 보여집니다.
민감한 부분입니다.
애초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와 같이 심각한 정도의 원전 사고는 없었을테니까요.
또한 어쨌거나 저쨌거나 현재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일본과 일본인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남의 불행이기에 말을 아끼는 것이 좋겠다고 하고 말기에는,
사견이지만 현재의 상황이 상당히 우려할만하지 않나 싶고, 더군다나 우리와는 너무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인만큼, 원전 사고에 대한 잘잘못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물론, 이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이후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일본은 지진이 빈번한 열도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웠던 것 자체가 잘못이었음을 시인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세워야 했다고 한다면 더더욱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는데,
왜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라늄으로도 모자라서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선택했던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 근거와 결정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하지않겠나 생각됩니다.
또한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원전의 경우, 열효율은 높으나 비교적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비등형 원전이라고 하던데, 왜 일본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나라에서 가압경수로형 원전이 아닌 비등형 원전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들의 불행이 저 역시 안타깝고 슬픕니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말만 지구촌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지구"촌"인 세상입니다.
늘상 지진과 함께인 땅에, 문제가 생기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원자력발전소를 세웠던 것..
사고시 우라늄보다 더 위험하다고 하는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함께 쓰길 고수했던 것..
열발생과 열전달 과정이 비교적 간소한 비등형 원전을 선택했던 것..은
모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겠으나,
이제 그로 인한 재앙과 피해는 일본이라는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크던 작던 전세계가 함께 나누게 생겼음을 생각해본다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일본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과 자기 반성은 당연히 있어야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그들을 위해서도 우리를 위해서도..
더이상의 여진이나 사고없이, 이번 지진과 관련한 모든 일들이 다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번 재앙으로 희생된 일본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혹은, 억측이라도 해도 할말은 없지만, '표시나게 한국의 도움을 받는 것은 기분 나쁘다', 혹은,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정도로의 해석도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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