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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영화, 도서 리뷰

[서평]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 리뷰..

by 雜學小識 2008.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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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 리뷰..


지난 포스트인 "그날 밤의 거짓말" 리뷰 글에 이은, 두번째 도서 리뷰입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이 책의 작가 또한 이탈리아 작가네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설명 만을 사전지식 삼아 읽기 시작한 책..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는 적당히 얇고, 컬러풀한 표지가 시선을 먼저 잡아 끕니다.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레드박스 펴냄

2008년
 
이후, 몇 장씩 넘기다보면 동화적이고, 추상적, 혹은, 사실적인 느낌의 그림이 펼쳐져 눈을 즐겁게 하는 책..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리뷰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1. 시공에 대한 이해..

이 책의 경우에는 솔직히, 굳이 이런 류의 이해 자체가 필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간은 여류 작가 '수산나 타마로'의 나라, 이탈리아입니다.
그중 주요 공간은 주인공 안셀마가 살고 있는 대도시의 아파트이고, 회상 장면에서는 도서지역 내지는 여러 관광지가 소개되기도 합니다.

시간은.. 글쎄요.
정확히 몇년도라고 언급된 것은 읽지 못한 것 같습니다만, 주인공이 상업학교가 아닌 사범학교를 선택했고 졸업과 함께 선생님이 되었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주인공이 고등학교를 다닌 때부터 남편과 사별하고 장성한 자녀들을 결혼시킨 후 혼자 살게된 현재까지의, 약 40~50년 간의 이야기를 현재시점에서 회상 형식으로 적어낸 소설이라고 해야겠습니다.


2. 책을 읽고싶게 만들만큼만, 미리니름..^^

노년의 여인이 혼자 삶을 살아갑니다.

남편을 여의기는 했으나, 딸과 아들, 손주도 있는 그.. 그러나, 어찌되었던 삶은 혼자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날이 그날 같던 어느 날..
쓰레기통 속에서 앵무새 한 마리를 만납니다.
집으로 데려와 이름을 지어줍니다.
"루이지토"...
그 순간, 그의 가장 친했던 벗, "루이지타"가 생각났습니다.
아니, 어쩌면 내내 머리 속에, 마음 속에 남아있던 "루이지타"를 향한 그리움이, 순간적으로 앵무새의 이름을 "루이지토"라고 지어 부르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새 가족이 된 주인공 안셀마와 앵무새 루이지토..
안셀마는 남편과의 원만치 못했던 결혼생활과 세대차이로 인해 멀어져만 간 자녀와 손자들로 인한 외로움과 무기력감을 루이지토로 인해 떨칠 수 있게 됩니다.
젊은 날의 그로 돌아가 좋아하던 음악을 듣고, 방을 청소하고,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을 불러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내 행복할 것만 같던 그들의 삶에 위기가 닥쳐옵니다.
루이지토가 외국에서 들여온 동물이라는 이유로 "야생동물보호센터"로 보내지거든요.

하나 뿐인 가족을 잃은 안셀마..
절망으로 죽어가는 루이지토(나중에, 앵무새가 암컷으로 밝혀지면서, '루이지토'가 아닌 '루이지타'라고 불러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한번 '루이지토'는 영원한 '루이지토'!!.. 안셀마는 이후로도 '루이지토'라고 부릅니다)..
안셀마와 루이지토는 이전처럼 서로에게 행복을 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3. 어떻게 읽을까?

이 책은 어떻게 읽을까를 그리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등장인물 자체가 단조롭습니다.
주인공인 안셀마..
그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망자가 된 남편 잔카를로 & 절친 루이지타..
앵무새 루이지토..
이렇게 책에 소개되는 주요인물은 딱 넷 뿐입니다.

또한, 책 내용 자체가 쉽습니다.
특히나, 책을 두어 장 넘기다 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그림들은 앞부분에 적어놓은 책 내용을 요약해 놓은 듯 합니다.
알록달록, 동화 같은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앞에 글로 설명된 장면들이 저절로 기억나곤 합니다.

다만, 무엇이든 읽는 이에 따라 심각할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가족 간의 대화 단절로 인한 노인 문제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테고..
층간소음 문제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테고..
세월이 하 수상하게 돌아가는 통에 지금의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게 된 어린 아이들에 대한 우려도 해 볼 수 있을테고..
잊고 있었던, 혹은, 삶에 치여 잊을 수 밖에 없었던 젊은(혹은, 어린) 날의 나와 주변인을 기억해 볼 수도 있을테고..

어느 책이나 다 그러하겠지만, 이 책도 고민하고 읽으려들면 나름대론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읽을까? 하는 것은 역시 독자 각자가 판단하고 기준을 세우는 것이겠지요?^^


4. 만구 내 맘대로 평..^^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이 책..
어딘가에는 '어린 왕자'와 같은 류의 책이라고도 소개가 되어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1) 이 책은 쉽고, 지루하지 않습니다.
저처럼, 그저 주요 인물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등장 인물의 이름을 크게 기억해가며 읽지 않다도 되는 것에 만족하며 읽는 분이라면, 특히나 그럴 것 같습니다.^^;;
또한, 글자도 제법 크고, 간간히 그림도 섞여 있고해서, 책은 읽기에 지루하지 않습니다.

2)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남편에, 자식에, 가정에 묶여, 젊은 날을 보낸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모든 어머니가 그러하듯 제 어머니도 그러하셨기에, 안셀마의 삶에서 저는 저의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물론, 여러 인적 구성과 상황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만, 세월을 떠나보낸 그 내면의 공허함 같은 것은 저의 어머니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 책을 읽다 순간 짠~해졌습니다.

3) 느닷없이, 교육제도, 혹은, 제도의 변천사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과 별 상관도 없는 기억 하나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제가 국민학교(요즘으로 적자면 초등학교라고 해야겠지만, 예전에 제가 다녔을 때의 명칭은 국민학교였기에..;;;)를 다녔을 때.. 담임을 맡았던 분이 사범학교를 나왔다는 소리를 얼핏 들었습니다. 그때 기억을 되돌려보면, 고등학교를 나와서 선생님이 되셨다고 하더라구요.[각주:1]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보니 이탈리아도 과거의 어느 때엔가는 우리의 이전과 비슷한 학제를 취했던 것 같네요.
그러면서, 함께 들었던 생각이 사람이 사람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가르치는 자의 '인성'이고, 누군가가 누군가를 가르쳐 궁극에 얻어야 할 것도 결국은 배우는 자의 '인성'일테니,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가르치는 자의 학력이 높고 낮음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중고등학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무엇을 가르치지 않아도 좋을 초등과정이라면 말이죠.
현실과는 조금은 동떨어지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선생님은 많이 배운 선생님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훌륭해서 학생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만한 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만구 제 맘대로 해 봤습니다. 언제나처럼 약간은 삼천포로 빠지는 감상평이지만 말입니다.;;;

4) 절친 몇몇이 떠올랐습니다. 특히나, 한 친구가..
제게도 루이지타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되지도 않았을 그때의 용돈으로, 수학여행을 갔다왔다고 관광지에서 목걸이에 저와 자신의 이름을 새겨와 선물해 주었던 친구..
털피같이 책을 안가져 오기도, 농땡이를 부리느라 숙제를 안해오기도 했던 저에게, 자신의 책과 숙제를 흔쾌히 빌려주곤 했던 친구였습니다.
지금은 사는 곳도, 생활도, 고민거리도, 서로 너무 많이 달라져 버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친구..하면 떠오르는 얼굴 하나가 있습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그 친구에게 메일이라도 보내봐야겠네요.^^


5. 결어..

얇은 책입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중간중간 그림도 제법 있구요.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책이라도 한 권 읽어야 될텐데..'라고 벼르고 계신 분이라면, 그냥 별 부담감없이 읽어보셔도 좋을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조롭지만, 마음 졸이지 않을 수 있고 따뜻한 결말을 원하신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이글은 2008년 10월 14일 13시 12분에 발행된 글입니다. 2008년 11월 3일에 재발행합니다. --

  1. 국가가 빈곤했던 탓에 사회 전반에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그 시절만 하더라도 고등학교만 나와도 국민학교 선생님을 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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