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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깰받다 vs 껠받다" 그리고, "개으르다 vs 게으르다"..
이상하게도 인터넷 검색순위 1위에 "개으르다"라는 단어가 있길래, "'개으르다'라는 표현은 표준어가 아닐텐데?"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뉴스가 인터넷에 떴네요.
"개으르다"가 검색 순위에 뜬 이유는 바로, '상상더하기'라는 방송 프로그램 때문이었는데요.
가끔, 난데없이 제 블로그에 방문자 폭탄을 안겨다 주곤하던 KBS 프로그램 '상상더하기'에서, 이번 주에는 "깰받다"라는 경상도 단어를 주제 단어로 방송을 진행했나 봅니다. 1
그런데 뉴스 기사를 읽어보니, '게으르다' 뿐만 아니라, '개으르다'라는 표현 또한 표준어인데, 상상더하기 측에서는 '게으르다'를 정답으로, '개으르다'를 오답으로 인정했고, 이게 문제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 뉴스를 접하면서 일단은, 저도 표준어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개으르다'라는 단어가 표준어라는 사실을 하나 배웠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들이 좀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만약 제작진이 '게으르다'가 정답이고, '개으르다'가 오답이라고 판단했다면, <왜 '깰받다'를 주제 단어로 선택한 걸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뭔 이야기냐 그러실 수도 있을 듯해서, 관련해서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사투리를 글로 적는 것..
사실,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적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쉽지도 또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사투리를 발음 그래로 옮겨 적을 것인가, 되도록 맞춤법에 근거해서 적을 것인가하는 문제 때문인데요.
말을 말 그대로, 그러니까 발음되는 대로 적게 되면, 어원이 불분명해지고요,
반대로 맞춤법에 맞춰 적는 것에 치우치다보면, 사투리로써의 맛이랄까, 사투리 고유의 무엇이 없어져 버려서 국적 불명의 말이 되어버리고요.
예를 들어, 경상도 사투리의 경우에는 이렇습니다.
일단, 모든 단어의 발음이 거의 다 쎕니다.
그런데, 이것을 글로 적을 때, 모두다 경음화시켜 발음되는 대로 적을 것인가, 아니면 어원의 유추가 가능하도록, 되도록 맞춤법에 근거해서 적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가령, 실제의 경상도 발음을 살펴보면, 'ㄱ'으로 말해도 좋을 것을 'ㄲ'으로, 'ㅅ'으로 말해도 될 것을 'ㅆ'이라고 발음합니다.
또 가끔은 'ㅂ'발음이 나야할 자리에서 'ㅍ'발음이 나기도 하고요.
바로 여기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발음을 글자 그대로 적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표준어의 경우, 발음은 쎄게 하더라도 글은 맞춤법에 맞춰 약한 소리값으로 적으면서, 사투리는 쎈 발음들 그대로를 글로 옮기는 것도 그렇게 타당해 보이지 않고요,
반대로 이왕 구어인 사투리를 글로 옮길거면 쎈 발음 그대로를 옮겨야 제대로 된 사투리를 적은 것이지, 맞춤법에 끼워 맞춰서 글로 옮기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고요.
또한, 사투리를 어떻게 글로 표현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하는 또다른 예는 바로, 'ㅔ'와 'ㅐ'와 같은 모음의 표기 문제인데요.
표준어의 경우에는 바른 쓰기가 정립이 되어 있지만, 사투리의 경우에는 발음 되어지는 대로 적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ㅔ'와 'ㅐ'등의 모음 구분이 쉽지 않고, 때문에 사투리를 글로 옮길 때는 이것도 조금 고민하게 되는 부분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으르다'와 '개으르다'에 관해서 적겠다면서, 이런저런 서론이 길어졌네요.;;
결론을 적자면, 제 생각엔 이렇습니다.
가령, 제작진에서 '게으르다'라는 단어만 표준어라고 판단했다면, 방송의 주제 단어는 "껠받다" 혹은 "겔받다"로 적었어야 옳았고요.
관련해서 저도 이전에 글을 하나 적었었는데, 저는 주제 단어를 적을 때 "겔받다"를 기본형으로 적었었습니다. 3
바꾸어 말해서, 방송의 주제 단어를 "깰받다"라고 적기로 했으면, 그 사투리 단어가 어떻게 해서 "게으르다"와 연관을 가지는지에 대한 조금의 주의는 기울였어야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제 사견이지만, 만약 제작진이 '깰받다'의 어원을 고민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개으르다'라는 단어 또한 표준어임을 미리 알 수 있었을테고, 정답을 오답으로 인정하는 실수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저 사라져만 가는 안타까운 지역의 말이 아닌,
세대를 잇고 지역을 잇는 또다른 의미를 사투리에 새롭게 부여해 준, 상상더하기..
좋은 취지에 걸맞게, 제작진의 조금 더 세심한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사투리가 표준어와 전혀 이질적인 말이 아닌, 표준어의 어원이기도, 표준어의 또다른 발전 형태이기도 하다는 점 또한 고려해서 방송이 되어졌으면 하고 바라 봅니다.
이상하게도 인터넷 검색순위 1위에 "개으르다"라는 단어가 있길래, "'개으르다'라는 표현은 표준어가 아닐텐데?"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뉴스가 인터넷에 떴네요.
"개으르다"가 검색 순위에 뜬 이유는 바로, '상상더하기'라는 방송 프로그램 때문이었는데요.
가끔, 난데없이 제 블로그에 방문자 폭탄을 안겨다 주곤하던 KBS 프로그램 '상상더하기'에서, 이번 주에는 "깰받다"라는 경상도 단어를 주제 단어로 방송을 진행했나 봅니다. 1
그런데 뉴스 기사를 읽어보니, '게으르다' 뿐만 아니라, '개으르다'라는 표현 또한 표준어인데, 상상더하기 측에서는 '게으르다'를 정답으로, '개으르다'를 오답으로 인정했고, 이게 문제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 뉴스를 접하면서 일단은, 저도 표준어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개으르다'라는 단어가 표준어라는 사실을 하나 배웠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들이 좀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만약 제작진이 '게으르다'가 정답이고, '개으르다'가 오답이라고 판단했다면, <왜 '깰받다'를 주제 단어로 선택한 걸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뭔 이야기냐 그러실 수도 있을 듯해서, 관련해서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사투리 단어를 주제로 글을 적을 때, 고민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사투리라는 것이 해당 지역에서만 쓰이는 것이 원칙 아닌 원칙이긴 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산하나 물하나를 건넌다고 해서 완벽히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너무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용되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인 것은 확실하지만 해당 지역의 사투리라고 특정하기가 조금 곤란한 경우가 있더라는 것이고요.
둘은, 역시 같은 맥락인데 위의 내용을 조금 역으로 생각해 봤을 때는, 반대로 너무 협소한 지역에서사용되어지는 사용하는 단어들의 경우에는, 나와 내 주변인들은 잘 아는 단어이지만, 같은 경상도 지역 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그 단어를 모를 경우도 있더라는 것이고요. 2
셋은, 바로 '제목을 어떻게 붙일까', 혹은, '사투리를 어떻게 글로 표현할까' 하는 것에 관한 고민인데요.
가령, 이번 주제 단어와 같은 경우가 그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나는, 사투리라는 것이 해당 지역에서만 쓰이는 것이 원칙 아닌 원칙이긴 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산하나 물하나를 건넌다고 해서 완벽히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너무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용되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인 것은 확실하지만 해당 지역의 사투리라고 특정하기가 조금 곤란한 경우가 있더라는 것이고요.
둘은, 역시 같은 맥락인데 위의 내용을 조금 역으로 생각해 봤을 때는, 반대로 너무 협소한 지역에서
셋은, 바로 '제목을 어떻게 붙일까', 혹은, '사투리를 어떻게 글로 표현할까' 하는 것에 관한 고민인데요.
가령, 이번 주제 단어와 같은 경우가 그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투리를 글로 적는 것..
사실,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적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쉽지도 또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사투리를 발음 그래로 옮겨 적을 것인가, 되도록 맞춤법에 근거해서 적을 것인가하는 문제 때문인데요.
말을 말 그대로, 그러니까 발음되는 대로 적게 되면, 어원이 불분명해지고요,
반대로 맞춤법에 맞춰 적는 것에 치우치다보면, 사투리로써의 맛이랄까, 사투리 고유의 무엇이 없어져 버려서 국적 불명의 말이 되어버리고요.
예를 들어, 경상도 사투리의 경우에는 이렇습니다.
일단, 모든 단어의 발음이 거의 다 쎕니다.
그런데, 이것을 글로 적을 때, 모두다 경음화시켜 발음되는 대로 적을 것인가, 아니면 어원의 유추가 가능하도록, 되도록 맞춤법에 근거해서 적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가령, 실제의 경상도 발음을 살펴보면, 'ㄱ'으로 말해도 좋을 것을 'ㄲ'으로, 'ㅅ'으로 말해도 될 것을 'ㅆ'이라고 발음합니다.
또 가끔은 'ㅂ'발음이 나야할 자리에서 'ㅍ'발음이 나기도 하고요.
바로 여기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발음을 글자 그대로 적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표준어의 경우, 발음은 쎄게 하더라도 글은 맞춤법에 맞춰 약한 소리값으로 적으면서, 사투리는 쎈 발음들 그대로를 글로 옮기는 것도 그렇게 타당해 보이지 않고요,
반대로 이왕 구어인 사투리를 글로 옮길거면 쎈 발음 그대로를 옮겨야 제대로 된 사투리를 적은 것이지, 맞춤법에 끼워 맞춰서 글로 옮기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고요.
또한, 사투리를 어떻게 글로 표현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하는 또다른 예는 바로, 'ㅔ'와 'ㅐ'와 같은 모음의 표기 문제인데요.
표준어의 경우에는 바른 쓰기가 정립이 되어 있지만, 사투리의 경우에는 발음 되어지는 대로 적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ㅔ'와 'ㅐ'등의 모음 구분이 쉽지 않고, 때문에 사투리를 글로 옮길 때는 이것도 조금 고민하게 되는 부분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으르다'와 '개으르다'에 관해서 적겠다면서, 이런저런 서론이 길어졌네요.;;
결론을 적자면, 제 생각엔 이렇습니다.
가령, 제작진에서 '게으르다'라는 단어만 표준어라고 판단했다면, 방송의 주제 단어는 "껠받다" 혹은 "겔받다"로 적었어야 옳았고요.
관련해서 저도 이전에 글을 하나 적었었는데, 저는 주제 단어를 적을 때 "겔받다"를 기본형으로 적었었습니다. 3
바꾸어 말해서, 방송의 주제 단어를 "깰받다"라고 적기로 했으면, 그 사투리 단어가 어떻게 해서 "게으르다"와 연관을 가지는지에 대한 조금의 주의는 기울였어야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제 사견이지만, 만약 제작진이 '깰받다'의 어원을 고민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개으르다'라는 단어 또한 표준어임을 미리 알 수 있었을테고, 정답을 오답으로 인정하는 실수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저 사라져만 가는 안타까운 지역의 말이 아닌,
세대를 잇고 지역을 잇는 또다른 의미를 사투리에 새롭게 부여해 준, 상상더하기..
좋은 취지에 걸맞게, 제작진의 조금 더 세심한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사투리가 표준어와 전혀 이질적인 말이 아닌, 표준어의 어원이기도, 표준어의 또다른 발전 형태이기도 하다는 점 또한 고려해서 방송이 되어졌으면 하고 바라 봅니다.
- 나름 저질 체력을 자랑하는 저는, 그 시간 꿈나라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느라, 방송을 못봤답니다;;; [본문으로]
- 적으면서 뭔가 매끄럽지는 않다 싶었는데, "되어지다"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었네요. 감사하게도 어느 분께서 비밀댓글로 알려 주셨어요.^^ 관련해서 변명처럼 몇자 적자면, 제 경우에는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사용하는 영어식 표현, 일어식 표현이 제법 있는데요, 가급적이면 글에는 쓰지 않으려 노력은 하는데 여기서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네요.;; 틀린 주제에 해당 내용과 관련해서 조금 적어보자면, "~되어지는"과 같은 표현은 수동태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영어식 표현이구요. 우리말 표현에서는 가급적 쓰지 않는 편이 더 좋지만, 일상에서 제법 쓰이곤 하는 표현이기도 하네요. 앞으로, 더 신경써서 적도록 해야겠어요.^^;; [본문으로]
- 발음은 '깰받다'에 가까운데, 주제 단어를 '겔받다'라고 적어둘 수 밖에 없었던, 저의 조금은 소심한 고민이 글에 적혀져 있습니다;;; [본문으로]
- 사투리가 어디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당연히 표준어와의 상관 관계를 살필 필요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바로 이점 때문에 출연자들도 정답에 대한 혼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구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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