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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 리뷰

'시티홀', 시기적절한 드라마였다.

by 雜學小識 2009.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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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홀', 시기적절한 드라마였다.


오늘 20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드라마 시티홀..

솔직히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장소만 '시청'이지 내용은 그저그런 웃기는 연애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드라마일 거라고, 제 마음대로 단정을 지어버리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처음 2~3회 정도까지는 안봤었구요.

그러다가, 우연히 주말에 해주는 재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요.
이 드라마..
제 예상을 보기 좋게 깨어 놓는 드라마더라구요.
방송을 보는 동안, 우연히 재방송이라도 보게된 걸 다행으로 느꼈을 정도로, 제대로 필~을 받아 버렸습니다.^^
해서, 그 이후부터는 웬만하면 본방 사수를, 또 불가피하게 못봤을 경우에는 주말 재방송이라도 챙겨보려 나름 노력을 했었는데요.


드라마가 다 끝난 지금 시점에서, '시티홀'의 시청 소감..
좀, 적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해서, 글을 쓸 마음을 먹었습니다.[각주:1]




1. '대작이 아니어도 충분히 시청자의 눈과 귀와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드라마, 시티홀..
불경기인 지금, 더욱 빛을 발하다.

드라마 제작 비용, 일반 시청자로서는 정확히 얼마나 드는지 알기가 어려운 것이고..
다만, 드라마에 따라서 해외 촬영이 있거나, 단역배우를 포함한 출연자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경우, 혹은,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가 너무 높거나, 또는, 장소의 이동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등등의 사정에 의해, 드라마의 제작비가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생각을 해 볼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식 기준에서 보건대, 드라마 시티홀은 확실히 대작이라고 하긴 어려울 듯 싶습니다.
시티홀..
요즘에는 흔한 일이 되어버린 해외 촬영에 제작비가 들어간 것 같지도 않고, 사극처럼 아주많은 단역 배우들이 출연을 계속 한 것도 아닌 것 같고(단, 선거 유세 장면의 경우에는 단역배우들이 좀 나오긴 했겠네요;;), 그렇다고 주연급 배우들이 소위 말하는 한류 스타여서 출연료를 대단히 많이 요구했을 것 같지도 않고, 특히나, 드라마 속의 장소라고는 사무실, 혹은, 두어 곳의 가게, 전원의 주택 2채에서 주로 촬영이 진행되었으니, 그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들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 아무리 생각해도 규모 면에서 대작이라고 이름 붙이긴 어려울 듯 싶은데요.
그러나, 이 드라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높은 시청률과 함깨 시청자들에게 호평까지 받고 있으니,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더할 수 없이 제격인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2. 시청자, 드라마를 통해 현실 정치를 돌아보다.

흔하고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 많은 시청자들이 식상해 하면서 비판을 합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진지한 정치 이야기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듯 드라마를 보려는 시청자에게는 외면받기 딱 좋은 소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시티홀은 정치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었고,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외면을 받을 수도 있는 소재였으나..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티홀은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통해 현실 정치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더불어 인기까지 얻었습니다.

해서, 그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 봤는데요.

분명, 그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드라마 속의 대사와 스토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미래'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도덕, 사회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원론적이고, 이상적인 주장들..
그리고 간혹, 진심을 담아 말하는 '조국'의 말들..
저는 그 대사들을 통해, 그리고, 드라마의 속의 상황들을 통해서, 현실 정치를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현실 정치를 있게 한 국민 중의 한 사람인 스스로도 돌아보게 되었고요.[각주:2]

다음으로, 이 드라마의 인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국면과도 어느 정도의 연관은 있었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드라마 속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전 대통령' 중 한 분을 잃었고, 그 황망한 서거 소식은 각 개인에게 정치라는 것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조금 더 깊이있게 해 볼 기회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드라마는 진행되고 있었으니...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도 드라마 '시티홀'에 조금 더 관심이 갔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3. 적절한 캐스팅..

요즘은, 국내에서의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해외에 드라마가 팔릴 것까지 고려를 하고 드라마를 만드는게 대세던가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 드라마의 캐스팅은 그리 만족스러운 캐스팅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주연배우 모두, 국내에서는 유명한 연기자이지만, 제대로 한류 스타라는 칭호를 붙이기에는 조금 어색한 듯 하니까요.

게다가, 두 배우 모두 전작에서 코믹한 이미지를 주로 보여왔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두 배우의 조합 자체도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둘의 조합은 성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아마도 드라마를 보셨던 분이시라면 대부분 인정을 하실 듯 싶은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승원이 아닌 '조국', 김선아가 아닌 '신미래'는 솔직히 상상도 잘 되질 않습니다.
그만큼, 두 배우가 자신의 역할에 동화된 듯 보였고, 그 모습이 보는 이에게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다가왔다는 것일텐데요.
결과론적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의 주연배우 캐스팅은 매우 적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4. 시기적절한 컴백..

처음, 이 드라마에 김선아씨가 나온다고 했을 때, 저 역시 다른 분들처럼, 이전 드라마의 역할이었던 '삼순이'의 재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게다가, 차승원씨도 코믹 이미지가 강한 분이어서, 글의 첫부분에도 적었지만, 그저그런 웃기는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룰 거라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만약 드라마가 그렇게 흘러 갔더라면, 두분의 컴백은 실패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으나,
실제 드라마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가볍지 않았고, 두 주인공은 기존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 드라마에 가져온 듯 했으나 그것에 머무르지 않고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배우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진 이미지가 완전히 지워지기 전인 지금, 자신의 이미지가 완전히 굳어져버리기 전인 지금, 드라마 시티홀에 출연한 것이 매우 시기적절했다고 보여집니다.


5. 드라마, 희망을 이야기하다..

불경기, 그리고, 정치 ` 사회적 분열과 불안정..
국외 문제, 혹은, 대외 관계는 제외하고서라도, 위에서 예로 들어본 국내 문제 만으로도 희망을 찾기 어려운 현실..

그런데, 드라마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10급 공무원이었던 미래가 한 도시의 시장이 되고, 나이 서른 중반인 미래가 아가씨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하고, 권력을 주는 도구로 밖에 국민을 보지 않던 조국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 하고, 현실적으로 사랑을 찾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듯한 나이의 미래가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돈이면 다 될 것처럼 행동하며 시민은 안중에도 없던 주화가 시민을 위한 시의원의 역할에 눈을 뜨는 모습을 드라마는 보여줬습니다.
또한, 돈과 외압 앞에서도 지역의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시장이 있는 인주시의 모습도 보여줬구요.

드라마는 이상적인 도시, 희망의 도시, 인주시와,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들이 각자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어쩌면 우리도 현실에서 그런 희망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꿔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6. 결..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본 평을 짧게 적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끝까지 악인으로 남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 참 좋았습니다.
이 드라마 속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의 진심과 진실이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이 있고, 도덕이 있고, 도덕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고, 선을 추구하는 사람을 알아봐주고 격려해주는 또다른 사람이 있고,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되돌릴 줄 아는 사람이 있어, 참 좋았습니다. [각주:3]


글을 적다보면, 자꾸 장황하게 길어지는 것 같아서 이만 적어야겠는데요,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딱 한줄만 더 적자면, "드라마 시티홀... 재미있게, 생각하며, 느끼며, 잘 봤습니다"라고 적고 싶습니다.^^


  1. 저는 이 블로그에 '방송 리뷰'를 간혹 적곤 하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리뷰 보다, 드라마나 쇼오락프로그램의 리뷰 글을 쓰는 것이 저로서는 한 서너 배는 더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분명, 방송을 재미있게 봤다거나, 감동을 받았다거나, 뭐, 그런 특별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리뷰 글을 쓸 마음을 먹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장르의 글은 막상 쓰려고 하면 쉽게 잘 써지지가 않더라구요.;; 해서, 이들 장르에 대한 리뷰 글의 경우에는 애초에 시작할 때 부터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2. 뽑을 사람 없다고 투표 안했던 저를 돌아봤고, 뽑을 사람 없다고 가장 득표율이 낮을 것 같은 후보에게 장난삼아 한표를 던졌던 과거의 저를 돌아봤습니다. [본문으로]
  3. 무슨, 다 빈치 코드도 아니고, 드라마를 못 보셨던 분은 어쩌라고 이런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적은 걸까요, 저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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